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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과 업무협약, 네이버의 '큰그림' 따라잡기

"지도와 연계해 모빌리티까지" 분석…코레일 "핀테크 영향 커져 각종 페이와 제휴 과정"

2019.08.16(Fri) 14:37:56

[비즈한국] 최근 네이버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업무협약의 골자는 네이버에서는 직접 철도 예약이 가능하도록 하고, 코레일 홈페이지나 앱(애플리케이션)에서는 네이버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 ​표면적으로는 네이버와 코레일 모두 이번 업무협약이 철도 승차권 예매를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네이버가 그리는 ‘큰그림’의 포석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비즈한국’이 그 이유를 짚어본다.

 

최근 네이버와 코레일이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향후 네이버에서는 직접 철도 예약이 가능하게 되고, 코레일 홈페이지나 앱에서는 네이버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해진다. 그래픽=김상연 기자


# 코레일에서 네이버페이 사용? 특혜일까 아닐까

 

이번 협약으로 네이버는 검색창에서 KTX 및 열차를 검색하거나 지역 이동을 검색하면 바로 철도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예를 들어 강릉의 커피거리를 간다면 네이버에서 가는 법을 검색한 후 승차권 예매를 위해 따로 코레일 홈페이지나 앱에 들어갈 필요 없이 네이버 사이트에서 바로 코레일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다. 한편 코레일 홈페이지나 앱에서는 네이버페이로 지불이 가능해진다.  

 

네이버는 이번 협약을 통해 철도·교통·여행 등의 키워드 검색 시 코레일의 여행상품을 적극 노출하며 코레일 상품 마케팅에도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코레일 입장에서는 국내 최대 포털의 검색 기반을 활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네이버 입장에서는 검색 서비스의 확대와 네이버페이의 확장까지 노려볼 수 있다. 

 

이를 두고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철도예약을 네이버에만 오픈한 건 특혜다. 철도 독점권을 갖고 있는 공공기관이 특정 회사에 예매권한을 주고 특정 회사의 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아닌가. 이참에 코레일은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해당 서비스로 접근하기 위한 규칙)를 공개하고 특정 조건에 부합하면 카카오든 일반 여행사든 온라인 플랫폼이든 시스템 개발을 통해 어디서든 철도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열어야 한다”며 “이번 협약으로 네이버 트래픽을 강화하는데 철도가 활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트립닷컴의 경우 중국의 철도를 전 세계인이 트립닷컴 플랫폼에서 직접 예약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히는 만큼, 온라인 플랫폼들이 철도 예약과 연계될 경우 나름의 시너지 효과를 예상할 수 있기에 이런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코레일 관계자는 “핀테크 산업이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함에 따라 코레일도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 네이버페이뿐 아니라 각종 페이들과 제휴 과정 중에 있다. 온라인에서는 페이코로 지불할 수 있고 역 창구에서는 삼성페이, 엘지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 트립닷컴과 하나투어 자회사인 웹투어에서 온라인 승차권을 직접 예매 할 수도 있다. 네이버에만 독점으로 API를 열어준 것은 아니므로 특혜 논란은 부당하다. 네이버와도 막 업무협약을 체결했기에 구상 단계이고 아직 구체적 일정은 나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측도 ​“이번 협약은 포괄적 업무협약으로 첫 삽을 뜬 정도다. 또 네이버페이와 관련해서도 특혜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 편의 증진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경우는 많다. 이런 협업을 단순한 특혜라고 규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사람들이 어딘가로 갈 때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네이버지도다. 버스 노선과 배차시간 등이 자세하고 교통수단의 연동 정보가 편리하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과 연계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공공기관도 시장경쟁에 따라가야 한다. 코레일은 SRT(수서고속철도)와 경쟁한다. 형평성에만 무게를 두면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 단순 MOU 아냐, 모빌리티 염두에 둔 장기적 스텝일 것

 

네이버가 이번 MOU를 통해 향후 코레일의 DB를 빅데이터화 해 모빌리티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진=네이버지도앱 캡처


한편 대기업 모빌리티 관련 전문가는 “네이버와 코레일의 이번 MOU는 네이버 입장에선 좀 더 큰그림을 염두에 둔 계획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네이버는 구글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전체적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바라보고 가는 스텝일 것”이라며 “사업체는 큰 전략을 세운 후 솔루션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나씩 스텝을 밟아나간다. 모빌리티 사업을 그리고 있는 네이버지도의 돌파구는 결국 데이터에 있고 코레일로부터 주효한 데이터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코레일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면 각 기차역의 유동인구나 이용자의 이동경로까지 파악이 가능해져 메인 이동 수단부터 그 빈틈에 있는 디테일한 이동 수단까지 망으로 연결해 네이버지도 안에서 구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지도의 ‘길찾기’가 교통흐름을 반영하는 추세이고 기차가 KTX로 인해 서울-대전이나 서울-부산 출퇴근이 가능한 일일생활권에 포함되는 교통수단이 된 만큼, 모빌리티 사업으로의 광범위한 시너지가 기대될 수 있는 부분이다. 차량공유나 스마트모빌리티, 자율주행차량과의 서비스 연계도 충분히 가능해지는 셈이다.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도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차량 연구가 궤도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회사까지 직접 인수하며 비즈니스모델을 다각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네이버지도와 코레일을 활용해 모빌리티 시장에서 향후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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