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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주는 PG사가, 돈은 알리페이가? 알리페이코리아 '갑질 논란'

PG사 "중국계 여행사에 알리페이가 직접 수수료 낮춰" 주장…알리페이 측 "PG사와 협의하에 수수료 책정"

2019.08.28(Wed) 14:00:50

[비즈한국] 중국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의 국내 지사인 알리페이코리아가 국내 PG(전자결제대행)사와의 수수료 마찰로 물의를 빚고 있다. PG사 관계자는 “정해져 있던 수수료율을 깨고 중국인 소유의 특정 여행사에게만 낮은 수수료로 직접 거래해 시장 질서를 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타 PG사와의 경쟁 때문에 알리페이코리아에 직접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PG사들이 불만을 품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알리페이코리아와 PG사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비즈한국’이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봤다.

 

중국 최대 간편결제서비스 알리페이 국내 지사인 알리페이코리아가 국내 PG(전자결제대행)사와의 수수료 마찰로 물의를 빚고 있다.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반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페이사들은 중간 시스템 역할을 하는 PG사나 VAN(오프라인 결제대행)사를 통해 결제시스템을 운영한다. 온라인의 전자결제는 PG사에 의해 이루어지고, POS를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는 VAN사를 통한다.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결제가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요즘은 PG사가 VAN사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대표적인 PG사는 나이스정보통신, KICC(한국정보통신), KIS정보통신, ICB 등이다.

 

대기업과의 제휴에서는 페이사들이 직접 영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중소상인이나 기업의 경우는 PG사가 대리점 영업망을 통해 각 도소매상 및 기업들과 제휴를 맺어 특정 페이로 결제하게 한다. PG사는 영업과 시스템 운영·관리를 통해 페이사와 제휴사 양쪽에서 받는 수수료를 수입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알리페이가 PG사에 0.5%의 수수료를 책정한다면, PG사는 제휴 업체로부터 1.5%의 수수료를 받아 1.0%의 이익을 남긴다. 이 이익으로 영업망을 갖춘 대리점들과 수익을 나누고 시스템을 운영한다.

 

그런데 이미 PG사와 1.5% 수수료율로 계약해 결제 시스템을 적용받는 업체에게 알리페이코리아가 수수료를 1.0%만 받겠다고 해 문제가 불거진 것. ​PG사 관계자 A 씨는 “6~7월경부터 수수료율이 바뀌었으며 이후 발생한 거래액은 ​30억~40억 원 정도”​​라며 “​영업 대리점과 수익을 나누고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알리페이코리아가 중국인이 운영하는 특정 업체에게만 이런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게 A 씨​의 전언이다. ​

 

하지만 페이사와 제휴사 사이에서 수익을 내는 PG사로서는 일부 업체에서 전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제휴 관계를 끊기가 어렵다. A 씨는 “한마디로 알리페이가 ‘갑’이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런 불공정 거래를 수면위로 꺼낼 수 없다. 페이사와 제휴사 사이에서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PG사 입장에서는 페이사의 심기를 건드리기 어렵다”며 털어놨다.

 

또 다른 PG사 관계자 B 씨는 “국내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들여오는 인바운드 여행사를 운영하는 중국인 소유의 대형 여행사 몇 곳과 알리페이코리아의 관계가 돈독하다고 들었다. 중국인 특유의 ‘콴시(관계문화)’를 이용해 PG사를 배제한 직접 거래로 수수료율을 낮춰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 중국계 여행사들은 대개 오프라인 쇼핑몰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쇼핑몰에서 발생하는 거래 금액도 상당하다. B 씨​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특정 중국계 회사에만 알리페이 수수료율을 낮춰주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경쟁업체에 비해 비용이 절감된다.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거나 프로모션 등 이벤트를 진행할 여력이 생겨 매출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업계의 POS사 관계자 C 씨는 “PG사 전체 매출로 보면 이 같은 특혜가 미미한 수준일 수 있지만 시장의 질서를 깨뜨리는 일임은 분명하다”며 “국내에서 중국 페이업체가 한국 PG사의 비용을 들인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중국인 기업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사실도 기분 나쁜 일”이라고 언짢은 속내를 드러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알리페이코리아 측은 “자사 정책에 따라 PG사들과 협의된 틀에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PG사는 알리페이 수수료율을 감안해 가맹점과의 결제대행 수수료를 당사자 간에 정하고 있으므로 PG사를 배제한 수수료 책정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알리페이는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알리바바그룹이 만든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과 함께 중국의 양대 간편결제 서비스​로  꼽힌다. 2018년 4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었고, 한국에 오는 중국 여행자의 80% 이상이 알리페이를 쓰는 상황이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2015년 ‘코리아페이’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으나,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경쟁력 있는 국내 페이 업체인 카카오페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간접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모양새다. 

 

2017년 2월 알리페이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이 2억 달러(2300억 원)를 카카오페이에 투자하면서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 40%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알리페이코리아는 오는 11월 카카오페이에 인수 합병될 예정. ​큰 그림으로 보면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한국지사를 다시 흡수하게 된다. 페이 업계 관계자는 “알리페이의 카카오페이 투자는 한국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말한다.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알리페이코리아. 이와 함께 수수료 논란 또한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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