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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평범해진 외모에 개성있는 심장 '인피니티 QX50'

브랜드 개성 중시했던 구세대와 달리 소비자 취향에 맞춘 무난함과 효율성 강조

2019.02.20(Wed) 22:50:21

[비즈한국] 인피니티는 2013년까지는 ‘일본에서 태어난 독일 유학생’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슷한 길을 달려왔다. 2014년 Q, QX로 네이밍을 통합하기 전엔 G35, M37, EX35, FX35, JX35 등 독특한 개성을 가진 차량들로 눈길을 끌었다.

 

19일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공개한  인피니티 QX50은 국내에 2008년 들어온 EX35의 후속 모델이다. 2008년 당시 국내에 단 두 대밖에 없던 인피니티의 프리미엄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EX와 FX는 크로스오버에 가까웠다. 후드가 길고 뒤창이 납작 누워 있어 SUV라고 하기엔 늘씬하다는 인상이 컸다. 

 

신형 QX50(위)와 구형 QX50. 구형은 후륜구동 베이스로 후드가 길고 실내공간이 짧았으나, 신형은 전륜구동 베이스로 후드가 짧고 실내공간이 넓어졌다. 사진=한국닛산


새로운 QX50은 크로스오버보다 정통 SUV에 가까운 디자인이다. 10년여 전 EX35를 시승했을 때는 뒷좌석은 무용지물에 가까울 정도로 실내가 좁았다. 신형 QX50은 휠베이스는 2800mm로 10년 전 모델과 동일하지만, 전륜구동 방식이라 실내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 싼타페(2765mm)보다 휠베이스가 길기에 실내 공간은 충분한 편이다. QX50의 전폭은 1905mm로 전 세대 모델 1800m보다 105mm나 크다. 

 

엔진은 ‘후륜구동 베이스’에서 ‘전륜구동 베이스’로 바뀌었다. ‘후륜구동’은 ‘프리미엄’ ‘고급’의 이미지를 주지만, 최근엔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판매량이 많은 쪽으로 개발 방향을 정하고 있다. BMW의 X1, X2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A, B 클래스, GLA, CLA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소형 모델은 전륜구동 베이스로 만들고 있다. 대신 QX50에는 후륜까지 구동력의 50%까지 보낼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최저가형 ‘에센셜’ 제외). 

 

신형 QX50의 휠베이스는 2800mm로 중형급 SUV에 해당하고, 전폭도 1905mm로 큰 편이다. 사진=한국닛산


또 하나 아쉬운 점은, 1열 조수석의 글로브박스가 왼쪽으로 갈수록 튀어나와 있어 다리가 긴 사람이 앉을 경우 왼쪽 다리가 맞닿는 점이다. 무릎 공간을 좌우 다르게 만든 차는 처음 보는 듯하다. 인테리어는 가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내부에 타자마자 ‘프리미엄급’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시보드를 감싸는 가죽 질감도 고급스럽다. 지인을 차에 태운다면 고급감은 쉽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형 QX50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이 배어 있지만, 조수석 왼쪽 무릎 공간이 좁아진다는 단점을 지녔다. 사진=한국닛산


개성이 사라지는 추세처럼 보이지만, 인피니티만의 개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온다. QX50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가변 압축비 시스템을 갖춘 엔진이다. 대개 자동차의 엔진은 ‘숏 스트로크 엔진’ ‘스퀘어 엔진’ ‘롱 스트로크 엔진’으로 나뉘는데, 스포츠카는 ‘숏 스트로크 엔진’이, 일반 세단은 ‘스퀘어 엔진’이, 디젤 엔진은 ‘롱 스트로크 엔진’이 많다. 스트로크가 짧으면 가속력은 빠르지만 연비가 낮다. 스토로크가 긴 엔진은 가속력을 빠르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연비가 좋다. 

 

QX50의 엔진은 피스톤과 크랭크축을 연결하는 커넥팅로드에 관절을 한 번 더 부여한 새로운 형태다. 관절을 변형해 압축비를 8 대 1에서 14 대 1로 바꿀 수 있다. 효율적인 엔진 설계지만 부품이 복잡해지고, 국내 처음 들여오는 엔진이라 고장 시 고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다. 지금 차를 사려는 구매자들이라면 ‘엔진이 검증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주저하는 이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인피니티 측은 “엔진 정비·수리에 대해선 충분히 준비돼 있다”고 다소 원론적으로 답했다.

 

2.0리터급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대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38.7kg·m로 준수한 편이지만, 공차중량이 1740(전륜구동)~1870(사륜구동)kg인만큼 넘치는 파워라기보다는 연비까지 고려한 적절한 수준의 힘이다. 연비는 9.8(복합·사륜구동)~10.3(복합·전륜구동)km이다. 디젤 엔진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SUV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신형 QX50의 엔진은 피스톤과 크랭크축 사이에 관절을 넣어 압축비를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사진=한국닛산


무단변속기(CVT)를 만드는 계열사 쟈트코(Jatco)를 보유한 닛산답게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임에도 CVT를 넣었다. 프리미엄 브랜드이니만큼 무단변속기로서 효율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8단 수동변속기 모드를 제공해 운전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 뒤에 패들 시프트까지 장착돼 있어 인피니티 기술진의 자부심을 읽을 수 있다. 

 

축거는 2800mm로 준중형 SUV로 분류할 수 있는데, 휠은 19인치, 20인치로 다소 큰 편이다. 소형 SUV로 분류되는 볼보 XC40이 18~19인치, BMW 1 시리즈가 18인치, 메르세데스-벤츠 GLA가 18~19인치를 장착하고 있는데, 그보다 1000만 원가량 비싼 QX50이 20인치를 장착한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현대차 싼타페가 18~19인치, 팰리세이드가 18~20인치를 장착하는 것과 비교하면, QX50 정도에 큰 휠을 장착한 것이 디자인상으론 멋있으나, 타이어가 예민해 운전 시 불편함이 있다. 코너링을 할 때 계속 신경을 쓰면서 전륜 타이어의 각도를 조절해줘야 한다. 

 

브랜드가 제공한 40분 정도의 시승으로 차에 대해 전체를 알기 어렵지만, 인상적인 부분만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뒷좌석에 탔을 때 선루프의 개방감이 뛰어나 루프가 거의 오픈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둘째, 베이지색 시트의 색감이 매우 좋다. 고급 국산차를 타더라도 검은색 아니면 갈색 시트가 많은데, QX50의 베이지색 시트는 질감도 좋고 디자인도 이국적이다. 셋째, 전면 후드가 좌우 펜더까지 확장돼 있어 디자인적으로 멋지고 후드를 열 때도 개방 범위가 넓다. 

 

눈이 많이 와 신차의 성능을 충분히 알아볼 수는 없었다. 사진=한국닛산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은 국산 맵을 쓴 내비게이션이 한 세대 전 모델처럼 보인다. 지금은 국내 내비게이션 메이커들도 초고화질 그래픽을 자랑하는데, QX50에 이식된 맵은 최신 제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경쟁차들이 자랑하는 유사 자율주행 기능이 없다. 자율주행에 근접한 기능을 보이려면 ‘차로 유지 기능 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있어야 하는데, 그 두 가지가 없었다. 최고급형 ‘오토그래프’에는 ‘인텔리 크루즈 컨트롤’이 있지만, 차선유지보조장치는 어느 트림에도 없다. 

 

가격은 전륜구동 모드만 있는 ‘에센셜’은 5190만 원, 상시 사륜구동을 갖춘 ‘센서리’는 5830만 원, 보스 오디오와 각종 주행 경고 시스템을 장착한 경우엔 6330만 원이다. ​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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