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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중국산 콘텐츠 플랫폼의 성공과 한계 '틱톡'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다운로드 수 뛰어넘으며 인기몰이…저품질, 정보유출 논란도

2019.02.07(Thu) 14:41:49

[비즈한국] 최근 개봉해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쥔 영화 ‘주먹왕 랄프2’​​는 인터넷 세상을 배경으로 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 일행은 돈을 벌기 위해 콘텐츠를 만듭니다. 일종의 ‘​유튜버'가 되는 셈인데요,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사실 유튜브 콘텐츠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만든 짤방을 조금 바꿔 만든 5~10초 내외의 가벼운 스낵 영상에 가깝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이 영상은 틱톡(Tik Tok)을 활용해 만든 영상을 패러디한 콘텐츠입니다. 틱톡은 20대 이하 젊은 층 위주로 큰 인기를 끄는 앱(애플리케이션)입니다. 틱톡은 중국 콘텐츠의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틱톡은 어떤 서비스고,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을까요?

 

틱톡(Tik Tok)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틱톡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틱톡의 개발사 바이트댄스(Bytedance) 창업자는 장이밍(張一鳴)입니다. 과거 그는 실패한 창업가였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던 자이밍은 2009년 부동산 거래 플랫폼 서비스인 ‘​99팡스닷컴’​​을 공동창업했으나 3년 만에 물러났습니다. 이후 그는 인공지능을 통해 편집자나 에디터 없이 보는 뉴스 사이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를 만들며 중국 콘텐츠 사업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틱톡은 바이트댄스가 200일의 개발기간을 거쳐 만든 서비스입니다. 중국어로는 ‘도우인(抖音)’이라 하는데요. 틱톡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영상 편집입니다. 모바일로 누구나 쉽게 영상을 편집하고 스티커 효과, 이펙트 보정 등을 입힌 뒤 음악까지 넣어 짧은 영상을 만들 수 있게끔 합니다.

  

틱톡의 대표적인 콘텐츠. 수많은 유저들의 댄스 영상을 이어 붙였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다른 유저가 만든 영상을 마음대로 편집하고 이어 붙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영상과 다른 영상을 조합해 또 다른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유튜브의 경우 기본적인 영상기술을 보유한 사람만이 이용이 가능한데요, 틱톡은 앱 하나면 누구나 가볍게 영상 편집이 가능해, 수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틱톡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2016년 라이벌 앱이라 불리는 ‘​뮤지컬리(Musical.ly)’​​를 8억 달러에 인수하고, 2018년 연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제치고 월말 다운로드 기준 세계 최고 앱으로 등극했습니다. 기업 가치는 750억 달러로 책정되어 우버를 능가했습니다.

 

우버를 능가하는 중국산 콘텐츠 서비스가 등장하자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혹자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에서 중국이 앞서기 시작했다고도 해석했지요. 현재 틱톡은 이용자의 50% 이상이 24세 이하의 젊은 층으로 ‘​젊은 서비스’​​ ‘​미래의 서비스’​​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틱톡 광고 화면. 사진=원스토어.


하지만 틱톡 서비스의 근본적인 문제가 조금씩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깊이가 없고, 얄팍한 콘텐츠다’, ‘​지나치게 많이 광고해서 싫다’​ 등등 감정적인 거부 반응이 나오는 것이죠. ‘​주먹왕 랄프2’​에서 나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 또한 그런 비판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는 어쩌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기성세대의 거부반응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틱톡의 성적인 내용,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 등이 문제가 돼 17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틱톡을 1주일간 폐쇄했습니다. 본사가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 콘텐츠 관리를 약속한 뒤에야 서비스가 재개될 수 있었습니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발생하면서 관련 부처들이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경찰은 틱톡의 주 사용층인 1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 요구가 늘고 있다며 이용 유의를 당부했습니다. 미국의 인터넷 감시 단체 커먼센스(Common Sense)는 틱톡 콘텐츠가 16세 이하 이용자들의 틱톡 이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이보다 더 큰 문제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입니다. 미국의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 연구소(PIIE)는 중국 정부가 틱톡이 수집한 개인 정보를 ‘​안보상 당국의 정보 수집 활동’​라는 이유로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보의 종류는 개인식별정보, GPS(위치위성확인시스템), IP 주소, SIM 카드 기반 위치 정보, 단말기 정보, 주소록, 문자메시지 등입니다. 피터슨 국제 연구소는 이들 정보가 서양인의 얼굴 인식 성능 향상은 물론 여론 조작, 스파이 활동 등에 쓰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중국 언론은 일제히 피터슨 국제 연구소를 비판했습니다. 서구가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위협하자 히스테리를 부리는 거라고 표현했지요. 다만 실제 군인 등이 틱톡을 사용해 문제를 일으켰던 걸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웨이 때와 마찬가지로 국가에 대한 낮은 신뢰가 사업에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겁니다.

 

틱톡은 중국 콘텐츠 플랫폼의 희망과 절망을 모두 보여줍니다. 틱톡은 빠른 시간 안에 여타 플랫폼의 기술력을 따라잡았습니다. 기획력도 뛰어납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인 바인(Vine)이 무너지는 동안 틱톡은 더욱 뛰어난 방식으로 영상 콘텐츠를 기획, 세계를 주름잡았습니다. 단순히 짧고 가벼운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룩한 성공은 아닌 셈입니다.

 

하지만 운영에 대한 신뢰는 부족했습니다. 저품질 콘텐츠 삭제 건, 중국 정부의 정보수집 활동 등이 그 일례입니다. 앞으로 틱톡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중국 콘텐츠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를 주름잡기 시작한 중국 콘텐츠 플랫폼, 틱톡이었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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