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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햇빛은 쨍쨍 소금은 반짝' 시흥갯골생태공원 염전 체험

소래염전 문 닫은 뒤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 생태·예술 체험도 함께

2019.07.16(Tue) 17:08:42

[비즈한국] 인천광역시 소래포구와 시흥시 일대에 걸쳐 있는 소래염전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되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은 수인선과 경부선 열차를 타고 부산항을 거쳐 일본으로 반출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염전이 문을 닫은 후, 갯벌이 골짜기를 이룬 시흥의 갯골은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지금은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갯골 사이로 난 생태체험로를 걸으면서 다양한 생물과 철새를 관찰하고, 옛 모습을 되살린 염전에선 소금도 만들어볼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바람언덕에 그린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식물학 박사,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생태와 예술 체험도 가능하다.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는 옛날 소래염전을 복원한 염전체험장에서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 갯골수로를 따라 한가로운 생태 체험

 

파란 하늘 아래 ‘시흥 갯골’이라고 쓰인 하얀 간판이 관람객을 맞는다. 그 옆으로 거대한 배를 닮은 안내센터가 있고, 공원 일대를 두루 도는 노란 전기차가 손님을 기다린다. 안내센터 뒤 푸른 잔디 광장에선 아이들이 흰 구름 사이로 연을 날린다. 어디를 보아도 한가로운 풍경.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나무 그늘에 자리를 깔거나 다인승 자전거를 빌려 공원 구석구석을 쉬엄쉬엄 둘러본다. 공원을 휘감아 도는 갯골수로에는 바닷물이 시내처럼 흐르고 있다. 예전에는 이 물길을 따라 어부의 배들이 내륙까지 오가기도 했단다. 

 

거대한 농게와 망둥어 조형물이 자리잡은 사구식물원은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사구식물의 대표선수인 띠를 비롯해서 갯방풍, 우산잔디 등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다. 대형 농게, 망둥어와 함께 찍는 기념 사진은 보너스다. 공원 곳곳을 예쁜 자색으로 물들이는 칠면초 또한 대표적인 사구식물이자 염전 주변에 많은 염생식물이다. 

 

사구식물원과 이웃한 천이생태학습원은 바닷물에서 민물로 바뀌는 환경에 따라 변하는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바닷물이 있는 해수지역과 민물이 흐르는 담수지역, 둘이 합쳐지는 기수지역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

 

거대한 농게와 망둥어 조형물이 자리잡은 사구식물원에서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공원 곳곳을 예쁜 자색으로 물들이는 칠면초는 대표적인 사구식물이자 염전 주변에 많은 염생식물. 사진=구완회 제공

 

염전체험장은 옛날 염전의 일부를 복원하여 소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다. 옛 소금창고 모양의 생태교육장에서 천일염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직접 염전에 들어가 작은 대파로 바닥을 밀며 소금을 모으는 체험을 한다. 염전체험장 옆에는 진짜 옛날 소금창고도 남아 있다. 한창때는 40동의 소금창고가 남북으로 배치되었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2동뿐이다. 소금창고 안에는 옛날 염전의 모습을 알려주는 유물과 자료들을 볼 수 있다. 

 

# 바람에 흔들리는 흔들전망대

 

공원을 얼추 둘러보고 소금 만들기 체험까지 해보았다면 시흥갯골생태공원 제일 뒤쪽에 있는 흔들전망대로 가보자. 높이 22m의 6층짜리 나무전망대에 오르면 시흥갯골생태공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름처럼 바람에 흔들거리지만 절대 안전한 구조라니 안심하고 올라도 좋을 듯. 

 

전망대를 흔드는 바람이 부는 언덕에선 한 달에 한두 번, ‘바람언덕에 그린스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생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애완수초 체험키트를 만드는 ‘너랑나랑풀이랑’을 기본 프로그램으로 달마다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창작 워크숍과 소금창고 인형극, 달을 품은 갯골야행 등이 진행된다. 신청은 갯골 바람언덕에 그린스쿨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150만㎡가 넘는 갯골생태공원을 구석구석 돌아보려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공원 입구 자전거대여소에서는 가족끼리 탈 수 있는 다인승 자전거를 빌려준다. 다인승 자전거가 들어갈 수 없는 구역에서는 잠시 내려 걸어서 둘러보면 된다. 공원 입구에서 출발하는 투어용 전기차를 타고 공원을 한바퀴 둘러본 뒤에 마음에 드는 장소를 다시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

 

높이 22m의 6층짜리 흔들전망대에 오르면 시흥갯골생태공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구완회 제공


소래염전의 역사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인근의 소래역사관을 방문하자. 여기서는 디오라마로 재현된 옛날 소래포구의 모습과 함께 국내 제일의 천일염 생산지였던 소래염전을 살펴보고,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을 부산을 통해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1937년 개통된 수인선 협궤열차가 실물 크기로 복원되어 있다. 

 

<여행정보>

 

시흥갯골생태공원 

△위치: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일원

△문의: 031-488-6900(시흥시 시설관리공단 공원레저팀)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소래역사관

△위치: 인천광역시 남동구 아암대로 1605

△문의: 032-460-0590

△관람시간: 10시~18시, 매주 월요일·1월1일·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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