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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현대제철 신환경설비 준공 '오염물질 배출' 오명 벗을까

1·2소결로 설비 작동 후 "지자체 기준의 30% 수준 유지"…3소결로는 내년 6월에나 가동

2019.07.09(Tue) 20:23:50

[비즈한국] 5년째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멈춘 채 대기오염물질을 과다 배출해 비난 받은 현대제철이 새로운 배출가스 저감시설을 부분 완공하고 7월 8일부터 언론, 환경단체, 지자체, 지역 주민 등을 당진제철소로 초청해 시설을 보여주고 있다. 7월 9일 언론 대상 시설 공개에는 올 2월 취임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직접 질의에 참석해 사안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제철소는 크게 고로 방식과 전기로 방식으로 나뉜다. 철광석과 석탄에 열을 가해 순도 높은 철을 만드는 과정이 고로 방식, 폐철(철스크랩)을 녹여 재활용하는 방식이 전기로 방식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두 방식 모두 사용하고 있다. 

 

고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고 열을 가하면 석탄의 탄소가 철의 산소와 반응해 순수한 철 성분만 남게 된다. 이때 원료가 가루 형태인 경우 열이 통과하지 못하므로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철광석을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을 ‘소결’이라고 하고, 석탄을 덩어리로 만든 것을 ‘코크스’라고 부른다. 

 

현대제철이 신 환경설비를 부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소결 배가스 청정설비의 모습. 사진=현대제철 제공


2010년 가동을 시작한 당진제철소는 2014년부터 소결로의 흡착탑 결함으로 잦은 수리를 반복했으나 해결하지 못하고 2017년 새로운 설비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제철소 공정 중 소결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전체 오염물질의 98.9%다. 

 

총 3개의 소결로 중 1·2소결로는 기존의 CSCR(Carbon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탄소 선택적 촉매 환원장치) 방식을 대체하는 SGTS(Sinter Gas Treatment System: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 방식의 저감시설이 완공됐다. 

 

새로운 배기가스 저감장치는 1소결로의 경우 5월 28일, 2소결로의 경우 6월 13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3소결로는 내년 6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측은 “1~3소결로가 모두 가동되는 2021년에는 현 2만 3000톤 수준의 오염물질 배기량을 1만 톤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2소결로의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먼지(dust)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 수치가 지자체와 환경부에 공유된다. 이날 측정치는 황산화물은 24~31ppm, 질소산화물은 28~33ppm, 먼지는 5~7.4mg/S㎡로 환경부 기준 각 200ppm, 200ppm, 20mg은 물론 당진시 기준 84ppm, 105ppm, 16mg을 충족했다. 현대제철 측은 “지자체 기준의 30%대 수준으로 오염물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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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결 배가스 청정설비 통합 운전실에서 현대제철 관계자가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다만 새로운 오염물질 저감장치가 미완공 상태인 3소결로는 기존과 동일하게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중단된 채로 가동 중이다. 현대제철이 공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목표에서 올해 배출량은 2만 1795톤으로 지난해 배출량 2만 3292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현대제철 목표량 그래프에 따르면 2020년 배출량은 1만 3509톤으로 배출가스 저감장치 고장 전인 2014년 수준과 비슷해지고, 2021년이 되어야 1만 톤까지 내려가게 된다. 

 

질의응답 시간에 ‘제철소 설립 당시 비용을 아끼려 싼 시설을 설치한 것이 원인인가’라는 질문에 안동일 사장은 “예전 집진기는 활성탄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소결공장처럼 대규모 사업장, 이를테면 P 사의 포항, 광양 쪽도 문제가 발생한다. 설비가 조금만 관리를 잘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온도 유지를 못 하면 불이 나서 사고가 난다. 당시엔 저 방법밖에 없었다. 우리가 잘 운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설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사업장 견학 시 ‘밀페형’ 원료 저장 및 이동을 강조했다. 부두에 철광석을 실은 화물선이 닿은 이후부터 하역, 이동, 보관이 모두 외부로부터 밀폐된 컨베이어 벨트와 저장소를 이용한다. 부두에 쌓아두는 ‘개방형’처럼 비산먼지가 날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준공 당시 제철소의 오염물질은 비산먼지가 대부분이었다. 제철소 사업계획 제출 시 정부로부터 수도권과 가까운 특성 상 비산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하라는 보완 지시를 받았다. 국내 일부 석탄발전소에서 밀폐형 저장소를 사용하는 걸 벤치마킹했다. 밀폐형 저장소는 국내에서도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워 많은 해외업체에서 견학하러 온다”고 설명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직접 신규 청정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좌측 모니터에 배출가스 현황이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배출가스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소결 과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5~50mm의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이다. 철광석에 일정한 열을 가하면 녹아서 큰 덩어리가 되고 이를 부수면 고로에 적합한 원료가 된다. 석탄을 코크스(석탄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도 유사하지만 배기가스는 배출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과정은 동일하지만 코크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물은 포집해서 경유 등으로 재가공된다. 소결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물도 마찬가지로 포집한 뒤 재가공 대신 저감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을 포함한 제철업체들은 고로 정비 과정에서 브리더를 열어 유해 배기가스를 강제로 배출시키는 데 대해 환경부로부터 가동중지 명령을 받은 상태다. 현대제철은 7월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가동중지를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은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조업중지 중단 가처분신청도 낸 상태다. 행정심판 관련해 7월 9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세종시 환경부에서 심리가 시작되고, 1~2일 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관련 질문에 현대제철은 “고로가 10일 정지하면 쇳물이 굳고 이를 제거해 가동 상태까지 만드는 데 3개월이 걸린다. 예상 생산손실은 약 8000억~9000억 원이다. 이는 상태가 좋을 때 그렇고, 고로 정지로 설비에 균열 등이 발생해 새로 건설하게 되면 10조 원 가까운 손실이 예상된다”며 “환경부가 브리더 개방 시 나오는 배출물질을 드론을 이용해 측정한 뒤 연간으로 환산한 총량은 1~1.5톤이다. 2021년 목표 연 1만 톤에 비하면 0.01% 수준이다. 전체 오염물질과 비교해 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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