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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서울 아파트 '데이터'만으로 분석하는 시대는 끝났다

서울은 이제 '질적 시장' 데이터는 참고사항, 정성적 방법으로 세부 지역별 다른 전략 필요

2019.07.15(Mon) 13:40:23

[비즈한국]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가 비서울 지역 아파트보다 늘 높다.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는 수요의 차이 때문이다. 서울의 수요가 비서울 지역보다 많다. 아파트를 매수한다는 것은 실거주 주택 매입분이라고 해도 투자다. 서울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은 비서울 지역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보다 투자 관점에서 리스크가 낮다. 

 

그렇다고 서울 모든 지역, 모든 아파트 상품이 비서울 지역보다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비서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다는 의미이지, 서울 아파트면 무조건 수요가 많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은 규제가 많은 지역임에도 시세가 더 높고 인기가 많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에 위치한 본보기주택에 몰린 청약예정자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3~2015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수요가 많지 않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아파트도 시세가 올랐다. 소위 대세 상승기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매가가 하락한 반면 실거주 물량 부족으로 전세가는 오르던 시기였다. 

 

서울에는 절대 수요가 있을 것 같지만, 세세하게 살펴보면 이상한 단지들이 눈에 띈다. 전세가가 오르지 않는데 매매가가 오르는 지역이 있고, 입주량이 많은데도 가격이 오르는 지역이 있었다.

 

그것이 2013년부터 2015년의 상황이었다. 2016년부터는 서울 지역에서 갭투자가 어려워졌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너무 벌어져 투자 상품으로서 메리트가 떨어지게 되었다.

 

2016년부터는 분양시장이 하나의 이슈로 등장했다. 청약시장, 분양권시장, 입주권시장이 가장 인기였고, 이어 재건축, 재개발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발해지자 당시 박근혜 정부는 실거주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2016년 11·3 대책을 발표했다. 무주택자에게 새 아파트 분양의 우선권을 주는 정책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 6·​19 대책, 8·​2 대책 등으로 신규 분양 시장은 완전히 실수요 위주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15번의 정부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남4구(강남구·강동구·서초구·송파구)를 비롯한 마포구, 성동구, 양천구, 용산구, 서대문구 등 기존 인기 지역의 시세가 계속 상승했다.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수치로만 분석하면 규제가 적고 가격이 낮은 아파트 위주 시장이 되어야 하는데, 서울은 오히려 규제가 더 많고 시세가 더 높은 아파트가 현재 인기가 ​더 ​많다. 

 

서울은 이제 양적 시장이 아니다. 질적 시장이다. 더 이상 양적 확장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질적 시장에서는 데이터로 부동산시장을 명쾌하게 분석할 수 없다. 정량적 방법이 아닌 정성적인 방법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 지역 주민이 되어야 왜 엄청난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들어가려는지 알 수 있다. 

 

서울 관련 데이터 분석은 사후적으로 결과를 해석할 수 있을 뿐, 서울 부동산의 미래를 추정할 수 없다. 참고만 할 뿐이다. 수치 데이터는 시세표만 체크하면 된다. 시세표 역시 통계 분석이 아니라 지역별 위상을 확인하기 위한 참고 자료일 뿐이다.

 

강남구·​서초구가 왜 비싼지, 송파구와 용산구 중 어디 위상이 더 높은지, 도봉구·​중랑구·​금천구는 왜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지를 말하기 위한 지역별 순위 자료였을 뿐이다. 시세 1위 지역만 투자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25개 지역별로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자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결국 각 지역을 찾는 수요층이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을 생각하는지 파악해야 입지 분석이 제대로 된다. 이것이 정성적 수요, 질적인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이다.

 

정리해보자. 서울은 전세가·매매가의 움직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그런 시장은 2005년 이전에 끝났다. 서울은 입주량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그건 1988년 이전에 끝났다. 서울은 지역별로 쪼개어 수요를 분석해야 한다. 지역별로 얼마만큼의 수요가, 어떤 성격의 수요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현재 서울 부동산시장에는 매물이 많지 않다. 신축 아파트는 물론이고 구축 아파트 매물도 넉넉지 않다. 그래서 정부도 다주택자 규제 강화를 통해 시장에 매물을 늘리려 한다. 하지만 규제 때문에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면 그건 2015년 이후 어설픈 갭투자 물건만 쏟아져 나올 것이다. 미래 가치, 즉 질적인 수요가 있는 아파트가 아니라 단기적 투자 상품, 즉 가격만 보고 매수했던 물건이 대부분일 것이다.

 

한꺼번에 매물이 나오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하락하는 아파트가 있는 동시에 상승하는 아파트도 존재할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쏟아져 나오는 싼 아파트를 매수할 것인가? 비싸 보이는 아파트를 매수할 것인가? 

 

지난 10년 동안의 서울 부동산시장을 복기하길 바란다. 단순히 가격만 보고 선택한 아파트는 이제 시장에서 투자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정부도, 기업체도, 어떤 전문가도 정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선택하게 될 아파트의 미래 가치는 자신이 직접 평가해야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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