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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 드 뮤지끄] 누워서 쉬던 사람 벌떡 일으키는 쎄이, 그리고 비비피앙

나무와 수풀 사이를 맘껏 뛰노는 재규어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 퍼포먼스

2019.06.18(Tue) 10:28:42

[비즈한국] 음악과 디저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건조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입가심하기에 적당하다는 것. ‘가토 드 뮤지끄(gâteau de musique)’는 우리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뮤지션과 디저트를 매칭해 소개한다.

 

사진=‘쎄이(SAAY)’ 페이스북


어떤 사람은 공연장과 페스티벌에 가서 뛰면서 음악을 즐긴다. 어떤 사람은 집에서 최대한 편한 자세로 맥주를 홀짝이며 음악을 즐긴다. 둘 다 하는 사람도 있다. 푸딩은 두 번째 유형이다. 

 

그런 푸딩이 오후 내내 뙤약볕 아래서 고생을 했다. 해가 지고 모처럼 돗자리 위에 앉았다. 누워서 공연을 보다, 벌떡 일어나 서서 보더니, 갑자기 우두두 무대를 향해 걸어 나갔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기적이었다. 

 

다 지친 푸딩을 벌떡 일어서게 만들더니 심지어 소리를 지르고 콩콩 뛰게 만든 기적의 음악가, 바로 ‘쎄이(SAAY)’였다. 

 

SAAY - CIRCLE ft. Tish Hyman

 

더운 여름을 상큼하게 보내기 위한 상큼한 가토를 찾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동네 양과자점에서 찾았다. 누차 말하지만 최고의 양과자점은 집에서 가까운 곳이다. 이 동글동글, 빵실빵실 귀여운 쁘띠가토는 라뚜셩트(La Touchante)의 비비피앙이다.

 

라뚜셩트의 비비피앙. 사진=이덕 제공


가수에게 필요한 재주는 뭐가 있을까? 우선 노래를 잘 불러야 한다. 춤까지 잘 춘다면 표현의 범위를 더욱 확장할 수 있다. 그런데 직접 곡을 쓴다면? 어?

 

SAAY - SWEATY ft. Crush

 

비비피앙은 패션프루트 무스와 프랑보아즈 무스로 이뤄진 가토다. 상큼한 과일 두 개를 모두 부드럽고 가벼운 질감의 무스 크림으로 즐기는 사치를 한껏 누릴 수 있다. 게다가 무스 크림은 시원하게 먹어야 더 맛있으니, 바로 여름을 위한 가토라 할 수 있다. 상큼에서 새콤의 영역까지 엿보는 밸런스가 탁월하다. 즉효약은 사기꾼들이 하는 말이지만 무더위엔 바로 이 가토가 즉효약이다. 

 

얼마 전 발표한 싱글에서 쎄이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 하나를 더 끄집어냈다. 쎄이의 엄마는 국악 선생님이셨고, 덕분에 쎄이는 어렸을 때부터 국악과 한국 무용을 배웠다. 유려한 알앤비의 흐름 속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장 지기지기 장 지기지기.

 

SAAY - ZGZG

 

쎄이는 다섯 살 때부터 무대 위에 섰다고 한다. 기술이 발달하고 5G가 아무리 빨라도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쎄이의 에너지를 온전히 전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큰 무대 위에서 쎄이는 간만에 몸 좀 풀어보려 나무와 수풀 사이를 맘껏 뛰노는 재규어와 같았다. 그 와중에 노래는 쭉쭉 뻗어 나갔고 춤 선에는 흐트러짐이 조금도 없었다. 쎄이의 퍼포먼스는 진짜고, 우리는 그걸 놓쳐선 안 된다. 사람의 체력을 좀먹는 열대야가 오기 전에 쎄이를 꼭 기억하고 있어야만 한다.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상큼한 가토를 찾아 메모장에 적어두는 여정은 계속된다.

 

필자 이덕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두 번의 창업, 자동차 영업을 거쳐 대본을 쓰며 공연을 만들다 지금은 케이크를 먹고 공연을 보고 춤을 추는 일관된 커리어를 유지하는 중. 뭐 하는 분이냐는 질문에 10년째 답을 못하고 있다.   

이덕 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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