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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강자 네이버·여행강자 하나투어, '자유여행'도 접수하나

네이버는 모아서 보여주기, 하나투어는 직접 개발…글로벌 OTA 경쟁 도전

2018.12.28(Fri) 15:52:59

[비즈한국]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에서 자유여행 오픈마켓 플랫폼 ‘모하지’를 출시한다. ‘모하지’​는 여행지 액티비티와 입장권, 데이투어 등의 현지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2019년 1월 1일 정식 오픈 예정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항공과 호텔에 이어 ​7월 말부터 ​현지투어 서비스(베타버전)를 시작했다. ‘​여행 강자’​ 하나투어와 ‘​포털 강자’​ 네이버. 이들은 과연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재 국내에서 현지투어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해외 OTA는 클룩(KLOOK), 케이케이데이(KKDAY),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비마이게스트(BeMyGuest) 등. 국내 OTA는 마이리얼트립(myrealtrip)과 와그(WAUG) 정도다. 물론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여행 플랫폼이 현지투어 상품을 항공이나 호텔, 패키지 상품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런 만만찮은 시장에 하나투어와 네이버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하나투어에서 자유여행 오픈마켓 플랫폼 ‘모하지’를 출시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현지투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은 과연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래픽=김상연 기자


# 네이버, 다양한 상품 모아 보여주는 ‘메타서치’​ 방식

 

네이버는 전문 여행사가 아니다. 네이버 현지투어는 호텔스컴바인이나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메타서치 프로그램으로 IT 기반이다. 상품을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네이버와 계약한 액티비티 판매 플랫폼의 상품을 노출한다. 가이드투어는 마이리얼트립, 와그트래블, 투어비스, 투어퍼즐, 줌줌투어, 시티투어닷컴과, 티켓과 패스 판매는 여행박사, 웹투어, 내일스토어, 모두투어 등과 제휴했다. 고객은 다양한 업체의 가격과 프로그램을 비교 후 구매할 수 있다. 

 

네이버로서는 가격경쟁을 할 필요가 없고 상품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메타서치 프로그램은 UI(User Interface·사용자 환경)만 편리하게 잘 가동하면 된다. 즉 상품 공급이 아닌 트래픽 공급이다. 네이버 자체 사용자와 트래픽이 기본적으로 많으니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주요 키워드에 따라 상품을 추천한다. 네이버 항공과 호텔이 연이어 성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에 따라 네이버는 여행 서비스에 투자 확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한 OTA 관계자는 “한국인의 생활에서 네이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모바일 검색습관을 점령하고 있다. 게다가 플랫폼의 목적지 기반 검색에서 상품으로 유도되는 흐름도 좋다”며 “예약습관과 모바일 이용자 사용습관을 어떻게 가져오느냐의 싸움”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국내 OTA는 기본적으로 기술이나 UI보다는 CS(Customer Service·​고객 서비스)에 더 중점을 두는 반면, 해외 OTA나 메타서치 기반 서비스는 어떤 추천을 통해 예약 전환까지 이룰 수 있는지를 좀 더 기술적으로 접근한다. CS로 고객 이탈은 막을 수 있지만 신규 고객을 늘릴 순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현지투어는 호텔스컴바인이나 스카이스캐너 같은 메타서치 프로그램이다. 상품을 직접 개발하는 게 아니라 제휴를 맺은 액티비티 판매 플랫폼의 상품을 노출한다. 사진=네이버 현지투어 캡처

 

# 하나투어, 다른 곳에 없는 개성 있는 상품에 방점​

 

하나투어에서 출시한 ‘모하지’는 아웃바운드 여행업에서 잔뼈가 굵은 하나투어의 전 세계 현지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한편 현지 교민 등 개인 판매자들의 상품을 더한다. 모하지 자체 프로그램과 함께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기도 한다. 

 

지난 4월 설립된 ‘모하지’는 오는 1월 중순께 투어팁스와 합병될 예정이다. 투어팁스는 2012년에 하나투어가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무료 가이드북과 여행 콘텐츠를 기반으로 개별여행객의 항공과 호텔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투어팁스의 콘텐츠와 ‘모하지’ 플랫폼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모하지는 단순히 입장권이나 액티비티, 투어 등의 단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독특한 취향에 맞춰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는 상품을 늘려갈 예정이다. 다른 여행자의 일정을 그대로 따라갈 수도 있지만, 다른 플랫폼에는 없는 개성 있는 현지투어를 선보이려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Work on Role’이라는 프로그램을 결제하면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직접 서볼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2박 3일간 트레이닝을 받은 후 직접 단역 출연자로 무대에 설 수 있다. 백스테이지 투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모하지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직접 서볼 수 있는 ‘Work on Role’ 프로그램 등 개성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사진=하나투어 모하지 캡처


하지만 독특한 상품은 그만큼 고객의 수요도 적다. 지속적으로 상품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수익성 문제도 따른다. 다만 특별한 체험을 부각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투어 쪽은 기본적으로 유통마진이 적기 때문에 많이 팔아야 한다. 많이 팔기 위해선 트래픽이 많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마케팅 비용이 꾸준히 들어가야 한다. 규모의 경제”라며 “마진 100원짜리 상품 하나를 팔기 위해 클릭당 1000원짜리 광고를 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마케팅 비용이 유통마진을 넘어서는 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버티기 힘들어진다. 문제는 자금력과 투자기간”이라고 현실적인 벽을 지적했다.

 

현재 국내외에 이름을 알린 OTA는 대부분 외부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았다. 이들은 투자금의 상당액을 마케팅 비용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를 받지 못하면 힘든 싸움이 될 수 있지만, 투자를 받으려면 트래픽이 많아야 하고, 트래픽을 늘리려면 마케팅을 해야 하는 구조다.

 

대만에 본사를 둔 케이케이데이(KKDAY)는 11개 지사를 기반으로 8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받은 ​총액이 2000억 원에 달한다. 홍콩에 본사가 있는 클룩(KLOOK)은 16개 지사, 80여 개국에 서비스한다. 투자받은 금액은 3300억 원에 이른다. 두 업체 모두 아시아 전역에 지사가 있어 현지 여행업체와 직접 접촉하기에 유리하다. 고객 수가 많으니 영업전략에서도 우위에 선다. 글로벌 OTA가 경쟁에서 승리하는 원인이다. 최근 국내 업체인 와그가 글로벌 진출을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 “UI 개발과 상품 공급력이 승부 가를 것

 

항공이나 호텔도 마찬가지지만 현지투어는 기존 패키지 시장과는 전혀 다른 시장이다. 기존의 국내 패키지 여행사는 적어도 해외로 패키지여행을 하려는 내국인을 외국 여행사에 뺏기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개별 자유 여행객은 전 세계 여행 시장에 노출되어 있다. 

 

투자 유치에 실패해 세계화하지 못한 국내 OTA의 고객은 한국인에 국한된다. 내국인을 잡지 못하면 가망이 없어진다. 반면 해외 OTA의 고객은 전 세계인이다. 거기에 비교적 파이가 크지 않은 한국이라는 국가 하나가 추가되는 셈이다. 고객 범위부터 다르다. 게다가 글로벌 OTA​는 자금력도 충분해 당장 물고기가 안 잡혀도 미끼가 충분하다. 그러나 국내 상장사는 적자폭이 커지면 투자를 지속하기 힘들다. 1년 이상 투자를 지속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해외 OTA 관계자는 “승부를 가르는 두 가지 요소는 UI와 상품 공급 능력이다. 결국 현지투어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잘 녹여낸 플랫폼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며 “마진이 높은 편이 아니니 가격 경쟁력을 가지려면 상품을 직접 공급해야 한다. 입장권이나 사용권은 가격 경쟁력이 무기이고, 액티비티와 투어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질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형화된 상품인 호텔과 항공에 비해 현지투어는 그 종류와 사용법, 티켓 수령처, 현지 상황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그 변수를 잘 운용하는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흔히 메이저가 되지 못하면 돈만 날리다 끝난다고 말한다”며 보기보다 쉽지 않은 시장임을 강조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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