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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코스닥 띄우기, 투자자들의 선택은?

스타트업 지원책 등이 출구시장에 영향…"수급 기회 vs 옥석 가리기 어렵다" 엇갈려

2019.03.22(Fri) 16:38:39

[비즈한국] 버블 논란으로 그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던 제약·바이오이 삽시간에 큰 폭 상승하는 등 코스닥에 자금이 물밀 듯이 몰려들고 있다. 정부가 최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수수료 인하 등 중소기업·스타트업 투자 촉진책을 연달아 내놓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에 뭉칫돈이 몰리며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김재철 코스닥협회장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장, 김군호 코넥스 협회장(왼쪽부터)이 지난 1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9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개장신호 버튼을 누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올해 코스닥 상승률은 10.04%(21일 종가 기준). 7.04% 오른 코스피보다 상승률이 3%포인트(p) 높다. 이는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수익률과 안전성 모두 높다는 국내 증시의 일반론을 거스르는 일이다. 특히 올해 글로벌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조심성이 커진 측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코스닥에 뭉칫돈이 몰리며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 정책 변수를 꼽는다. 신성장 동력 부재에 골몰하는 정부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여서다.

 

정부는 지난 6일 올해부터 4년간 벤처펀드 결성에 22조 3000억 원, 스케일업펀드 12조 원, 신규 벤처투자에 17조 7000억 원 등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실업 문제 해소와 온·오프라인 붕괴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계산에서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창업자가 스케일업 한 뒤 엑시트 할 수 있는 출구가 필요하다. 창업자가 사업을 매각·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없다면 창업 의욕은 떨어지기 마련. 출구시장은 대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상장) 둘 중 하나인데, 국내에서는 IPO가 일반적이다. 스타트업들이 IPO를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하려면, 증권시장에 풍부한 자금이 깔려있어야 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자금이 엄청나게 나오고 있다”며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차원으로 하부 구조인 자본시장에 돈을 많이 넣어, 스타트업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는 코스닥 거래 촉진을 위해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수수료를 내려 기관 투자자 진입을 유도하는 한편, 증권거래세도 0.05%p 인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다. 금융위원회는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을 평가할 때 당장의 제품 경쟁력보다는 신약 개발 시 실현 가능 수익 등을 고려하는 한편, 기술력 평가 때도 지식재산권보다는 원천 기술 보유 등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을 평가할 때 당장의 제품 경쟁력보다는 신약 개발 시 실현 가능 수익 등을 고려하는 한편, 기술력 평가 때도 지식재산권보다는 원천 기술 보유 등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열린 바이오 관련 박람회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에 의료정보 제공 등 규제 완화 시 수혜가 예상되는 조기진단·바이오시밀러 등 업종의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1개월 새 급등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외국인도 올 들어 코스닥에서만 5797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올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를 연초부터 살 만큼 산 외국인도 코스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코스닥에서 그간 소외됐던 신규 상장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수급이 부족했던 기업들에게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닥 시장에 근본적으로 바뀐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의 흐름은 전형적인 유동성 장이라서다. 바이오·정보기술(IT) 기업들의 펀더멘털 회복과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점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증권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신기술 기업을 재무적으로만 보면 아직 옥석을 가리기 어렵다”며 “기관이 개별 종목보다는 인덱스에 투자하는 것도 자신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관은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며 최근 6거래일간 4254억 원 순매도 하고 있고, 뒤늦게 뛰어든 개인들은 같은 기간 6459억 원 순매수 하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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