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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2019 대한민국 방산 수출 특공대, 신고합니다

소형무장헬기·유도폭탄·지대공미사일·장갑차·자주대공포…지난해 시련만큼 성장

2019.01.12(Sat) 20:50:24

[비즈한국] 새해 2019년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한 해다. 역사적으로는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시발점인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매우 깊으며 군사적으로는 지난 한 해 지속적으로 완화된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의 비핵화에 실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해이기도 하다.

 

2019년의 군사 이슈 중 북한 비핵화와 함께 가장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슈는 방위산업이다.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은 방치된 적성물자와 대외군사원조에만 의존하던 비참한 상황에서 시작, 1974년 율곡사업의 우여곡절을 거쳐 2000년대부터 수입만 하는 국가에서 수출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발전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의 미국 APT-X 사업 수주 실패는 지난해 한국 방위사업의 큰 시련이었다. 사진=록히드마틴


현재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은 단순 포탄, 장구류 수출에서 벗어서 제트훈련기, 잠수함, 전투함, 장갑차, 자주포, 미사일 등 고도화된 첨단무기를 수출하는 세계 8위의 방산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2017년 기준 방위산업 수출액은 31억 달러에 이르니 조선, 반도체, 자동차 산업보다 훨씬 작은 수준이지만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는 상당히 큰 플레이어인 셈이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의 방산 수출은 연도에 따라 늘어났다 줄어나는 일명 ‘고무줄 실적’이 되어버렸다. 방산 수출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무기도입 사업의 수출이 몇 년에 한 번씩 성공하기에 대형 고급 무기체계의 방산 수출 계약 한두 건에 따라 전체 수출실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과 필리핀 수리온 헬기 수출 사업이 좌절되며 2019년 수주 및 생산전망이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2019년 대한민국의 방위사업의 수출 전망이 어두운 것만이 아니다. 여러 방위산업체들이 제한적인 국내 수요를 넘어선 시장을 찾기 위한 도전이 계속되고 있는 까닭에서다. 

 

먼저 지난해 미국 APT-X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KAI는 지난 연말 시제기가 공개된 소형무장헬기(LAH)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KAI의 또 다른 핵심 연구개발사업인 보라매 KF-X 전투기보다 더 빨리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LAH의 경우 대형 공격헬기보다 화력과 생존성이 부족하지만, 수출시장에서는 좀 더 저렴한 무장헬기를 원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LAH는 무장, 전자장비의 상당부분이 국산이고, 엔진과 핵심 부품 대부분은 유럽산이기에 부족한 구형 무장헬기를 보유한 국가나, 무장헬기를 새롭게 확보하고 싶은 나라들을 상대로 세일즈를 벌여볼 만하다.

 

지난 12월 18일 열린 소형무장헬기(LAH) 시제1호기 출고 기념식. 사진=KAI


미사일과 포병전력도 유력한 ‘방산대박’ 후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KGGB GPS 유도폭탄과 현궁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수출되어 실전에서 사용되기까지 했으니, 이 실전기록을 바탕으로 중동 및 제3세계 국가에 수출을 의욕적으로 추진할 법하다. 

 

다만 걸림돌은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인 터키의 로켓산(Roketsan)이다. 로켓산은 Teber GPS 유도폭탄, Cirit 유도 로켓, Karaok 대전차 미사일 등을 제작하여 우리 미사일의 주력 상품들과 가격과 성능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심지어 로켓산의 미사일 포트폴리오에는 우리가 이제 개발을 준비 중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SOM을 이미 실용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나 미국 같은 방산 선진국은 정밀유도무기의 사거리는 더욱 늘리면서,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유도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가령 이스라엘의 Spike LR2 미사일의 경우 최대 10km의 사거리, 지상 및 헬기발사 가능, IT 기술을 도입하여 원격 표적 포착(3rd party Targeting)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신형 전자장비를 사용해 경제적인 가격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우리 방위산업체도 모듈형 탐색기 설계, 저가 고정밀 탐색기술, 다목적 탄두 기술을 연구하여 하나의 미사일이 아닌 여러 미사일에 동시에 기술을 적용, 경쟁자로부터의 기술 우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중동 수출이 기대되는 ‘철매2-PIP’. 사진=김민석 제공


대형 미사일도 수출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지대공 미사일 장비는 수년째 수출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분야 중 하나로, 특히 지난해 양산에 대해 다소간 논쟁이 되었던 철매-2 PIP 지대공 미사일이 2019년 국방예산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된 점은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철매-2 PIP는 레이시온의 패트리어트 PAC-3, 레이시온-록히드 마틴의 PAC-3 MSE, 레이시온-라파엘의 Sharvit Ksamim과 함께 서방측에서 몇 안 되는 전술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미사일이므로, 중동 및 중부 유럽지역에서  반드시 좋은 소식을 들려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내 방위산업의 수출 도전자 중 가장 기대할 만한 것은 신형 수출형 지상장비이다. 한화디펜스는 그동안 K200, K21 장갑차와 천마, 비호 자주대공차량을 만든 경험으로 AS21 Redback 장갑차와 비호-2 자주대공포의 개발에 나섰는데, 위 두 장비는 국내 수요를 위한 정부 주도 개발이 아닌 수출을 위해 개발되는 최초의 최첨단 지상장비들이다. 

 

AS21 장갑차는 K21 장갑차의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중량급 보병전투차로, 기존 K21 장갑차의 부력 도하시스템을 없애는 대신, 무게를 크게 늘려 차체 하부와 측면의 방어력을 향상시켰다. 또한 K21에 장착을 고려했으나 예산 문제로 실현되지 못한 여러 장비들을 가지고 있는데, 가격적으로는 기존 K21보다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 성능 향상의 폭이 커 사실상 K21과 다른 장갑차로 분류해야 된다.

 

호주의 차세대 장갑차 사업에 도전 중인 ‘AS21’. 사진=한화디펜스


AS21은 호주 육군이 추진 중인 Land 400 Phase 3 프로그램에 이미 도전장을 던졌는데, 수조 원 규모의 이 사업에는 이미 내로라하는 방산 선진국들이 최신형 장갑차를 앞 다투어 제시하고 있어 선정이 쉽지 않지만, 객관적인 성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 만큼 수출 시장을 뚫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비호2 역시 국방부와 ADD의 요구가 아닌, 업체가 세계 시장을 노리고 야심차게 자체 개발 중인 장비로, 기존의 자주대공포인 비호와 자주 대공미사일 차량인 천마를 모두 대체할 수 있도록 한 자주 대공포 차량이다. 

 

비호2의 핵심 시스템은 모듈화로,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노리고 개발되어 다양한 국가들의 수요를 만족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제작사는 국방예산이 비교적 작은 개발도상국부터 중진국, 미국과 중동과 같은 선진국의 요구사항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준비 중이다. 

 

가령 비호2는 차륜형 장갑차, 궤도식 장갑차, 대형 트럭, 견인형 등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기관총과 미사일, 조준 탐색장비, 레이더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요구할 경우 포를 아예 떼버리고, 천마처럼 자주 대공미사일 차량으로 세팅하여 배치할 수도 있을 정도다.

 

‘비호2’ 자주대공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시장에 도전한다. 사진=한화디펜스


2019년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북아와 중동, 동유럽 등지에서는 긴장이 여전히 고조되고 있으면서도, 국제 외교관계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격동의 시기를 겪게 된 그 불안정성만큼 급작스러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세계 방산시장은 우리에게 있어서 큰 도전을 하기 적절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방위산업은 그 50년 역사 동안 겪은 도전과 고난만큼,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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