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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신잡] 정신과보다 가까운 '마음 돌보미' 멘털케어매니저

서울산업진흥원 교육과정 개설…상담·복지센터 취업, 상담카페 창업 등 진출

2019.01.18(Fri) 19:40:34

[비즈한국] “마음이 아프고 괜히 불안한데 누구한테 말해야 할까? 정신과는 꺼려지고 사실 뭐가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사는 건 누구나 다 이 정도는 힘든 거 아닐까?”

 

가벼운 스트레스부터 우울증, 불안감, 대인기피증 등 일상에 스며 있는 현대인의 마음의 병은 가벼운 듯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막상 상담센터나 정신과병원을 방문하기는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2016년) 우리나라 성인 중 연간 470만 명이 정신질환을 앓지만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9.6%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멘털케어매니저’​다. 멘털케어매니저는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직업이다. ​​

 

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2016년) 우리나라 성인 중 연간 470만 명이 정신질환을 앓는다고 보고된다. 하지만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9.6%에 불과하다.

 

# 3개월 교육 수료 후 상담기관 취업도 알선

 

서울산업진흥원(SBA)의 서울신직업인재센터에서 교육 과정이 개설된 멘털케어매니저는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 심리상담 벽을 낮춘다. 먼저 교육생은 관련 학과를 나오거나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아도 멘털케어매니저 교육 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수료 후에는 상담센터 등으로 구직을 연결해주고, 카페나 미술 공간 등을 창업해서 심리 상담을 연계할 수도 있다. 또 서울시일자리카페, 꿈드림센터 등 서울시의 대안 상담소에도 취업이 가능하다.

 

한편 이용자에게는 감기처럼 잦아진 마음의 병을 좀 더 손쉽게 접근해 치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적은 비용으로 상담사와 면담을 통해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을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서로에게 좀 더 대중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멘털케어매니저 교육 과정은 자기분석, 대화기법, 상담기술, 선택이론, 현실치유, 음악치유, 이야기치유, 개인 분석 등으로 구성되고 이론과 실습이 병행된다. 사진=서울산업진흥원​ 제공


멘털케어매니저 과정은 2018년 7월에 처음 개설돼 2개의 기수 29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취업률도 나쁘지 않다. 수료생 가운데 15명이 상담센터, 복지센터에 취업하거나 상담카페 창업 등 관련 분야에 진출했다. 

 

멘털케어매니저 교육 과정은 자기분석, 대화기법, 상담기술, 선택이론, 현실치유, 음악치유, 이야기치유, 개인 분석 등으로 구성되며 이론과 실습이 병행된다. 1, 2기 과정은 일주일에 1~2번, 총 66시간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됐다. 서울시 일자리 예산이 지원되기 때문에 교육비도 저렴하다. 모든 과정이 5만 원선이다. ​2~3월에 모집공고를 하고 4월부터 다양한 교육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위탁 교육을 진행하는 서울경희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소소하게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마음 한편에 작은 불편함을 가진 경우가 많다. 대화 상대가 필요한 사람들과 진심으로 대화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서비스만으로도 내담자가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일상에서 느끼는 고민이나 스트레스 등을 사전에 치유할 수 있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과 사회적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장례복지사로, 청소년 상담사로, ​타인 치유 앞서 내 마음 치유부터” 

 

지난해 멘털케어매니저 과정을 수료한 오현석 씨(52)​는 현재 한 상조회사에서 유족의 마음을 보듬고 장례의식을 돕는 장례복지사로 일한다. 전자회사에서 21년이나 근무한 엔지니어였던 그는 자신이 장례복지사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50대에 들어선 어느 날 야근을 하다가 문득 창에 비친 자신의 시들한 눈빛과 마주한 순간 인생이 바뀌었다. 갑자기 인생에 대한 허무와 왠지 모를 쓰라림이 밀려왔고 ‘이렇게 사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그는 멘털케어매니저 과정을 접하고 마음을 보듬어주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려면 내 마음부터 살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오 씨는 수업에 참여한 후 타인이 아닌 자신의 마음에도 상처가 많다는 걸 알고 놀랐다고 한다. 자기분석 시간에 자신의 가계도로부터 시작되는 마음의 원리를 논리적으로 이해하며 50년간 묻어두고 살았던 상처를 끄집어내고 치유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했다. 

 

그는 “장례복지사를 하면서 시신과 자주 접촉하게 됐는데 마음의 병이나 한을 못 풀고 죽은 시신은 딱딱하고, 고요한 상태에서 편안하게 떠난 시신은 몸도 부드럽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딱딱한 시신을 보면 너무 안쓰러워서 살아있을 때 그들이 마음을 푸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1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오현석 씨는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멘털케어매니저 과정을 수료 후 장례복지사가 됐다. 사진=오현석 씨 제공

 

또 다른 수료생 이윤선 씨(27)​는 현재 상담코칭센터에서 근무하며 주로 초중고 청소년들의 진로 상담을 맡고 있다. 대학교 졸업 후 첫 직장인데, 멘털케어매니저 강좌를 수료한 것이 실제 구직 시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씨는 “멘털케어매너저 과정에서는 타인뿐 아니라 자신의 멘털까지 케어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타인을 상담하다 보면 심리 상담사도 지치기 쉬운데 내 마음을 먼저 잘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과정이 아주 유용했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환경과 내적역량을 토대로 코칭해주는 부분에서도 멘털케어매니저 과정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신직업인재센터에서는 멘털케어매니저를 비롯해 ​매년 신직업군 15개~38개를 선정해 교육 과정을 개설한다. ​개설 때부터 서울시 소재 기업으로부터 일정 정도의 일자리를 확보해 ​수료생들을 연결해준다. 2016년에 시작해 2018년까지 총 79개 과정 2305명을 교육했고 그 중 945명이 취업하거나 창업했다.​ 나이나 자격 제한 없이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

 

서울산업진흥원​ 고용지원본부 교육지원팀 강만구 팀장은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무한경쟁 등으로 향후 산업구조와 직업은 계속 변화할 것이다. 기술 분야든, 창조마케팅 분야든, 휴먼서비스 분야든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직업군을 발굴해 구인과 구직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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