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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 드 뮤지끄] '형돈이와 대준이'의 달콤하게 더 달콤하게, 굉장히…

사랑 노래로 '스윗'하게 컴백…로맨스 가득한 12월 느낌 '물씬'

2018.12.17(Mon) 17:53:34

[비즈한국] 12월은 달달하다. 차가운 공기에 빼앗긴 에너지는 달콤한 것으로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 추위는 우리를 따스한 공간으로 내쫓는다. 따뜻한 식당에서 마주 앉는다. 따뜻한 카페에서 마주 앉는다. 따뜻한 술집에서 마주 앉는다. 

 

그래서 12월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좋은 달이다. 날씨가 춥지 않았다면 밖에서 걸었을지도 모른다. 손을 잡을 사이가 아니라면 애매한 거리를 사이에 두고 얼렁뚱땅 걷다가 모호하게 작별인사를 하고 쓸쓸하게 귀가한다. 하지만 12월엔 어쨌든 실내에 들어가 마주 앉는다. 좋아하는 사람의 눈을 보고 얼굴을 볼 수 있다. 1월이 되면 너무 추워서 좋아하는 사람이 이불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순간은 참으로 황홀하다. 좋아하는 사람에겐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 우리를 둘러싼 이 공기를 좋은 것으로만 가득 채우고 싶다. 미디어가 만든 헛된 우상인 상남자 캐릭터에 찌들었다 해도, 오해로 점철된 특정지역 출신 남자라 해도, 유전자에 시크함에 관련된 염기서열이 있다 해도, 입을 열면 퉁명스런 말만 뱉는 아빠를 보며 자랐다 해도,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다 거부한다 하더라도, 그렇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에겐 좋은 말만 하고 싶다. 좋은 말, 달콤한 말. 이렇게. 

 

형돈이와 대준이 – 니가 듣고 싶은 말

 

90년대 풍의 뿌연 화면과 몽글몽글한 가사를 음미하고 있으니 생크림 한 국자가 먹고 싶어진다. 아주 많은, 하얗고 수북한 생크림. 풍성한 식감에 우유향이 풍풍 올라오는 그런 생크림. 그렇다면 직접 만드는 것이 답이다.

 

생크림을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근처 슈퍼에서 유크림 한 팩을 사다가 설탕 몇 꼬집 넣고 세차게 저으면 된다. 21세기니까 전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묵직한 느낌이 제법 어디서 많이 보던 생크림 같다는 생각이 들면 휘핑을 멈추고 생크림을 국자로 퍼서 접시 위에 턱턱 담는다. 

 

다들 알다시피 생크림에는 역시 따끈하고 바삭한 붕어빵이다. 평소 집 주변 붕어빵 가게의 위치, 맛, 가격, 쉬는 날, 미니 사이즈인지 레귤러 사이즈인지, 필링의 종류(팥, 슈크림) 등을 적어두자. 붕어빵 위치기반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건 아직이다.

 

형돈이와 대준이가 진한 핑크색 수트를 입고 나왔으니 깔맞춤을 위한 딸기도 몇 알 곁들인다. 그리고 이번엔 로스팅 마스터즈의 빈투바 초콜릿 몇 조각을 더했다. 탄자니아산 카카오빈으로 만든, 신맛이 아주 매력적인 초콜릿이다.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사진=이덕 제공

 

한때 목소리가 좋은 사람, 악기 연주를 잘하는 사람,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사랑에 대하여 노래하던 시절이 있었다. 타이틀곡이 사랑 노래, 후속곡도 사랑 노래, 새롭게 차트에 등장한 곡도 사랑 노래, 상을 받은 노래 또한 사랑 노래였던 지긋지긋, 아니 달콤한 시절이다.

 

목소리가 좋은 사람.

 

악기 연주를 잘하는 사람.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

 

항상 재미난 아이디어를 가득 채운 노래를 발표하는 ‘형돈이와 대준이’는 이번 노래를 사랑으로 가득 채워뒀다. 후렴구에서 허니섹시콤보 도니와 슈가스윗파피 코니는 15개의 언어로 사랑을 노래한다. 고막이 녹고 전두엽이 녹을 듯이 간지럽고 달달하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 마주 앉으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정신이 혼미하여 정상적인 사고가 어렵다. 전화기에서 좋아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며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날씨 이야기는 아까 했고 내 앞의 음식은 이미 바쁘게 다 먹어버렸다. 취미를 물어봤는데 내가 잘 모르는 분야였고 좋아하는 음악을 물어봤는데 내가 모르는 뮤지션이었다. 

 

이럴 때 좋은 노래 가사 하나 외워두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노래 가사는 한 편의 시 아니던가. 앞뒤좌우위아래 다 자르고 오직 사랑에 대한 말로만 가사를 가득 채운 이 노래, ‘니가 듣고 싶은 말’ 가사를 평소 입에 붙여둔다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 앉아 버벅거리는 순간 아주 요긴한 구원이 될 것이다. 

 

내 꿀 참 이쁘다 알지 넌 내 거야 내 꿀 어디 봐 알지 나만 봐 잘 자요 내 꿀​.

이덕 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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