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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즉행] 하이킹과 온천, 벚꽃과 눈을 함께 즐기는 '후지산 여행'

둘레길 걷고 노천탕에서 '힐링' 4월 중순엔 겨울·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2019.02.15(Fri) 16:47:06

[비즈한국] 일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산, 일본지폐 1000엔에도 떡하니 자리한 후지산이다. 분화구가 있는 정상부에 눈이 쌓여 있거나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삼각형의 후지산은 우리에게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각인되어 있다. 어쩌다 일본엘 가도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을 뿐 그 산에 올라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차마 없다.

 

일본지폐 1000엔에도 그려진 후지산. 모토스 호수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사진=하이썬투어 제공


그만큼 후지산의 겉모습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우리에게는 전설 같기만 한 ‘화산’이라는 이미지에, 일본인에게는 하나의 신앙처럼 신령스러운 산이다. 후지산을 신으로 모신 센겐다이샤(淺間大社)가 전국에 1300곳이나 있을 정도다. 그런 신비의 후지산을 내 발로 뚜벅뚜벅 걸으며 그 속살을 탐험하는 시간은 하이킹 이상의 깊은 영감과 안식을 준다. 

 

가와구치코 호수에서 바라본 후지산. 4월 중순에 방문하면 눈 쌓인 후지산과 연분홍 벚꽃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호숫가의 벚나무에서 벚꽃이 팝콘 터지듯 순식간에 피어오른다. 사진=하이썬투어 제공


후지산은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에 걸쳐 있다. 해발 3776m의 일본 최고봉으로 일본 3대 명산이자 영산이다. 201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후지산의 속살을 제대로 맛보려면 등산보다는 후지산둘레길을 걷는 쪽이 좋다. 야생화와 야생조류가 서식하는 후지산 자연휴양림에는 삼림욕, 하이킹, 캠핑이 가능한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난이도와 풍경에 따라 13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어 취향이나 체력에 맞춰 걸을 수 있다. 자연 숲길을 따라 후지산 정상 쪽으로 1시간 정도 걸으면 후지산의 신비한 힘을 체감할 수 있는 코스도 만난다.  

 

후지산의 와리이시토오게에서 출발해 아사기리고원을 거쳐 진마폭포에 이르는 약 15km의 구간에서는 후지산의 용출수를 뿜어내는 시라이토노타키 폭포도 만난다. 후지산에도 여느 산처럼 깊은 산중에 폭포가 흐르지만 일반적인 폭포와는 다르게 여러 개의 폭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폭포군’이다. 풍부한 수량의 용출수는 여러 물줄기의 파편을 만나 맑은 날에도 산 중에 무지개를 그려낸다. 고요다이 입구에서 나루사와빙혈을 거쳐 쇼지코에 이르는 14km 구간에서는 한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후지산의 이끼 숲을 만끽할 수 있다. 

 

야생화와 야생조류가 서식하는 후지산 자연휴양림에는 삼림욕, 하이킹, 캠핑이 가능한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사진=하이썬투어 제공


후지산이 왜 영산인지 걷다보면 시나브로 느낄 수 있다. 후지산 용암대를 푸르게 물들인 원시림과 후지산 용출수가 흘러나오는 폭포, 후지산 아래 위치한 아기자기한 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며 어지러운 마음에 보약 같은 쉼을 얻을 수 있다. 여행 코스에는 늘 후지산 전망이 수호신처럼 따라다닌다. 

 

후지산 분화로 인해 형성된 다섯 개의 호수도 절경이다. 그 중 가장 큰 가와구치코 호수, 모토스 호수는 후지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풍경이다. 두 호수를 끼고 일정을 짜면 후지산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며 잠들고 아침을 맞고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호수들 역시 후지산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되어 있다. 

 

낮에는 하이킹을 하고 아침저녁으로는 온천욕을 하는 후지산 일정. 온천욕을 할 때도 후지산 배경은 빠질 수 없다. 후지산이 바라다보이는 노천탕이 있는 숙소에 묵으며 몸이 절로 풀리는 따끈한 노천탕에 들어가 하얀 눈으로 곱게 치장한 후지산을 바라보면 하늘로 올라가기 전 선녀탕에서 목욕하는 선녀라도 된 기분이다. 

 

따끈한 노천탕에 들어가 하얀 눈으로 곱게 치장한 후지산을 바라보다보면 하늘로 올라가기 전 선녀탕에서 목욕하는 선녀라도 된 기분이 된다. 사진=하이썬투어 제공


후지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가와구치코 호수에서 겨울과 봄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때가 있다. 바로 4월 중순. 이때는 눈 쌓인 후지산과 분홍의 벚꽃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산 중 겨울은 더디 가도 호수에 기댄 봄은 벚꽃이 팝콘 터지듯, 순식간에 세상 밖으로 성큼 피어나온다. 호수 인근엔 일본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화려한 소장품들을 보유한 이치쿠 미술관이 있어 여행을 더 풍요롭게 한다. 

 

기분 전환을 위한 짧은 휴식을 기대한다면 하이킹과 온천을 더한 후지산 여행이 제격이다. 사진=하이썬투어 제공


주말에도 짧게 오가기 좋은 일본, 한국과 비슷한 듯해도 그만의 분위기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후지산둘레길을 걸으며 묵은 마음의 짐을 털고, 고요하게 온천을 누리고, 정갈한 음식을 즐기며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 일상 속 기분 전환을 위한 짧은 휴식을 기대한다면 숲 속 하이킹과 온천을 더한 후지산 여행만 한 것도 없다. 눈과 벚꽃을 함께 즐길 수 있는 4월 중순의 후지산 여행 일정을 지금 예약해보는 건 어떨까.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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