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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모두·인터파크, 중국계 스카이스캐너에 완패 '굴욕' 막후

보이콧 한 달도 안 돼 재입점…메타서치 플랫폼 수수료 인상, 포털은 제휴 경쟁 중

2019.03.08(Fri) 16:07:54

[비즈한국] 국내 항공판매 ‘톱3’​ 여행사인 하나투어·모두투어·​인터파크투어가 최근 항공 메타서치(가격비교) 플랫폼인 스카이스캐너에 다시 입점했다. 지난 1월 스카이스캐너의 일방적인 중개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관련기사 하나·모두·인터파크, 스카이스캐너 제휴 중단 '전면전' 내막). 

 

스카이스캐너가 여행사 중개수수료율을 1.3%에서 1.7%로 인상하며 시작된 보이콧이었지만 성과는 없고 체면만 구긴 채 마무리됐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중국계 여행사 씨트립 소유의 스카이스캐너와의 협상에서 국내 톱 여행사들은 명분도 실익도 모두 놓쳤다. 한편 네이버항공권 서비스는 전 세계 항공메타서치 플랫폼인 카약(KAYAK)과 연동하며 검색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 규모로 밀어붙이는 스카이스캐너, 국내 여행사들 끌려가 

 

스카이스캐너는 “우리 서비스 제공 국가 중 한국 시장의 모바일 접속률 및 성장률이 가장 높아 전체 접속자 수의 60%에 이른다”면서도 막상 국내 항공 발권량 톱3 여행사들의 보이콧에도 내내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다. 톱3 여행사가 보이콧을 선언한 후 싱가포르에서 날아온 아시아태평양 지사 한국 담당자가 해당 여행사들과 접촉하기는 했지만 수수료 인상폭은 그대로 유지됐다. 

 

스카이스캐너가 중개수수료율을 1.3%에서 1.7%로 인상하며 시작됐던 국내 톱3 여행사들의 보이콧은 성과 없이 체면만 구긴 채 마무리됐다. 사진=스카이스캐너 캡처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톱3 여행사가 처음에는 자신만만하게 스카이스캐너와 딜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여행사들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며 “한 달도 못 버틸 만큼 뒷심 부족한 여행사들의 약한 패만 보여준 꼴이 됐다”고 씁쓸해 했다.

 

보이콧에 동참했던 여행사 관계자는 “스카이스캐너와 제휴한 국내 여행사들 중 3분의 2 정도만 함께 보이콧을 했더라면 수수료율 조정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단기간 매출에 민감한 것이 여행업이라 아무리 톱3 여행사라도 경영진에서는 급격히 빠지는 매출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발권량이 많은 여행사의 경우 스카이스캐너가 인상한 수수료 0.4%는 한 달이면 몇천만 원에 달한다. 톱3 여행사는 애초 스카이스캐너에 지불하던 수수료로 자체 마케팅과 기타 판매 채널 프로모션을 병행하면 항공 발권 매출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실은 달랐다. 

 

국내항공 발권량은 일정부분 정해져 있고 톱3 여행사의 이탈로도 스카이스캐너의 가격비교에 큰 변동이 없다면 이용자는 자신의 예약 습관을 굳이 바꾸지 않는다. 플랫폼 이용자들이 스카이스캐너에 남아 있는 다른 제휴사들의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남은 제휴사들은 반사이익을 챙기고 스카이스캐너도 수수료 수익에서 별다른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 

 

실제로 톱3 여행사의 보이콧이 있은 후에도 스카이스캐너의 가격비교 시스템은 안정적이었다. 스카이스캐너는 20개 남짓한 한국 파트너사를 포함해 전 세계 1200여 개의 파트너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게다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과도 직접 제휴가 되어 있다. 

 

또 언어와 지역에 따라 각 국가별 제휴사들이 우선적으로 플랫폼에 노출되긴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국외 여행사나 항공사라도 가격비교에서 우위라면 검색 시 다이렉트로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톱3 여행사의 이탈이 스카이스캐너 가격비교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이용자들 역시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카이스캐너 측이 담담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의 여행사들은 국내 항공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스카이스캐너라는 해외 메타서치 플랫폼에 빼앗긴 상황이라 그들이 일방적으로 수수료율을 올려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규모가 작은 여행사의 경우에는 스카이스캐너를 통한 항공권 판매율이 50%를 넘는 곳도 있어서 당장 한 달이라도 보이콧을 함께 할 경우, 직원들 월급을 못 주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여행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톱3 여행사들의 재입점 시 제휴조건에 변동 사항이 있느냐는 ‘비즈한국’의 질문에 스카이스캐너 측은 “입점 조건은 기존과 달라지지 않았다”며 “파트너 계약은 다양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한다. 한국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얼마나 신뢰성 있고 정확하게 제공하는지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메타서치 네이버가 다시 메타서치 카약과 제휴, 실리 챙겨

 

한편 메타서치 플랫폼으로 항공권 판매를 중개하는 네이버 항공권은 지난 2월 25일 글로벌 항공권 가격비교 플랫폼인 카약(KAYAK)과 제휴했다. 카약은 스카이스캐너와 곧잘 비교되는 또 다른 항공 메타서치 플랫폼이다. 카약 역시 스카이스캐너처럼 전 세계 여러 항공사 및 여행사와 제휴해 항공권 가격비교를 해준다. 한마디로 네이버는 메타서치 플랫폼에 다시 메타서치 플랫폼을 연동하는 서비스를 연 셈이다. 

 

항공권 판매를 중개하는 메타서치(가격비교) 플랫폼 네이버 항공권이 지난 2월 25일 또 다른 글로벌 항공권 가격비교 플랫폼인 카약(KAYAK)과 제휴했다. 현재 제휴사 목록에 카약이 들어가 있다. 사진=네이버 항공권 캡처

 

현재 네이버 항공권은 항공사를 제외한 16개의 국내 여행사들과 제휴해 항공권 판매를 중개한다. 더 다양한 검색 제공을 위해 항공사와 직접 제휴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국내 여행사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네이버가 제주항공과 직접 제휴한다는 이야기가 돌자 제휴되어 있던 여행사 대부분이 제주항공의 판매를 거부한 것. 그래서 이 제휴 관련 건은 일주일 만에 없던 일이 됐다.   

 

국내 여행사들의 반발로 항공사와 직접 연동이 어려워지면서 네이버 항공권은 스카이스캐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카약과의 제휴를 통해 검색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약의 모든 제휴사가 네이버 항공권과 연동되지는 않고 현재는 항공사 5곳과 여행사 3곳이 실험적으로 일부 연동중이다. 즉 네이버의 카약 연동은 일부 항공사와 간접 제휴한 것이나 다름없다. 직접적인 항공사와의 계약은 아니지만 우회적인 제휴다. 방법적으로도 항공사들과 개별 제휴를 하는 것보다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카약과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는 저비용항공사(LCC)들과도 간접적 연동이 가능해졌다. 네이버가 기존에 보여줬던 단조로운 여정 소개를 넘어 외항사와 LCC의 조합 등 카약에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여정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카약 연동을 통해 스카이스캐너와 비교해볼 만한 수준으로 항공 검색이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떻든 네이버는 카약과의 제휴를 통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셈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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