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새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 한남동 단독주택을 철거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용산구청과 대법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9월 1993년부터 소유하던 한남동 단독주택(연면적 578.42㎡, 174.97평)을 철거했다.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으로 주목받았고, 용산구청이 2007년 이후 12년간 공시가격을 평가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곳이다(관련기사 [단독] 이재용 이태원 집 12년째 공시가격 평가 제외 논란).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9월 용산구청에 철거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철거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철거 공사에 착수했으며, 공사는 9월부터 11월까지 2달간 진행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철거한 단독주택의 건물 등기부가 11월 7일 멸실된 점을 미뤄, 11월 7일 즈음에 철거 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에는 대기업 총수들이 거주하는 단독자택이 모여 있어 국내 최대 부촌으로 통한다. 한남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유엔빌리지 안에는 정몽구 현대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자택이, 이태원역에서 남산으로 오르는 언덕길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의 자택이 있다.
2011년 5월 재혼하면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신혼살림을 차렸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새 단독주택(연면적 2049.28㎡, 619.91평)을 지어 7년 만에 한남동으로 돌아왔다(관련기사 정용진 부회장 한남동 컴백 ‘신세계타운’ 형성). 2015년 12월 불륜을 고백하며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별거 중인 최태원 SK 회장도 유엔빌리지에서 한남동으로 거처를 옮기기 위해 2016년 2월 한남동 건물을 매입해 최근 철거했다. 조만간 단독주택 신축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철거한 단독주택 부지에 새 단독주택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건물주가 건물을 직접 철거하고, 부지를 매각하지 않았다면 자신 명의로 새 건물을 지을 가능성이 높다”며 “새 단독주택이 어떻게 지어질지는 건설 계획서가 제출돼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새 집을 짓는다면 이웃사촌인 최태원 회장이나 정용진 부회장의 단독주택보다는 더 큰 규모로 지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의 새 단독주택 예정 부지의 면적은 1543.8㎡(467평)로, 정용진 부회장의 단독주택 부지(1140㎡, 344.85평), 최태원 회장의 새 단독주택 예정 부지(970㎡, 293.43평)보다 넓다.
국내 기업들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대기업의 총수 세 사람이 잇따라 한남동에 새 단독주택을 짓는 셈이라 재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들 셋은 모두 60년대생으로 50대의 나이다. 이 중 정용진 부회장, 최태원 회장은 첫 번째 부인에 이어 두 번째 인연과 새출발하는 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새 단독주택 건설과 관련해 삼성그룹 측은 “총수 일가의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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