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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넘버1·2 권력다툼? '차기' 때 다시 맞붙을까

위성호 신한은행장 돌연 교체 파문, 지주 회장 놓고 조용병 회장과 경쟁했기에 '뒷말'

2018.12.28(Fri) 14:48:13

[비즈한국] 지난 21일, 신한금융지주는 신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11명 중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 유동욱 신한DS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은 연임, 나머지 7명은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퇴진이다. 신한금융의 임원 임기는 통상 ‘2+1년’으로, 2년의 임기를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1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위 행장과 김 사장은 내년 3월에 2년 임기가 끝나지만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에 1년 더 CEO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특히 위 행장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그룹 2인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2017년 초 신한금융 이사회가 차기 회장을 선임할 때 위 행장과 조 회장이 경쟁했지만 위 행장은 회장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조 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됐지만 금융권 일부에서는 조용병-위성호 경쟁구도로 인식했다. 위 행장은 회장 후보에서 사퇴할 당시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회장을 돕겠다는 말은 차기 행장 자리를 원한다는 의미”라며 “한동우 당시 신한금융 회장과 위 내정자 사이에 약속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그룹 2인자로 꼽히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사진)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측근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위성호 행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라 전 회장은 2010년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과 경영권을 놓고 고소·고발전을 펼친 일명 ‘신한 사태’의 장본인이다.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은 결국 회사를 떠났지만 이후 신한금융 내에서는 라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했다. 

 

위 행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될 때도 반대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은행지부(신한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노조는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뛰어난 경영능력 못지않게 리더십과 성품을 갖춘 인물을 중용할 것을 일관되게 요구했다”며 “더 이상 신한 사태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도록 현명한 결정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위 행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신한 사태’를 통해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금융정의연대는 “위 행장은 신한 사태 당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라응찬 전 회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과 함께 핵심 인물”이라며 “자신의 입신을 위해 법원에서 위증과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자는 중요한 금융기관인 은행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어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뿐 아니라 현 정부도 라응찬 전 회장에게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게 최근 검찰이 재조사에 들어간 ‘남산 3억 원’사건이다. 남산 3억 원 사건은 라 전 회장이 이백순 당시 신한은행장을 통해 비자금 3억 원을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전달한 사건이다. 일부에서는 돈을 받은 사람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추측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2015년 3월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여론을 의식하지 않았더라도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행장 체제에 대한 불안감은 예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 사태 당시 중립적 인사였던 조 회장과 라 전 회장 측근들의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라 전 회장 측 인물로 알려진 김형진 사장의 퇴진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6일 위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고, 왜 임기 중간에 인사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 나한테 전화를 한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가는 인사라고 한다”며 “신한금융의 5개 주요 자회사 CEO들은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는데 이번에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번 인사는 조용병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이날 “21일 무조건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조 회장과) 대화가 없었다”며 “전날에는 임원 인사에 대해 조 회장과 논의했고 비교적 좋은 분위기였다”고 했다. 반면 조용병 회장은 21일 이사회 후 인사에 대해 “최근 경기 전망이 어려워 세대교체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최근 검찰 조사와는)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사진) 체제가 굳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조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당장 2019년 말 차기 신한금융 회장 인선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로써 조용병 회장 체제가 굳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조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당장 2019년 말 차기 신한금융 회장 인선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조 회장은 “나도 임기가 끝나면 차기 회장 경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위 행장은 “할 말은 많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 말을 아끼고 싶다. 앞으로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신한금융 회장을 노리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조 회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고, 위 행장은 남산 3억 원 사건의 재조사 압박을 받고 있다.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의 두 사람이 차기 회장을 놓고 다시 붙을 날이 올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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