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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국채 연계 DLF 집중 판매 우리은행, 금감원 타깃 되나

판매 기간 짧고 금리 인하 직전 팔아 OEM 의혹…우리은행 "금감원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2019.08.20(Tue) 18:33:07

[비즈한국] 파생결합증권(DLS), 파생결합펀드(DLF) 쇼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금융당국이 DLS·DLF 판매사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를 단행하기로 한 가운데, 유독 우리은행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동되는 DLF를 판매했는데 전액 손실구간에 들어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번에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진 DLS·DLF 등의 상품을 4012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의 48.8%의 비중이다. 

 

이번 DLS·DLF 쇼크로 유독 우리은행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우리은행 서울시 중구 회현동 본점. 사진=우태윤 기자

 

금융감독원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진 DLS·DLF 등의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면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가장 많은 액수를 판매한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단순히 많이 판매했다고 해서 우리은행이 타깃이 된 것은 아니다. KEB하나은행 역시 관련 상품을 3876억 원(비중 47.1%)어치를 판매해 규모만 보면 우리은행과 맞먹는다.

 

결정적인 차이는 상품 판매 시기다. 현재 손실이 예상되는 DLF는 △ 영미 CMS 금리 연계상품 △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두 가지. 영미 CMS 금리 연계 DLF는 판매된 지 수년째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의심하는 이른바 OEM(판매사상표부착) 펀드일 가능성이 낮다. OEM펀드는 판매사(은행)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불법적으로 운용사 등에 지시를 내려 만들어내는 상품을 말한다. 반면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은 판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상품은 불과 올해 초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들 상품을 우리은행이 사실상 독점 수준에 가깝게 판매했다는 점이다. 시중에 판매된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동 DLF 판매잔액은 1266억 원대.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1255억 원을 판매했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동 DLF 판매액 전체의 99.13% 수준이다.

 

해당 상품은 전액 손실구간에 들어서면서 막대한 손해가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3~5% 수익을 보장한다. 하지만 -0.2%를 하회하면 0.1%포인트(p) 초과 하락할 때마다 원금의 20%씩 손실이 발생한다. 금리가 -0.7% 아래로 떨어지면 전액 손실을 본다. 금감원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동 DLF 전체 판매잔액의 예상손실액은 95.1%에 달한다. 액수로 환산하면 1204억 원. 즉 원금 1266억 원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62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DLS·DLF에 대한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우리은행은 이번 조사에서 불완전판매 의혹을 완전히 해소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프라이빗뱅크(PB)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 연동 상품은 사모펀드 형식으로 PB고객에게 판매된 것으로 분석된다. PB사업은 거액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 이른바 큰손으로 불리는 이들은 거액의 예금을 은행에 예치하기 때문에 은행권에서 이들을 VIP로 보고 특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우리은행이 금감원 조사 결과 문제가 발견되면 향후 PB 사업에서의 VIP 고객을 상대로 불완전판매를 한 은행이라는 부정적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니게 될 수도 있다.

 

현재 양측 간 시각차가 커 진실공방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 피해가 예상되는 DLS·DLF 투자자들은 원금손실에 대한 사전 고지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우리은행 등의 판매사는 해당 파생상품을 판매했을 당시 필요한 의무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에서는 독일 국채 금리가 하락 직전인 3~5월 판매가 집중된 점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는 3월1일 기준 0.184%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5월 7일 -0.040%로 마이너스 금리로 전환한 이후 급락세를 거듭하면서 지난 19일 기준 -0.651% 하락했다. -0.7%까지 떨어질 경우 원금은 전액 증발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문적인 것을 세세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금감원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PB 사업에 대한 질문에는 “이미 이달 초부터 약 70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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