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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는 애교, 회생개시도…설 연휴 직전 '올빼미 공시' 여전

21시까지를 18시로 바꿨지만, 1일 44개 상장사 장 마감 후 악재성 내용 공시

2019.02.01(Fri) 18:12:14

[비즈한국] 올 설 연휴 전날에도 기업들의 이른바 ‘올빼미 공시’​가 어김없이 쏟아졌다. 1일 장 마감 이후 자사에 악영향을 끼칠 만한 정보를 공시한 상장사는 오후 6시 기준, 총 44개로 코스피 기업 20개, 코스닥 상장사 24개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올빼미 공시가 시장에 선기능도 한다고 평가했다.

설 연휴 전날인 1일 장 마감 후 많은 기업들이 악화된 영업실적을 공개하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를 했다. 지난 1월 9일 거래소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연합뉴스


올빼미 공시는 상장기업이 악재성 정보를 주말, 공휴일, 연휴 전날 장 마감 이후 공시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를 노려 주가하락을 모면한다. 휴장일 동안 악화된 투자심리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설 연휴 전날인 1일 장 마감 후 대다수 기업들은 악화된 영업실적을 뒤늦게 공시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자화전자’​는 오후 3시 51분,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77억 1791만 원과 25억 7764만 원을 기록,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자화전자는 공시를 통해 ‘전방산업 매출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라고 설명했다. 

주강제조업체 ‘​한국주강’​은 오후 3시 59분, 지난해 영업손실이 89억 4035만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28.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손실은 96억 6979만 원으로 전년대비 104.6% 늘었다. 이 밖에 SK에너지, 아세아시멘트, 삼양바이오팜(삼양홀딩스 공시), KPX홀딩스, 일진전기 등이 영업실적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 1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31만 331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공시했다. ‘​웅진씽크빅’​은 타법인 주식 양수 대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000억 원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총 단기차입금은 1900억 원으로 늘었다.

현대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31만 331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공시했다. 코나 전기차 신차발표회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타법인과 맺은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힌 곳도 있다. ‘​일성건설’​은 율촌그린에너지와 체결했던 1100억 원 규모 ‘​율촌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건설공사’​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일성건설은 ‘​발주처의 공사계획인가를 얻지 못했고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져 사업 진행이 불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카메라 부품업체​ ‘지투하이소닉’​은 오후 4시 41분, 경영정상화 등을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및 회사재산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지투하이소닉은 ‘​​법원의 결정에 따른 변동 사항과 이에 따른 추후 진행 상황을 향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기구 생산업체 ‘​솔고바이오’는 오후 5시 14분, 최근 4사업연도 영업손실 기록으로 관리종목지정우려가 발생,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고 공시했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업체 ‘메디포스트’도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고 밝힌 곳 중 한 곳이다.

올빼미 공시에 대한 제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업들이 악의적으로 시간을 조정해 공시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2006년 올빼미 공시를 근절하기 위해 공시운영시간을 축소하기도 했다.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허용했던 공시서류 제출가능시간을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변경하고, 토요일은 서류 제출을 불가토록 한 것. 하지만 기업들이 장 마감 이후부터 오후 6시까지를 노리면서 꼼수는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구하면서도, 올빼미 공시를 나쁘게만 볼 순 없다고 평가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 꼼수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올빼미 공시는 시장에 줄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도 하기에 항상 나쁘다고만 볼 순 없다. 기업의 극심한 악재나 주요 이슈는 어떻게든 주가에 반영이 되기 마련”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진 기자 reveal@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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