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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 드 뮤지끄] 도시의 정월대보름 : 김현철과 도산호두

예나 지금이나 고급진 김현철의 음악과 시티팝 열풍

2019.02.19(Tue) 11:07:42

[비즈한국] 음악과 디저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건조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입가심하기에 적당하다는 것. ‘가토 드 뮤지끄(gâteau de musique)’는 우리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뮤지션과 디저트를 매칭해 소개한다.

 

정월대보름이다. 마땅히 부럼을 씹어야 할 터. 존재감이 거대하고 그 모양이 기괴하며 이것을 까는 인형까지 존재하는 바로 그것, 호두를 준비한다.

 

우나스(UNAS)의 도산호두. 사진=이덕 제공

 

이것은 도산대로 근처 농장에서 재배한 거대 호두가 아니다. 도산호두는 도산대로에 위치한 양과자점, 우나스에서 개발한 호두타르트다. 재료의 형태를 본뜬 가토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으로 재기발랄하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한 21세기, 거대한 도시 서울에서 맞이하는 정월대보름에 함께할 부럼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고급 양과자는 도시에서 향유할 수 있는 화려함 중에서도 꼭대기에 위치한다. 그런데 최저시급으로도 하나 정도는 살 수 있다. 포장하여 집이나 차에서 먹을 수도 있다.

 

차를 몰고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도심지를 지나 강변북로를 달려 어딘가에 주차한다. 한 손엔 도산호두를, 다른 손엔 홍차를 쥐고 뺨으로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하늘에 휘엉청 떠오른 커다란 달을 바라본다.

 

깜짝 놀라 도산호두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란한 음악은 안 된다. 발랄한 음악은 달보다는 태양과 더 잘 어울린다. 구닥다리 음악은 세련된 도시인의 감성을 망칠 것이다. 정월대보름에 부럼을 까먹는 것은 오랜 풍습인 만큼 포근하게 숙성된 음악이면 좋겠다.

 

달의 몰락 - 김현철

 

영상 속 김현철의 머리와 바지에서 2019년 힙스터의 향이 나는 것을 보니 ‘뉴트로’니 ‘레트로’니 하는 말이 모두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도산호두를 먹을 때는 고급 양과자를 대하는 어려움을 집어 던지고 한 손에 들고 크게 베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도산호두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익숙한 호두타르트의 맛 위에 부드러운 초코크림, 그리고 속에 숨어있다 ‘까꿍!’ 하고 나타나 먹는 재미를 더해주는 오렌지 콩피까지.

 

재미라면 춤추는 김현철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노래는 한국 가요를 사랑하는 타이거디스코가 댄스플로어에서 자주 틀던 노래이기도 하다.

 

왜그래 - 김현철

 

얼마 전 밸런타인데이에 카카오봄의 핫칠리페퍼 초콜릿의 도움으로 연애를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각각 한 손에 도산호두 하나씩 들고 보름달과 함께 시작하는 연애(관련기사 [가토 드 뮤지끄] '야광토끼' 노래를 콕콕 집어 틴케이스 속으로).

 

연애 - 김현철

 

시티팝의 인기, 뉴트로 열풍, LP의 재림에 맞물려 요즘 김현철의 LP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음원도 샀고 LP도 샀다면 이제 직접 만날 차례다.

 

타이거디스코, 하세가와 요헤이 그리고 김현철. 사진=채널1969 페이스북

 

‘THIS IS THE CITY LIFE’는 타이거디스코와 하세가와 요헤이(a.k.a 양평이형)가 진행하는 시티팝 시리즈다. 이번 주말(22일)엔 김현철과 함께한다. 집에서 시티팝 플레이리스트를 만지작거리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외출을 해야만 한다. 아직 춥지만. 동네를 떠나기 쉽지 않겠지만.

 

동네 - 김현철

 

필자 이덕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두 번의 창업, 자동차 영업을 거쳐 대본을 쓰며 공연을 만들다 지금은 케이크를 먹고 공연을 보고 춤을 추는 일관된 커리어를 유지하는 중. 뭐 하는 분이냐는 질문에 10년째 답을 못하고 있다.

이덕 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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