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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북미 전격 회동' DMZ로 떠나는 평화 생태 투어

한탄강 고석정과 두루미관, '철마' 멈춘 월정리역과 북녘땅 보이는 평화전망대까지

2019.07.02(Tue) 13:59:53

[비즈한국] 최근 남북 간의 화해 무드를 타고 평화 지대로 변신 중인 비무장지대(DMZ)는 수십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생태의 보고다. 철원의 DMZ 투어는 한탄강 최고의 절경인 고석정을 시작으로 2007년 지어진 철원평화전망대,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판으로 유명한 월정리역 등을 둘러본다. 지질 시대의 협곡과 북녘 땅 전망, 철새 낙원의 생태가 어우러진 코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탄강의 비경을 품은 국가지질공원, 고석정

 

‘철원 팔경’ 중 으뜸으로 꼽히는 고석정은 한탄강 현무암 협곡에 우뚝 솟아오른 화강암 바위 옆의 정자다. 이 바위는 저 혼자 외로이 서 있어 옛날부터 고석(孤石, 고아 바위)이라 불렀는데, 신라 진평왕 때는 그 옆에 정자를 짓고는 고석정이라 이름 붙였다. 고려 때는 충숙왕이 고석정을 자주 찾았고, 조선 명종 때는 의적 임꺽정이 고석 중간의 석굴 안에서 숨어 지내기도 했단다.  

 

지금도 깎아낸 듯한 바위 꼭대기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한탄강 주변의 현무암 계곡이 더해져 그림 같은 풍광을 이룬다. 

 

한탄강 현무암 협곡에 우뚝 솟아오른 화강암 바위 ‘고석(孤石, 고아 바위)’. 이 바위 위 정자뿐 아니라 일대의 현무암 계곡을 통틀어 고석정으로 부른다. 사진=구완회 제공

 

이곳에 고석이 처음 생겨난 것은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무렵. 지표를 뚫고 나온 마그마가 화강암 바위인 고석을 만들어냈다. 수십 만년 전인 신생대 4기 홍적세에는 현무암질 용암이 분출해 화강암 바위를 덮었다가, 한탄강의 침식 작용에 의해 현무암이 깎여 나가면서 숨어있던 고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화강암과 현무암은 강물에 깎이는 정도가 달라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풍광을 이루었고, 화강암 절벽과 현무암 협곡이 어우러지면서 한탄강 제일의 비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현재 고석정 일대는 현무암 용암대지뿐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원지형을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지질공원이자 지질 학습장이기도 하다. 

 

# 풍천원 벌판에 남은 궁예의 꿈, 철원평화전망대 

 

비무장지대와 북한 땅인 평강고원, 선전마을 등을 조망할 수 있는 평화전망대. 모노레일을 타거나 걸어서 오를 수 있는 전망대는 1층의 전시실과 2층의 조망실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2층에서 멀리 북한 땅을 보고 1층으로 내려와 다양한 전시물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 조망실에 서면 멀리 둑처럼 솟아있는 평강 고원이 병풍처럼 주변을 두르고, 그 아래로 거대한 철원과 평강을 아우르는 풍천원 벌판이 펼쳐진다. 

 

이 지역에는 천연기념물 제245호로 지정된 철원 철새 도래지와 함께 후삼국 시대 궁예가 세웠던 태봉국 도성지가 자리잡았다. 송악(개성)을 중심으로 후고구려를 세웠던 궁예는 철원 평야의 풍천원 벌판에 새로운 도성을 세우고서 국호를 태봉으로 바꾸고 후삼국 통일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미륵불로 자처하면서 펼친 여러 실정으로 왕건에게 쫓겨나고 풍천벌의 도성은 흔적으로만 남았다. 

 

비무장지대와 북한 땅인 평강고원, 선전마을 등을 조망할 수 있는 평화전망대. 사진=구완회 제공

 

 

조망실에는 초정밀 망원경뿐 아니라 최첨단 기술로 제작된 지형 축소판이 마련되어 주변의 지형과 역사의 흔적을 실감나게 살펴볼 수 있다. 망원경을 보기 전에 지형 축소판을 보면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더욱 좋다. 

 

1층 전시실에는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투에 대한 설명과 제2땅굴 체험 공간, 컴퓨터로 북한을 가상여행할 수 있는 코너까지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모노레일 승강장 밖에는 ‘통일 우체통’과 ‘평화의 나무’ 조형물, 한국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탱크 등을 볼 수 있다. 

 

# 철마는 달리고 싶다, 월정리역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남쪽 한계선에 가장 가까이 있는 기차역이다. 지금은 열차가 닿지 않는 폐역으로 “철마는 달리고 싶다”고 써 있는 표지판 옆에 한국전쟁 직전까지 운행되던 기차의 모습이 보인다. 3년간의 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치러진 철의 삼각지에 위치한 월정리역은 한국의 분단 상황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원래 역사는 비무장지대 안에 있었는데 1970년대에 이곳으로 옮겨왔다. 역사 밖에는 ‘평화의 종’ 있어 누구나 쳐볼 수 있다. ​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남쪽 한계선에 가장 가까이 있는 기차역. 지금은 열차가 닿지 않는 폐역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월정리역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고 써 있는 표지판 옆에 한국전쟁 직전까지 운행되면 기차가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월정리역 옆에 자리잡은 하얀 건물은 두루미관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철원은 철새들의 낙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루미가 있다. 겨울이면 드넓은 철원평야는 황금빛 곡식들 대신 수십 수백 마리의 하얀 두루미떼로 채워진다. 철원을 찾는 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도록 옛 월정역전망대가 철원 두루미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우아한 포즈의 두루미 박제와 또 다른 철원의 철새인 기러기와 검은수리, 천연기념물인 담비 등 약 50종 90여 점의 동물 박제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아쉽게도 최근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되어 지금은 외관만 볼 수 있다. ​ 

 

<여행정보>

 

고석정

△위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825

△문의: 033-450-5559

△관람시간: 상시, 연중무휴

 

철원평화전망대

△위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중강리 588-14

△문의: 033-450-5559

△관람시간: 고석정 출발 안보투어 이용 - 3~10월  09:30, 10:30, 13:00, 14:30 출발(1일 4회), 11월~2월 09:30, 10:30, 13:00, 14:00 출발(1일 총4회 운영), 매주 화요일, 1월 1일, 어린이날, 설날·추석 연휴 휴무

 

월정리역

△위치: 강원도 철원군 두루미로 1882

△문의: 033-450-5559

△관람시간: 고석정 출발 안보투어 이용 - 3~10월  09:30, 10:30, 13:00, 14:30 출발(1일 4회), 11월~2월 09:30, 10:30, 13:00, 14:00 출발(1일 총4회 운영), 매주 화요일, 1월 1일, 어린이날, 설날·추석 연휴 휴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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