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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튜브] 디젤차 오너 구독 필수 '이승현MinJaTV'

말 잘하고, 영상 잘 찍는 현직 자동차 정비사가 만드는 '속 시원한 정비 매뉴얼'

2019.04.05(Fri) 18:26:58

[비즈한국] 유튜브 전성시대다. 정치사회적 파급력도 대단하거니와 학습, 취미, 실용, 오락 등 무궁무진한 정보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TV보다 유튜브를 많이 보게 됐다. 40대 남자로서 유튜브의 유용한 채널들을 소개해 본다.

 

자동차는 유튜브에서 채널 구독자가 많은 카테고리다.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에서 신차 시승기를 올리면 조회수 20만은 기본으로 나온다.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이 많이 생기다 보니 지금은 비슷비슷한 콘텐츠가 많다. 

 

자동차 콘텐츠 중에서도 독특한 채널이 있다. ‘이승현MinJaTV(이승현TV)’는 현직 정비사가 직접 촬영·편집을 도맡아 하는 채널이다. ‘MinJa’는 부제 ‘민들레의 자동차 이야기’에서 나왔다. 

 

자동차는 겉만 보면 반쪽만 아는 것이고, 속을 봐야 비로소 자동차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정비사들은 어떤 차의 어떤 부분이 잘 고장 나는지, 어떤 브랜드의 차가 자주 고장 나는지 경험적으로 안다. 그렇지만 정비사들 중에서 실력을 갖추고 말도 잘하고 영상을 잘 만드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이승현TV는 단연 독보적이다. 

 

이승현MinJaTV는 최근 실버버튼(구독자 10만 인증서) 수령 기념 영상을 찍었다. 현재 구독자는 15만 명을 넘었다. 사진=이승현MinJaTV 캡처


이 채널의 제작자 이승현 씨는 충청도 보은군의 한 디젤차 전문 정비소의 막내 직원이다. 나이로 ‘막내’지만 초보는 아니다. 완성차 메이커, 1차 하청업체, 수제 자동차 제작사(스피라) 등 다양한 곳에서 자동차 만드는 일도 해 보았다. 그런 경험에서 나오는 풍부한 지식이 채널의 매력이다.

 

처음 눈길을 끈 것은 디젤차의 기본 정비 부품인 흡기매니폴드, 분사노즐,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디젤 미립자 필터)를 클리닝하는 과정이다. 흡기매니폴드에 꾸덕꾸덕 쌓인 카본 덩어리들을 고압 분사기로 물을 쏴 제거하는 장면을 보면 속 뻥 뚫리는 기분이다. 제작자는 이를 ‘남자들의 힐링 영상’이라고 부른다. 50%의 성능도 발휘하지 못하던 분사노즐이 클리닝 또는 리빌드를 통해 100% 성능을 발휘하거나, 시커먼 물이 나오던 DPF에서 맑은 물이 나올 때도 속이 시원해진다.

 

국산차, 수입차를 비롯해 모든 디젤차들은 5만~10만km마다 이런 정비를 해 주어야 하는데,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더라도 차종이 다르므로 매회 볼 만한 영상이 된다. 

 

자동차 정비사가 제작하는 영상은 많지만, 이승현 씨처럼 말 잘하고, 영상물 제작을 잘 하는 유튜버는 드물다. 사진=이승현MinJaTV 캡처​


이 채널을 열심히 보다 보면 비로소 BMW 디젤차에서 왜 불이 났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EGR(Exhaust Gas Recirculation·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쿨러에 카본 덩어리가 누적돼 EGR에서 나온 고온의 배기가스가 냉각되지 못하고 흡기매니폴드로 바로 쏟아지면서 그곳에 쌓인 카본 덩어리에 불이 붙는 것이다. 

 

국산차나 타 수입차 EGR 쿨러는 구멍이 비교적 큰데 BMW는 냉각성능을 높이기 위해 가스가 통하는 통로를 촘촘하게 만들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MW는 ‘BMW 오너 정도면 EGR쿨러 클리닝을 자주 하겠지’라고 착각한 것이 화재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채널 제작자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는다. 화재가 난 과정을 실험으로 보여줄 뿐이다.

 

 

이승현 씨가 디젤차의 기본 정비를 하는 과정을 보면, 타 정비소에서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흔적을 볼 수 있다. 분사노즐을 정비한 후 재조립 할 때 엔진 조립부를 클리닝 하지 않아 밀봉이 깨져 수리 후 금방 고장이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산차의 특정 브랜드는 DPF가 분리되지 않아 톱으로 잘라 분리해 클리닝한 후 용접해 붙여야 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보면 자동차 설계에서 ‘정비성’을 고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알 수 있다. 자동차는 쓰면 쓸수록 부품이 마모되고 수시로 정비를 해 가면서 타야 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정비사로서 동일한 부품이 브랜드별로 가격차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주는데, 부품 가격은 판매된 대수에 반비례한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가장 싸고, 수입차 중에서는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가장 싸다. 반대로 가장 비싼 브랜드는? 판매량 통계를 참고하기 바란다.

 

지난 4월 3일 이승현 씨는 유튜브 본사로부터 구독자 10만 명을 인증하는 ‘실버버튼’을 받는 특별영상을 찍어 올렸다. 현재 그의 구독자수는 15만을 넘겼다. 그는 유튜브로부터 받은 첫 수입 1000만 원을 모두 촬영장비 구입에 쓰는 모습을 보였다. 돈보다는 자동차와 채널을 만드는 열정이 우선인 것을 알 수 있다. 디젤차 오너라면 반드시 봐야 할 채널로 추천한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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