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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신상' 아파트의 경쟁력을 따지는 비법

새 아파트 메리트는 보통 10년, 이후엔 결국 '입지' 따라 달라져

2019.01.21(Mon) 10:51:44

[비즈한국] 지난 10년간 아파트 상품의 변화는 크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지하 주차장을 활성화했다. 초소형 임대 아파트를 제외하면 66㎡(약 20평)형 이상 단지는 계단식 아파트로만 공급되고 단지 내 같은 평형이라도 판상형, 타워형 등 평면 타입이 다양하다. 홈네트워크 시스템, 보조주방, 주방 팬트리, 붙박이장, 드레스룸 등 세대 내 공간 상품 아이템이 1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옵션으로 변경됐다. 66㎡형대에도 화장실이 2개 들어간다.  

 

10년만 지나도 아파트 상품 구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아파트 상품 평가 기준을 10년으로 잡는다. 아파트의 수명을 30년으로 가정한다면 일반적으로 10년 미만의 아파트를 ‘새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10~20년 차는 ‘기존 아파트’, 20년 차 이상은 ‘구축 아파트’로 분리한다.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새 아파트의 상품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년이 될 수도, 5년이 될 수도, 심지어 15년이 될 수도 있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최준필 기자

 

예를 들어 보자. 부천시 중동 신도시는 1993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2002년에는 상동 신도시가 들어섰다. 중동 신도시는 명칭만 신도시일 뿐 상동 신도시와 비교해서는 기존 아파트가 된다. 

 

부산 해운대구에는 좌동 신시가지가 있다. 1996년 이후 대규모로 형성된 대규모 택지 개발 신도시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신시가지라 불린다. 해운대구에는 우동도 있다. 우동에는 좌동 신시가지가 형성되고 약 10년 뒤인 2006년부터 새 아파트가 대규모로 공급됐다. 센텀시티, 마린시티라 불리는 지역이다. 이 경우 좌동 신시가지는 기존 아파트가 되고, 우동 마린시티, 센텀시티는 신규 아파트가 된다.

 

부천의 상동 신도시나 해운대의 우동 신도시 모두 새 아파트 공급 당시에는 구시가지에 비해 가격이 비쌌다. 입지 조건만 놓고 보면 구시가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짐에도 상품 경쟁력의 가치에 힘입어 가격이 올랐다. 상동 신도시와 우동 신도시 모두 아파트가 들어선 지 10년이 지났다. 이제는 신규 아파트로 불리지 않는다. 

 

부천과 부산, 두 지역의 시세를 비교하면 다른 양상을 보인다. 부천시의 중동 신도시와 상동 신도시의 시세는 비슷한 데 비해 해운대구의 좌동 신시가지와 우동 센텀시티, 마린시티의 시세는 더 벌어졌다. 두 지역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속되는 상품 경쟁력에 대한 기준이 추가로 필요하다. 상대적 비교를 해야 한다. 

 

부천 상동 신도시는 지난 10년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새 상품으로서의 메리트가 사라졌다. 외지인 눈에는 상동이나 중동 모두 유사한 상품으로 보인다. 상품적인 가치를 제외하면 입지적인 가치로 평가하게 되는데, 두 지역은 유사한 수준의 입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반면 부산 해운대구의 우동 지역엔 최초 입주 이후로도 새 상품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우동 내에서도 분화가 시작됐다. 랜드마크 아파트가 계속 달라지고 주변 아파트 시세도 따라 올라가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래서 우동은 시세가 꾸준히 오를 수 있었다. 우동은 입지적인 경쟁력도 함께 상승했다. 

 

신규 아파트로의 기준을 몇 년으로 봐야 할 것이냐는 경쟁 입지, 경쟁 단지가 있냐에 따라 달라진다. 10년 차 아파트라도 주변에 신규 아파트가 없다면 새 아파트로서의 메리트를 누릴 수 있다. 반면 5년 차 아파트라 해도 주변에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 프리미엄 일부를 양보해야 한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는 5개의 주공 아파트가 있었다. 잠실 주공 1~4단지는 재건축을 해 이미 입주했다. 잠실엘스, 잠실리센츠, 레이크팰리스, 트리지움의 4개 단지 모두 2007~2008년 입주해 10년 차 이상이다. 하지만 주변에 새 아파트가 없어 지금까지도 신규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누린다.

 

주변에 이전 상품보다 뛰어난 상품이 나올 때까지는 상품 경쟁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입지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곳의 상품 경쟁력은 그 가치가 짧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입지 경쟁력이 있는 아파트는 주변에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 몇 년간은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곳이 새 아파트로서의 메리트를 잃는 순간부터 입지 경쟁을 할 수 있다. 

 

부동산을 중단기적 측면에서 보면 입지와 상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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