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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기생충' 덕에 돌아올까,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박근혜 정부와 불화·건강 이유로 두문불출…CJ "경영서 물러난 적 없어, 여전히 사업 챙겨"

2019.06.11(Tue) 13:15:10

[비즈한국]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국내 개봉 후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에 5월 27일 CJ ENM의 주가는 상승했고, 최근 국내 증권사 추천주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년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부회장이 칸 국제영화제의 ‘기생충’ 공식 상영에 참석했기 때문. 이를 계기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5년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부회장이 칸 국제영화제의 ‘기생충’ 공식 상영에 참석하며 경영 복귀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진=CJ

 

# 문화 콘텐츠 기업 CJ 만든 일등공신,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국내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이미경 부회장은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녀로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그룹을 이끌고 있다. 서울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아시아 지역연구학 석사학위, 중국 푸단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아메리카(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이사로 재직하던 중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협상을 주도했고, 1995년 이재현 회장과 함께 3억 달러를 투자해 아시아 배급권을 따냈다. 당시 미국에서는 ‘미키 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생소하던 국내 시장에서는 몇 안 되는 전문가로 손꼽혔다. 

 

당시 이미경 부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 등 경제성도 유망하지만 문화와 가치체계를 다루는 영역이란 점이 매력적이다. 앞으로 산업지도가 급격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장기포석”이라며 CJ의 엔터테인먼트산업 진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후 제일제당으로 소속을 옮기고 2000년에는 영화배급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005년 CJ엔터테인먼트, CJ CGV, CJ미디어 및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11년부터 CJ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다.  

 

CJ 측은 “‘기생충’의 성공에는 이미경 부회장의 노력도 있지만 이재현 회장의 힘도 컸다”고 설명했다. 사진=‘기생충’ 스틸컷

 

# 건강 이유로 2014년 미국행, 여전히 치료 중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의 엔딩 크레딧에 ‘책임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판매를 도운 덕에 ‘기생충’은 한국 영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인 192개국 선판매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과 벌써 네 번째 영화를 함께했다. ‘살인의 추억’부터 ‘마더’, ‘설국열차’ 등을 모두 CJ에서 투자했다. 특히 봉 감독이 설국열차의 4000만 달러 제작비 투자 유치에 고전할 때 구원투수로 나선 게 이미경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의 적극 지원에 CJ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면서 영화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영화뿐만 아니라 CJ ENM의 콘텐츠를 세세히 챙긴 걸로도 알려져 있다. 주변에서 반대하던 ‘슈퍼스타 K’의 기획을 추진해 성공적인 결과를 남기며 남다른 안목을 입증하기도 했다. CJ가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활발히 활동하던 이미경 부회장은 2014년 10월 갑작스레 미국으로 떠났다.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퇴진 압박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고, 이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CJ 관계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으로 갔을 뿐 퇴진 압박과는 무관하다. 실제 전 정권 퇴진 압박과 미국 출국 사이에 1년 정도의 시간 차가 있다”면서 “현재도 미국에서 생활하며 종종 한국을 오가고 있다. 건강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라 계속해서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손과 발의 근육이 위축되는 샤르코마리투스라는 유전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NM E&M 센터. 사진=비즈한국DB

 

# 경영 복귀설 솔솔, CJ “경영 물러난 적 없어, 주 활동지 미국일 뿐”

 

올해 초 영화 ‘극한직업’이 관객 수 1600만 명을 돌파하고 ‘기생충’까지 연달아 흥행하긴 했지만 CJ ENM의 영화 사업은 몇 년간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골든슬럼버’ ‘7년의 밤’ ‘PMC: 더벙커’ ‘협상’ 등 기대작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15년간 유지하던 배급사 관객점유율 1위 자리를 뺏기고 3위로 추락했다. 영화 부문 매출액은 21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억 원을 기록했다. CJ ENM 영화사업부문의 최악의 한 해였다는 평이 이어졌다.

 

CJ ENM의 부진은 이미경 부회장의 부재를 더욱 아쉽게 했다. 때문에 최근 이 부회장의 칸 국제영화제 방문을 두고 경영 복귀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CJ 측은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설을 일축했다. CJ 관계자는 “이미경 부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난 게 아니기 때문에 경영 복귀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면서 “이전에 주 활동지였던 미국으로 복귀했다고 보는 게 맞다. 미국에서도 문화 사업을 챙기는 일을 여전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생충’의 성공은 CJ그룹의 문화사업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이 회장이 큰 그림을 그려 기획하면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실행하는 식이다. 두 사람의 협업이 20년간 이어져왔고 ‘기생충’의 성공적 결과를 낳았다.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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