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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뺄 건 과감하게, 넣을 건 확실하게' LG Q9 리뷰

G7 씽큐 핵심 기능 넣어 매력적 가성비 구현…싱글카메라 채택, 무선충전 제외

2019.01.18(Fri) 11:52:41

[비즈한국] 때로는 인내가 답일 때도 있고, 때론 빠른 손절이 현명할 때가 있다. 인내가 필요한 경우는 여력이 충분하고 미래가치가 있을 때다. 반면 손절은 미래가 불투명하고 기회비용이 클 때다. 내 주식 계좌 얘기가 아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얘기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인내와 손절 중에 어떤 것을 택하는 게 좋을까.

 

LG Q9은 보급형답지 않은 아름다운 마감과 넓은 화면을 자랑한다. 사진=김정철 제공

 

LG전자는 스마트폰 부분에서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내 주식 계좌와 비슷하다. 여기에 누적 적자는 2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숫자만 본다면 손절이 맞다. 그런데 미래를 보면 인내가 필요하다. 적자폭은 계속해서 줄고 5G 시대가 오면 스마트폰이 허브 역할을 하므로 다양한 가전 카테고리를 가진 LG전자에게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

 

게다가 LG전자는 나와는 달리 여력이 충분하다. LG전자의 다른 사업 부문의 실적이 좋아 스마트폰의 부진을 감내할 만하다. LG전자가 아직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더 많아 보인다.  

 

5G 시범 서비스가 예상된 2019년 LG가 첫 번째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LG Q9’이다. 40만 원대의 보급형 모델이다. 모델명에 씽큐(ThinQ)는 빠졌다. 우선 모델명이 짧아서 좋다. 씽큐가 빠졌다고 해서 씽큐가 붙은 제품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

 

구글 어시스턴트 호출 버튼이 없을 뿐, 기기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호출이 가능하고 구글 Q렌즈도 탑재했다. 사실 ‘씽큐’라는 수식어는 마케팅적 요소에 가깝다. 삼성의 ‘스마트싱스’도 마찬가지다. 

 

564ppi의 세밀한 도트피치와 HDR10 지원으로 넷플릭스 감상에 최적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LG Q9은 지난해 해외에 출시됐던 ‘G7 피트(Fit)’의 한국 발매명이다. G7 씽큐의 파생모델이었기 때문에 기존 Q시리즈보다는 G7 씽큐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화면은 6.1인치 QHD+ 해상도로 G7 씽큐와 완전히 동일하다. 아주 선명하고 색 재현성이 높다. 보급형 기기에서 이런 화면을 보기란 쉽지 않다. 또 밝기 부스트 기능이 있어 최대 1000니트까지 밝기를 올릴 수 있다. 

 

빛에 따라 은은하게 빛나는 무광 후면부는 케이스로 씌우기가 아깝다. 사진=김정철 제공

 

디자인은 정말 아름답다. 6.1인치임에도 가볍고 콤팩트해서 더 마음에 든다. 특히 후면 디자인이 좋다. 무광이지만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빛난다. 금속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디자인이다. 리뷰 제품은 ‘카민 레드’라는 붉은색 제품인데 카민의 뜻은 잘 모르겠지만 정말 마음에 든다. 케이스 씌우기가 아까울 정도다. 만약 Q9을 고려하고 있다면 붉은색을 추천한다. 어차피 케이스 씌우겠지만.

 

이 정도쯤 되면 G7 씽큐 사용자들을 약 올리기 위한 모델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G7 씽큐와 크기, 무게, 디스플레이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는 있다. 카메라다. 카메라가 하나만 붙어 있어 멀티 카메라를 지원하는 상급기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싱글카메라의 실력은 나쁘지 않다. 후면 1600만 화소에 전면 800만 화소로 G7 씽큐와 비슷한 스펙의 센서를 탑재했다. 나는 G7의 카메라도 어느 정도 만족했기에 Q9 카메라에도 신뢰를 가졌고 직접 테스트해보니 예상대로 좋은 품질을 보여줬다. 다만 LG ‘V40 씽큐’에는 미치지 못한다. V40 씽큐는 내가 테스트해본 스마트폰 카메라 중에 가장 좋은 품질의 사진을 보여줬다.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821이 탑재됐다. 2년 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던 AP다. 여기에 4GB램, 64GB 스토리지가 탑재됐다. 최신 고사양 게임이 자유자재로 구동되지는 않는다. 보급형 폰이니까 보급형 게임을 즐기면 된다. 웬만한 게임은 다 돌아간다. 

 

배터리도 괜찮다. 3000mAh 용량으로 동영상 구동 테스트에서 7시간 30분 연속 재생이 됐다. 이 정도면 크게 불편하지 않다. 고속충전 기능은 당연히 있지만 무선충전 기능은 빠졌다. 

 

구글 어시스턴트 버튼이 없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장점이다. 실수로 누르는 빈도가 줄어드니까. 사진=김정철 제공

 

LG 스마트폰 음질은 오버 테크놀로지로 유명하다. 하이파이 쿼드덱이 탑재됐는데 이 정도면 음질만 따져도 40만 원대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실제 음감을 해봐도 해상력이 뛰어나고 음이 자연스럽다. 집에 처박혀 서랍 속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고가의 음악 감상기가 미워질 정도다.

 

여기에 ‘DTS:X’가 탑재됐고 붐박스 기능도 있다. 붐박스 기능은 소리를 증폭해 간이 스피커로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스피커가 없을 때 잠깐씩 기분 내는 용도로 쓰기에 적합하다. 매일 쓰면 불행해 보이겠지만 야외나 여행 시에는 꽤 유용하다.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과 선명한 화면, LG페이, 방진방수, 뛰어난 음질, 괜찮은 카메라를 갖춰 일상적인 용도로는 단점을 찾기 힘든 폰이다. 싱글 카메라와 보급형 AP를 채택하고 무선 충전이 빠졌지만 LG도 고급 모델을 팔아야 하니 이해하자.

 

그동안 LG 스마트폰의 보급형 라인업인 Q시리즈는 뭔가 매력이 부족했다. 그냥 남은 부품을 대강 조합해 만든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Q9은 합리적 가격 덕분에 오히려 LG 상급기보다 매력적으로 보인다.

 

LG Q9으로 직접 촬영. 사진=김정철 제공

 

사진=김정철 제공

 

사진=김정철 제공

 

사진=김정철 제공

 

사진=김정철 제공


필자 김정철은? 전 ‘더기어’ 편집장.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욱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낸다.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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