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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BTS 빼고 틀어본 '할시' 스토리

동성애·페미니즘·인종 차별 등 음악에 녹여…가짜 소수자 의심받기도

2019.06.17(Mon) 15:48:36

[비즈한국] 방탄소년단(BTS)의 최근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에 팝가수 할시(Halsey)가 참여했습니다. ‘미국음악일기’에서도 할시의 최고 히트곡 ‘​위드아웃 미(Without Me)’​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관련기사 [미국음악일기] 빌보드는 지금 '여가수 이별노래' 전성시대), 정작 팝스타 할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적어 보여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5월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싱어송라이터 할시와 함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할시는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시의 부모는 급하게 임신해 대학교를 중퇴했습니다. 부모의 불안정한 경제 사정 때문에 할시는 학교를 여섯 번 옮겨야 할 정도로 정신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할시는 방황했습니다. 우울증은 물론 약물까지 사용했지요. 급기야 자살 시도까지 해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부모와 다툼 끝에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할시를 구원한 건 음악이었습니다. 10대 때 만난 남자친구에게서 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거죠. 그녀는 노숙자 센터를 전전하는 생활을 하면서도 유튜브·사운드 클라우드 등 인터넷 플랫폼에 꾸준히 음악을 올렸습니다.

 

체인스모커스의 ‘Closer. 할시는 이 노래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대형 팝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곧 할시의 재능을 알아본 기획사가 그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이후 그녀는 인디 시절 발표한 1집 배드랜즈(Badlands)를 거쳐, 체인스모커즈(The Chainsmokers)의 곡 ‘클로저(Closer)’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단숨에 메이저 아티스트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이후 할시는 지난 기사에 썼다시피 전 남자친구 지이지(G-Eazy)와의 러브스토리와 이별로 큰 관심을 얻으며 빌보드 1위, 톱 가수가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할시가 빌보드 1위 곡에서 직접 밝힌 연애사 외에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 ‘평범한 팝스타’​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점입니다. 초기에 할시는 자신을 바이 트라이(Bi-tri)라고 표현했습니다. 양성애자(bisexual)이자 양극성 장애(bipolar)를 앓았고, 흑인과 백인 사이 혼혈(biracial, 다인종)이라는 말이지요.

 

할시는 자신을 특별한 가수로 만드는 데 이런 특별한 정체성을 활용합니다. 어두운 과거와 양극성 장애로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내지요. 또 흑인으로서의 정체성, 양성애자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을​ 소수자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동성애 인권 운동, 페미니즘 운동, 그리고 인종 차별 철폐 운동 등에 자신을 연결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합니다. 낙태를 지지하는 모임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에 자신의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한편, 자신이 진지한 뮤지션이 아닌 팝스타로 취급받는 이유는 오로지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자신이 정신병원에 수감됐을 때부터 흑인을 위한 샴푸는 없었다며, 흑인에게 샴푸를 보급해달라는 글을 SNS에 올려 큰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최근 사귀는 남자친구인 영블러드(Yungblud)와 함께한 ‘11Minutes. 이 곡은 영블러드를 크게 알렸다. 자신이 전 남자친구 지이지(G-Eazy) 덕에 얻은 성공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모습이다.

 

이런 할시의 행보에 불만을 가진 이들도 많습니다. 그녀가 오랫동안 진지하게 사귄 상대는 결국 모두 남자였습니다. 음악을 알려준 것도, 그녀에게 첫 번째 빌보드 1위를 가져다준 사람도 남자친구입니다. 정말 동성애자가 맞느냐는 의심도 있습니다. 여성이라서 팝가수로 대접받는다고 하기엔 그녀의 음악 자체가 너무나 ‘팝스럽다’​는 평가도 맞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를 흑인이라 보기에 어떤 대중에게 그녀는 너무도 백인처럼 생겼습니다.

 

대중은 그녀를 또 하나의 팝스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그녀의 팝에는 어두운 과거사가 녹아들어 남다른 맛을 더합니다. 어쩌면 실제 그녀가 그렇게 어두운 과거를 가진 소수자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건 ‘대중이 어떻게 느끼느냐’니까요. 소수자를 대변하는, 불안정한 이 시대 정서를 대변하는 팝스타, 할시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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