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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강남불패' 언제까지? 서울 입지 트렌드 따라잡기

1990년대부터 최고로 자리 잡은 강남…교통 환경 교육 일자리 따라 분화 중

2019.02.25(Mon) 10:55:40

[비즈한국] 입지 선호도 변화는 부동산 트렌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부동산 트렌드 변화를 통해 서울 선호 입지를 정리해 보자. 

 

1945년 해방 직후부터 1970년대까지 서울의 최고 입지는 종로구와 중구였다. 하지만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로 대표되는 강북이 서울 집중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1970년대부터 강남 개발이 추진됐다. 1975년 강남구가 신설됐지만 당시 강남의 위상은 지금과 크게 달랐다. 1기 신도시처럼 베드타운으로만 여겨졌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강남구의 시세가 동대문구 신당동보다 낮았을 정도다.

 

강남은 1990년대부터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로 떠올랐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영동(영등포 동쪽)이라 불리던 강남이 폭풍 성장한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덕이다. 강남대로 등 큰 도로와 지하철 2호선 등 편리한 교통 환경이 조성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대량으로 입주하면서 강남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좋은 학교와 학원가가 형성됐고, 다양한 상권, 깔끔한 주거 환경까지 갖추면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그렇게 강남은 1990년대부터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로 떠올랐다. 

 

물론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강북과 강남의 시세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강남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해서 높아졌고 어느 순간 강북 시세를 역전하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강남의 시세는 폭등했다. 다른 지역과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나면서부터는 거품 가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며 부동산 시세가 급락했을 때는 온갖 매스컴이 ‘강남은 거품이다’ ‘추락하는 강남 신화’라는 제목의 뉴스 기사를 쏟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IMF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고, 강남은 이전보다 더 높은 위상의 지역으로 수직 상승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입지들도 등장했다. 1980년대 후반 목동 아파트 단지가 양천구에, 상계 아파트 단지가 노원구에 입주했다. 서울시에서 공급할 수 있었던 마지막 대규모 택지 개발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강남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강남이 포함된 동남권의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했다.

 

목동이 있는 서남권과 상계동이 있는 동북권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동남권의 위상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뒤늦게 개발된 은평구, 서대문구 등 서북권이 오히려 동북권의 위상을 역전했다. 강남으로 가는 3호선이 개통됐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서울 내 지역 선호도를 극복하기 위해 지하철 8개 노선이 개통된다. 이를 통해 1시간 전후면 서울 어디든 갈 수 있게 됐다. 교통망의 확충은 서울이라는 지역을 완벽한 1일 생활권으로 묶었다. 그러면서 서울 전체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개별 조건에 맞는 입지를 고르기 시작했다. 부동산의 입지 선호도는 분화됐다.

 

종로구, 중구를 중심으로 하는 도심권은 꾸준히 수요가 존재한다. 다만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부지가 부족할 뿐이다. 도심권을 찾는 수요는 향후에도 많을 것이다. 태생부터 달랐던 강남 역시 선호도 1위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없다. 이러한 인기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강남이 모든 수요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층은 분화된다. 

 

교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층은 마포구나 동대문구를 선택할 것이고,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층은 한강과 남산 주변을 선택할 것이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양천구와 노원구로 이주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일자리를 따라가야 하는 세대는 강서구와 금천구를 관심 있게 볼 것이다. 강남 근처에 머물러야 하는 수요층은 강동구, 동작구, 성동구를 선택할 것이고, 풍수적 환경을 따진다면 용산구를 선택할 것이다. 입지의 선택 기준이 이렇게 다양해졌다.

 

새로운 입지 선호 트렌드가 생기더라도 과거 선호 지역에 대한 인기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수요층이 생기고, 기존 수요층이 분화되고 있을 뿐이다. 서울이라는 입지는 경제적 능력에 따라, 직장 위치에 따라, 그리고 교육에 대한 관여도에 따라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고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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