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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스타크래프트 그 자체' 마이크 모하임과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디아블로 등 히트작…CEO 퇴진 후 블리자드는 실망스런 행보

2019.03.18(Mon) 16:10:54

[비즈한국] 게임의 대명사 블리자드(blizzard). 그 명성은 옛 이야기가 됐습니다. ‘오버워치(Overwatch)’​로 큰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배틀 그라운드(Battlegrounds)’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 등 여타 게임들이 흥행을 거두면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죠. 블리자드는 과거의 게임 리메이크에 더 열중인 것도 같습니다. 블리자드는 왜 이렇게 된 걸까요?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전 CEO(최고경영자)가 2017년 7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스타크래프트 19주년 축하 이벤트 ‘아이 러브 스타크래프트’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리자드를 만든 사람으로 알려진 건 ‘​마이크 모하임(Mike Morhaime)’​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습니다. 마이크는 12세에 ‘​발리 프로페셔널 아케이드’​라는 이름의 콘솔 게임기를 선물 받았는데요, 게임을 즐기기보다 게임을 제작하는데 빠졌습니다.

 

마이크는 게임기를 뜯어보고, 게임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살폈습니다. 프로그래밍은 게임 뉴스레터를 통해 독학으로 공부했죠. 인터넷도 없던 시절, 마이크는 할 수 있는 최선의 정보를 모아 초보 수준의 게임을 프로그래밍해 만들곤 했습니다.

 

그는 UCLA 전기공학과에서 중요한 사람을 만납니다.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친구이자 훗날 블리자드의 부사장이 될 ​앨런 애드햄(Allen Adham)​와 ​프랭크 피어스(Frank Pearce)​를 만난 겁니다. 셋은 의기투합해 ‘​실리콘&시냅스(Silicon & Synapse)’​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마이크 모하임의 꿈은 구체적으로 변해갔죠.

 

처음 실리콘&시냅스는 게임 주문을 받아, 대신 게임을 만들어주는 회사였습니다. 그들은 하청업무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사의 이름을 내걸고 ‘​로스트 바이킹(The Lost Vikings)’​ 등의 게임을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수입이 크진 않았습니다. 마이크 모하임은 최대한 많은 일을 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신용카드로 돈을 뽑아 직원 월급을 주고, 회사 권리를 잠시 다른 회사에 팔면서 버텼습니다.

 

버틴 끝에 판타지 전쟁 게임 ‘​워크래프트2(Warcraft2)’​가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컴퓨터와 사람의 대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쟁·대결에 집중한 것이 잘 먹혀든 거죠. 이 경험을 토대로 마이크 모하임은 더욱 대담한 게임을 구상합니다. 공상과학 무대를 배경으로 만든 전쟁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 Craft)’​였습니다.

 

마이크 모하임은 ‘워크래프트2’​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둔 후 ‘​스타크래프트’​ 기획에 나섰다. 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스타크래프트가 거의 완성되어 갈 무렵, 그는 자신이 참여한 행사에서 또 다른 전쟁게임 ‘​토탈 어나힐레이션(Total Annihilation)’​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모든 면에서 스타크래프트보다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고민 끝에 마이크 모하임은 게임을 다시 만들기로 합니다. 

 

고생 끝에 재탄생한 스타크래프트는 큰 성공을 거둡니다. 마이크 모하임이 직접 지휘한 ‘​배틀넷’​ 시스템의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가상의 인터넷 공간에서 다른 유저와 실력을 겨루는 온라인 대결 시스템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습니다.

 

마이크 모하임은 이를 발판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갑니다. 프로듀서 직함을 가지고 게임 개발의 전체를 지휘한 거죠. ‘​디아블로2(Diablo2)’​ ‘​워크래프트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굵직한 히트작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이후 그는 게임 개발 현장에서 물러나 경영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유저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게임 개발자들의 처우를 개선해 즐거운 환경에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 사이 블리자드의 권력구조는 바뀌었습니다. 2007년 ‘​액티비전(Activision)’​과 ‘​비벤디 게임즈(Vivendi Games)’​가 합병하면서 신설된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의 자회사가 된 겁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 된 셈이지요. 액티비전은 ‘​콜 오브 듀티’ 등을 제작한 유명 게임 개발업체로 알려진 회사입니다.

 

마이크 모하임은 2018년 10월 블리자드 CEO직 사퇴를 선언했다. 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블리자드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2018년 10월 마이크 모하임이 CEO 사퇴 선언을 밝힌 직후부터입니다. 당시 게임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는데요, 블리자드는 팬들을 실망시키는 결정만 이어갑니다. 게이머들이 즐기던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Heroes of the Storm)’​ 운영을 졸속으로 중단한 겁니다. 이를 두고 직업으로 게임을 하던 게이머부터 게임 리그를 보던 팬들을 모두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디아블로 이모탈도 큰 논란이었습니다. 2018년 11월 3일, 블리자드의 최대 축제 블리즈컨(BlizzCon)에서 블리자드는 ‘​디아블로의 모바일화’를 발표했습니다. 여태껏 블리즈컨에서는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대작 게임을 발표했는데요, 기존 게임 디아블로의 모바일화는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마이크 모하임의 CEO 퇴진 이후 실망스런 행보가 계속되자, 블리자드 팬들은 마이크 모하임이 이런 이유로 일찍 블리자드를 떠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 논리로 회사 운영을 이어가는 임원들 결정에 문제의식을 품었다는 추측이죠. 마이크 모하임은 올 4월 7일, 블리자드와 계약이 끝나면 완전히 회사를 떠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더욱 좋아지는 곳이 있는가하면 나빠지는 곳도 있습니다. 마이크 모하임은 블리자드 그 자체였습니다. 그가 사라진 후 블리자드의 행보는 여전히 밝을까요? 오버워치의 대대적인 성공 등을 비춰봤을 때 훌륭한 게임회사임은 분명하지만 불안 요소는 아직 많아 보입니다. 블리자드를 떠나는 블리자드의 창조자, 마이크 모하임이었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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