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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입지 경쟁력 vs 상품 경쟁력' 최후의 승자는?

입지가 전부? 상품 경쟁력도 중요해져…신도시 노후화와 도심 재개발에 대입해보니

2018.12.31(Mon) 10:26:55

[비즈한국] 실거주든 투자든 부동산 구입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입지 경쟁력’과 ‘상품 경쟁력’이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까. 

 

대체로는 입지 경쟁력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부동산계의 명언은 괜한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입지만 보고 부동산을 선택해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누구나 집을 매수하려 했던 시대에는 입지가 가장 중요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지금은 생각보다 많은 세대가 집을 구입하려 하지 않는다. 거주할 공간이 필요할 뿐 소유하려는 목적이 없는 이들도 많다.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아닌 실거주지로서의 가치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는 부동산 선택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분당 신도시(아래)가 노후화되고 서울 구도심 재개발이 활성화되면서 입지 경쟁력에 더해 상품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위 사진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사진=연합뉴스

분당 신도시가 노후화되고 서울 구도심 재개발이 활성화되면서 부동산의 입지 경쟁력에 더해 상품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위는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래는 분당 정자동 일대 아파트들. 사진=연합뉴스


먼저 부동산 액터(actor)를 네 개로 나누어 보자. 집을 매수하려는 집단과 매수하지 않으려는 집단이 있다. 또한 부동산 선택 시 입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단과 상품을 고려하는 집단이 있을 것이다. 종합해보면 매수 집단 중에서도 입지 고려 집단과 상품 고려 집단이 있고, 비매수 집단 중에도 입지 고려 집단과 상품 고려 집단이 있는 셈이다. 

  

집을 사려는 매수 집단 중 입지 고려 집단이 많을까, 상품 고려 집단이 더 많을까. 입지 고려 집단이 조금 더 많을 것이다. 임대로 거주하려는 비매수 집단 중에도 입지 고려 집단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입지 좋은 곳의 오래된 부동산은 입지가 나쁜 지역의 새 부동산 보다 더 비싸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판세였다. 

 

그런데 교통이 발달하며 부동산 시장도 변하기 시작했다. 도심에서 떨어진 교외 지역 신도시로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신도시가 등장하면서 상품에 대한 중요성은 과거 대비 커졌다. 분당 신도시 초기 입주자의 대다수는 기존 강남권 거주자들이었다. 그들은 강남이라는 양질의 입지를 포기하고 신도시의 새 상품을 선택했다. 도로와 전철 등 교통망의 확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도시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이사를 오자 기반시설이 추가되며 입지 경쟁력도 좋아지게 되었다. 결국 신도시는 서울 못지않은 입지 경쟁력까지 갖춘 곳으로 떠올랐다. 

  

시간이 지나자 신도시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름만 신도시일 뿐 구도시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신도시가 형성된 지 20년이 넘어가니 상품 경쟁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구도심은 도시재생 사업으로 상품 경쟁력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좋은 입지에 상품 경쟁력까지 갖추니 이전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게 된다. 

 

자연히 가격은 급등하는데 수요층은 많다. 기존의 구도심 거주층에다 신도시로 떠났던 이들까지 도심으로 복귀하니 수요층이 더 늘어난 것이다. 입지 좋고 상품 좋은 부동산은 언제나 수요층이 있다. 

 

구도심에 수요층을 빼앗긴 신도시에는 또 다른 경쟁자까지 등장했다. 새로운 신도시인 2기 신도시, 3기 신도시가 도전을 해온다. 입지 조건은 아직 신도시만 못하지만 상품 경쟁력은 더 뛰어나다. 주차공간도 넉넉하고, 조경 공간이 좋고, 평면 구조와 옵션이 다양하다. 신도시는 구도심 및 새로운 신도시와의 경쟁력 싸움에서 밀리게 된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혼란스러울 것이다. 시장만 보고 ‘묻지마 투자’를 하면 안 되는 시기가 되었다. 철저하게 지역별로 입지 경쟁력과 상품 경쟁력을 따져야 한다. 구도심에서는 상품 경쟁력이 좋아질 곳이 어딘지 파악해야 하고, 신도시에서는 어떤 입지 경쟁력이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인기가 하락하는 신도시라도 경쟁력 있는 입지는 매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부동산은 경쟁력 있는 입지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80%는 성공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입지가 좋으면 상품성은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상품성이 좋은 곳이 저절로 입지까지 좋아지기는 어렵다. 그래서 입지가 상품보다 더 중요하다. 어떤 부동산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지불 가능한 경제력 내에서 가장 좋은 입지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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