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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따분한 시장, 'S10'으로 딛고 '폴드'로 숨통 틔웠다

'10'이라는 무게를 현실적인 진화와 기술 기반의 상상적 진화를 나눠 풀어내

2019.02.21(Thu) 15:41:19

[비즈한국] ‘10’이라는 숫자는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2017년 애플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아이폰 X을 발표하면서 ‘과거의 10년,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이라는 큰 의미를 두었다. 이는 곧 전면 디스플레이와 제스처를 통해 기기를 조금 더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그 결과는 지난해 아이폰 XR과 3세대 아이패드 프로로 연결됐다.

 

갤럭시 S10e·S10·S10+(왼쪽)와 갤럭시 폴드 스페이스 실버.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 S 브랜드도 10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미래 스마트폰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며 새 스마트폰의 의미를 짚었다. 사실상 갤럭시 S는 하드웨어적으로, 또 소프트웨어적으로 어수선했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아 왔다. 애플과 비교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큰 화면, 빠른 프로세서 등 스마트폰의 기준을 세워왔다. 갤럭시 S10 역시 기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가장 강력한 안드로이드폰의 자리를 확인시켰다.

 

반면 새로 발표된 ‘갤럭시 폴드’는 변화를 중심에 두었다. 몇 년 동안 소문으로 돌던 바로 그 ‘접는 디스플레이’이다. 갤럭시 폴드는 삼성의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형태를 제시한 셈이다. 10년의 무게는 그만큼 무겁다.

 

갤럭시 S는 여느 때처럼 갤럭시 S10과 갤럭시 S10+로 나뉜다. 두 제품의 차이는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다. 갤럭시 S10이 6.1인치, 그리고 갤럭시 S10+가 6.4인치다. 카메라는 뒷면은 똑같고 플러스 모델에만 앞면의 카메라가 하나 더 해지는 차이가 있다. 사실상 카메라보다는 화면 크기, 그러니까 제품 크기가 경험 차이를 만들어내는 구성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두 가지 모델을 더했다. 갤럭시 S10e와 5세대 이동통신용 갤럭시 S10 5G다. 갤럭시 S10e는 보급형 모델이다. 화면 크기는 5.8인치로 신제품 중에서 가장 작다. 프로세서를 비롯한 기본기는 갤럭시 S10과 똑같지만 카메라 개수를 하나 줄이고 화면이 작다는 차이 정도다. 세대나 라인업을 가를 정도의 기준은 아니지만 기능 일부를 빼면서 기본적인 스마트폰의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애플의 아이폰 XS, 아이폰 XS 맥스와 아이폰 XR 사이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 S10 계열 사양. 자료=삼성전자 제공


어떻게 보면 갤럭시 S10 제품군도 애플의 시장 전략을 어느 정도는 따르는 듯하다. 스마트폰 자체가 상향평준화되면서 사실상 어떤 제품을 써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더 새롭고, 고급스러운 제품을 원한다. PC를 비롯한 여느 시장의 형태와는 조금 다른 행보다. 물론 그 틀을 처음 깨고 나간 것은 애플이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는 평가가 따라 붙었지만 아이폰 X은 흥행에 성공했고, 줄어드는 스마트폰 판매량에 비해 높은 매출과 수익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플래그십 모델로 많은 시장을 끌어안을 수는 없기 때문에 화면 크기와 약간의 옵션 조정 등을 통해 제품을 가를 필요가 있다. 갤럭시 S10e 역시 갤럭시 S10의 브랜드를 넓히는 전략의 결과물인 셈이다.

 

‘갤럭시 S10 5G’는 이름 그대로 5세대 이동통신을 중심에 둔 제품이다. 6.7인치 디스플레이에 3D 심도 카메라를 더했고, 5세대 이동통신에 접속할 수 있다. 갤럭시 S10 시리즈의 최상단을 책임지는 제품이자, 5G 스마트폰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5G의 가장 큰 고민은 활용처인데, 삼성전자는 4k 해상도의 화상통화와 가상현실을 중심으로 풀어내기로 했다.

 

하드웨어에 집중되긴 했지만 제품이 주는 경험에도 실용적인 변화들이 눈에 띈다. 가장 큰 변화는 디스플레이에 있다. 갤럭시 S10에 들어가는 ‘다이내믹 AM OLED’는 HDR 콘텐츠에 무게를 두었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HDR10+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고, 픽셀당 최대 밝기는 1200니트, 명암비는 2백만 대 1로 모바일과 대형 디스플레이를 가리지 않고 가장 좋은 디스플레이에 들 만한 성능을 갖고 있다.

 

갤럭시 S10을 소개하는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또한 그동안 전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의 고민거리였던 지문 인식을 화면 아래쪽에 넣고, 초음파로 손끝을 읽어낸다. 애초 이 방식은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어렵지만 갤럭시 S10은 FIDO 인증도 받아 금융 거래 용도로 쓸 수 있을 정도의 신뢰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초음파 특성상 디스플레이 보호 필름 등을 붙였을 때 얼마나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출시 이후에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배터리 충전에도 사용자 경험을 바꿀 만한 요소들이 있다. 일반 무선 충전이 조금 더 가다듬어졌다. 무선 충전 속도도 더 빨라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갤럭시 S10 자체가 Qi(치) 방식의 보조배터리 역할을 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도 있고, 갤럭시 워치를 비롯해 Qi 표준을 쓰는 웨어러블 기기도 충전한다. 갤럭시 S10에 USB 포트를 꽂아 주변기기나 다른 장치를 함께 충전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갤럭시 워치 등 점차 늘어나는 주변 기기들의 충전을 Qi 방식으로 일원화하고,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무선 충전 패드를 점차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무선 충전의 대중화를 꾀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이들을 위해 별도의 무선충전기를 넣지 않아도 되면 편의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어디에서나 기기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또 다른 10년을 언급하며 ‘갤럭시 폴드’를 꺼내 들었다. 갤럭시 폴드는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 4.6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다. 지난 2011년 CES 등 해외 전시회를 통해 처음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이후 거의 8년 만에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냈다. 삼성전자는 ‘구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접힌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상용화는 사실상 화면을 접어도 내구성에 무리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갤럭시 폴드 스페이스 실버.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디스플레이는 복합 폴리머 소재로 두께를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절반 정도 줄였다. 너무 두꺼우면 접었을 때 변형이 오기도 하고, 화면의 이질감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튼튼한 소재 개발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접었다 펼 때 기구적인 이질감이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화면을 접는 기술뿐 아니라 이 화면에 대한 소프트웨어적, 사용자 경험적 고민을 함께 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갤럭시 폴드를 비롯한 접는 스마트폰에 맞춘 새로운 UI를 공개했고 앱 개발자들에게도 변화를 공유한 바 있다.

 

큰 화면을 여러 개로 나누어서 여러 개의 응용 프로그램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크다고 해도 PC 화면과는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앱 경험을 해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별도의 앱 개발이 없어도 범용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에 맞춰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다소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삼성전자는 제품 공개와 함께 어느 정도 주요 앱들이 실제로 작동하는 화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기기의 두께나 크기 등 완벽한 정보 공개는 출시 때로 미뤘다. 출시는 4월 26일로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몇 년 전부터 압박해 오던 10주년이라는 숙제를 풀어냈다.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는 식지 않는다. 현실적인 진화와 기술 기반의 상상적 진화를 나누어서 꺼내놓은 것은 안정 속에서 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당장 갤럭시 폴드에 시장이 움직이거나 갤럭시 시리즈의 중심이 옮겨가진 않겠지만 새 제품들로 기술적으로 다소 따분했던 스마트폰 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 여전히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하드웨어 기술로 저력을 확인시켰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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