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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부동산 시장을 두고 해석이 제각각인 이유

정부·기업·개인 모두 입장 달라…각자 입장에서 해석한 의견에 휘둘리지 말 것

2019.07.08(Mon) 11:30:53

[비즈한국] 같은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하나지만 해석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부동산 시장의 이해관계자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는 원활한 거래를 원한다. 부동산 시세가 계속 오르길 희망할지도 모른다. 세금을 더 많이 걷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부는 정치적 집단이다. 유권자 대다수가 희망하는 대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권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적인 수치를 참고하게 된다. 물론 시장은 입지, 사람마다 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 100가지 차이가 있어도 효율성이라는 측면 때문에 단순한 접근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유권자 구성비 파이가 큰 2~3개 집단의 의견을 중심으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게 된다. 따라서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과 정부의 정책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은 비판이 아닌 활용 대상이다. 그렇게 판단하고 활용하라.

 

대세하락기 직전인 2006년 용인 중대형 부동산을 산 사람과 대세 상승기인 2013년 구매한 사람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사진은 2006년 용인 흥덕지구 첫 분양을 앞두고 견본주택에 몰린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둘째, 기업은 오히려 단순한 집단이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익 추구다. 사회정의 실현, 공익 활동 등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그러한 활동의 속마음에도 결국 이익 추구가 있다. 사회적으로 칭찬받는 기업이 되려는 게 아니라 인지도, 선호도를 높이려는 마케팅 활동일 뿐이다. 

 

그래서 기업은 이익이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만약 강원도 정선 주민들이 삼성 래미안 아파트가 건설되길 희망한다고 치자. 삼성물산 래미안은 정선에 단 한 번도 아파트를 공급하지 않았고, 공급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현대 힐스테이트나 GS자이도 마찬가지다. 지역 주민은 콧대 높은 대기업 시공사를 원망하게 된다. 

 

강원랜드라는 대기업이 있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인구도 많은데 왜 기업은 정선에 브랜드 아파트를 분양하지 않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성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되지 않는다. 정선이라는 지역은 대기업에서 들어오기에 시장이 작다. 시장성이 있다면 반드시 들어온다.

 

마지막으로 개인이다. 개인들도 입장이 모두 다르다. 투자자, 자가 실거주층, 임차 세대 모두가 다르다. 놀라운 사실은 같은 물건을 매수한 층의 목적도 시기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2006년 용인시에 중대형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과 2013년 매수한 사람이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혹은 평가하는 시각이 같을 수 있을까.

 

전혀 다르다. 2006년 용인시 중대형 부동산 시세는 말 그대로 거품이었다. 2013년은 거품 빠진 시장가였다. 2006년에 매수한 사람은 시장을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시장은 거품으로 가득 차 있다고 판단한다. 반면 2013년 대세 상승기 초입에 매수한 사람은 시장의 상승성을 기대한다. 같은 방법으로 투자해도 계속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최근 같은 시장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8년까지 시장가는 꽤 오른 것 같아 거품을 경험한 이들은 시장이 두렵다. 2013년 이후 투자한 사람들은 단 한 번도 하락장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투자하면 무조건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 같다.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을 소극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는 두 번의 대세 하락기가 있었다. 1997년 IMF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다. 두 번의 하락기를 경험한 전문가들은 지금의 규제 정국과 조정 장세를 큰 어려움으로 보지 않는다. 장기적인 시장 방향성과 다른 정부, 기업, 개인의 단기적인 반응으로 인해 시장 기회가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의도치 않는 시장 기회로 인해 경험 많은 투자자는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층은 무주택자, 1주택 세대 중 자가 실수요를 위해 신규 아파트를 구매하는 층이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 

 

적어도 이 칼럼을 보고 있는 무주택자, 1주택 세대는 40년 만에 처음 온 실수요자 시장을 제대로 활용하길 바란다. 정부, 기업, 부동산 전문가가 내놓은 단기적인 전망이나 의견에 아무 생각 없이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 결정하는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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