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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인보사 사태에 한미약품까지…'바이오 드림' 끝?

"바이오면 10배 오르던 환상은 끝, 이젠 현실" 투자 신중 조언

2019.07.08(Mon) 16:29:44

[비즈한국] 코오롱티슈진이 코스닥 시장 퇴출 가능성에 직면했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둘러싼 논란 때문인데 검찰 수사와 행정 소송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는 물론 일부 임직원 처벌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가가 급락한 것은 당연한 흐름. 한미약품은 1조 원대 당뇨신약 기술 수출계획도 무산되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잇따른 바이오 업체들의 악재 소식에 바이오 종목들 주가는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모양새다. 여전히 뜨거운 제약 바이오 종목.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바이오 종목은 이제 ‘현실’을 만나고 있다, 꿈은 끝났다”고 진단한다.

 

인보사 사태로 인해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이 2019년 5월 28일 거래가 정지됐다. 한미약품의 1조 원대 당뇨신약 기술수출 무산 소식도 이어지면서 ‘바이오 드림’은 이제 끝났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상장폐지’ 가능성 코오롱티슈진 등 악재 줄줄이

 

시장을 설레게 했던 기술들이 악재를 잇따른 만나면서, 해당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는 올해 3월 대비 50% 이상 밀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코오롱티슈진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치료 주사제 인보사를 승인 받았지만, 인보사에 종양 유발 가능성이 높은 신장세포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인보사 판매 허가를 취소했다. 

 

관건은 2017년 11월 코스닥 상장 당시 티슈진이 인보사에 연골세포가 아닌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신장세포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이를 고의로 숨겼는지 여부다. 검찰은 지난달 3일 코오롱티슈진의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달 초 코오롱티슈진 임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식약처의 형사 고발 조치 때문이라지만, 검찰 수사 의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1조 원대 당뇨신약 기술수출 무산 소식도 제약바이오 시장을 흔들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일 얀센이 지난 2015년 기술이전 받은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고 공시했는데, 이 계약의 규모는 총 9억 15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였다. 한미약품 측은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 5000만 달러(약 1230억 원)는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지만,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의 혈당 조절 성과가 얀센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한 악재였다.

 

위암 치료 신약으로 주목을 받은 에이치엘비의 임상3상 실패 소식도 제약 바이오시장에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에이치엘비는 위암 치료 신약 후보 물질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연히 주가는 급락했다. 올해 3월 9만 3500원을 찍었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인보사 사태와 함께 1만 8750원까지 떨어졌다. 더 이상 파장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5일 3만 원대를 회복하는 듯했지만, 8일 다시 14% 가까이 급락해 2만 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지난 3월 4만 2850원에 거래된 뒤 현재 8010원에 거래가 중지된 상황. 두 종목 모두 최고가 대비 70%, 8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한미약품도 지난 3월 초 50만 3000원에 거래되며 50만 원을 넘겼다가 최근 악재로 30만 원대가 붕괴되며 8일 29만 6000원대에 거래를 마쳤다. 4개월 만에 40%가 넘게 주가가 빠진 셈이다. 2018년 1월까지만 해도 1만 2000원대에 거래가 되다가 리보세라닙 호재와 함께 지난해 5월 15만 원 고점을 찍었고, 올해 3월 바이오 열풍과 함께 9만 4000원 대를 넘나들었던 에이치엘비 역시 8일 종가 기준 3만 6200원으로 주저앉는 등 악재를 직면한 종목들은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 전문가들 입 모아 “꿈은 끝났다”

 

바이오 종목은 이제 한동안 ‘하락장’만 남았다는 얘기가 조심스레 나온다.

 

바이오업체를 운영 중인 상장사 대표는 “한때 바이오 회사들이 개발 중인 기술을 통해 특정 병을 정복할 수 있다는 시장에 희망을 제시하면 시장에서는 매출, 순익 등에 상관없이 주가가 10배는 올랐다”며 “그래서 상장사 매물을 인수한 새로운 오너는 물론 기존 다른 업종을 영위한 오너들이 앞다투어 주가를 띄워 차익을 노리겠다며 국내외 바이오사를 인수하거나 바이오 사업에 진출을 선언했고 시장은 기대감에 주가를 10배 넘게 올렸지만 이제 그 기술이 실적으로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꿈이 꿈으로 끝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게 인보사 사태와 임상 실패”라고 진단했다. 기대감이 ‘현실’로 연결되지 못한 탓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주가가 고점을 찍은 것은 지난해 5월 즈음인데, 지금까지 1년 넘는 기간에 실제 기술이 매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곳은 모두 ‘하락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실제 콘돔 회사로 유명했던 유니더스는 위드윈홀딩스와 씨티엘이 결성한 투자조합에 인수된 뒤 바이오제네틱스로 사명을 바꿨고, 바이오 진출 소식에 5000원 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지난해 5월 18일 1만 9450원까지 3배 넘게 올랐다. 사명 변경과 바이오 신약 개발 소식 때문이었는데, 이후 별다른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현재 6000~7000원 대로 주저앉았다. 3분의 2 이상 주가가 빠진 것. 8000원대 후반에서 15만 원까지 오르며,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신라젠 역시 8일 4만 7000원대에 거래를 마치는 등 상당수 바이오 종목들이 과거 고가 대비 50%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수십억 원 이상을 운용하는 주식 전문가는 “이제 바이오라는 테마는 끝났다”며 “과거 ‘테크’나 ‘로봇’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면 올랐다가 실적 없이 상장폐지로 사라진 곳이 얼마나 많았나, 이제 바이오 사업을 영위한다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차트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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