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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찔러도 안 터질 땐? 거품 확인 비법

가격만으로 판단은 무리, 투기수요 속 실수요 시장 확인해야

2019.07.01(Mon) 10:50:29

[비즈한국]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의 역사를 ​보통 ​40년으로 본다. 1970년대부터 아파트 개발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반포주공, 동부이촌동, 압구정동, 여의도동, 잠실동 등 지금의 서울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아파트 모두 1970년대에 건설됐다. 지난 40년간 아파트 개발과 가격 상승은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7년 금융위기 직후를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지속됐다.

 

혹자들은 이렇게 평가한다. 거품이 쌓이고 쌓여 폭발한 게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 부동산 상황이라고. 사후적으로 보면 그런 분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거품이라고 단정해 당시 가격 하락장을 해석하기에는 설명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거품이 꺼지기 전에 거품을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바늘로 직접 찔러보는 방법, 다른 하나는 거품이 만들어진 원재료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1997년 폭락 가격이 불과 2년 만에 모두 회복됐다는 게 대표적이다. 2007년 금융위기 하락 가격의 회복에는 IMF 때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5년 대부분이 회복됐지만, 대형 상품의 경우 아직도 회복이 되지 않은 지역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거품 이론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거품이라고 판단했던 가격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일반적인 가격으로 인정된다. ‘대한민국 부동산 불패’라는 말에 어느 정도 신뢰가 가는 이유다. 버티면 무조건 이긴다는 부동산 투자계 선배들의 조언이 옳은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품이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을까?

 

먼저 거품의 의미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현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생겨 껍데기만 있고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거품을 판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거품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속이 보여야 한다. 속이 보이려면 껍데기가 투명해야 한다. 우리가 거품임을 확인하기 어려운 건 속을 알 수 없을 정도의 껍데기 색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눈으로만 봐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 사후적으로는 누구나 알 수 있다. 따라서 미리 파악해야 한다. 거품이 꺼지기 전에 거품을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바늘로 직접 찔러보는 방법, 다른 하나는 거품이 만들어진 원재료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먼저 직접 바늘로 찔러보는 방법을 부동산 시장에 적용해보자. 바늘도 찔러보면 쑥 들어가고, 바늘을 빼도 거품은 터지지 않는다. ‘거품이 안 터지네?’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분명 속이 비었고 껍데기만 있는데 터지지 않으니 말이다. 

 

이렇게 찔러보는 방법만으로 거품을 판단하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중 상당수는 거품이 아닐 거란 기대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비어 있음을 알고도 계속 거품을 가지려 한다. 인사이트를 갖고 부동산 투자에 있어 기본을 지킨다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상황이다. 욕심은 거품을 보는 눈을 멀게 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아파트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거품이 만들어진 원재료를 확인해야 거품인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 있다. 거품은 100% 가수요로 이루어진다. ‘투기 수요’다. 원재료에 실수요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일단 한발 물러서야 한다. 굳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의 개척자가 될 필요는 없다. 개척되는 길을 확인하고 뒤따라 들어가도 절대 늦지 않는다. 실수요가 어느 정도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시작해도 충분히 투자 가치는 있다.

 

거품이 거품일 때 매수하면 거품을 매수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입지의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대표적이다. 실수요가 들어올 리 만무하니까. 욕심과 가수요로 이루어진 그 시장은 그렇게 존재할 것이다. 사람들의 욕심이 소멸되지 않는 이상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시장이다.

 

거품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바늘로 찔러보고, 실수요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실수요가 존재하는 시장이라면 들어가도 된다. 당장은 문제될지 몰라도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6년 전후 서울시 강남구, 경기도 과천시의 시세는 누가 봐도 거품이었다. 

 

하지만 원재료를 확인했을 때 그 안에는 실수요가 존재하고 있었다. 거품인 줄 알았던 반포동, 동부이촌동, 압구정동, 여의도동, 잠실동 모두 실수요 시장이었다. 가격만으로 거품을 판단할 수 없다. 거품의 재료, 가수요, 실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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