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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구석기 시대로 가는 타임머신, 전곡선사박물관

구석기 유물 8000점 이상 발굴…주먹도끼, 동굴벽화 보고 체험도 가능

2018.12.11(Tue) 12:49:22

[비즈한국] 2000년대 들어 지자체들이 짓는 박물관 중에는 해외 유명 박물관에 비추어 보아도 손색 없는 곳들이 많다. 2011년 문을 연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의 전곡선사박물관도 눈에 띄는 곳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물은 물론이고 최첨단 방식을 이용한 전시뿐 아니라 타임머신을 닮은 건물 자체도 멋지기 때문. 사람도 붐비지 않아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곡에 선사박물관이 들어선 것은 이곳에서 아주 중요한 선사시대 유물유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1978년, 고고학을 전공한 주한미군이 애인과 놀러왔다가 우연히 구석기 시대의 주먹도끼를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그건 보통 주먹도끼가 아니었다. 그때까지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나오고 아시아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았던 ‘​아슐리안식 주먹도끼’​였다. 

 

돌의 양쪽에 모두 날을 세운 ‘​아슐리안식 주먹도끼’​. 1978년 이후 전곡리에서는 구석기 유물이 8000점 이상 발굴되었고 2011년 전곡선사박물관이 세워졌다. 사진=구완회 제공

 

돌의 양쪽에 모두 날을 세운 아슐리안식 주먹도끼가 대한민국에서 발견된 일은 세계 고고학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이곳에선 아슐리안식 주먹도끼를 비롯한 구석기 유물이 8000점 이상 발굴되었다. 그리고 2011년, 여기에 전곡선사박물관이 세워졌다. 

 

# 앞으로 앞으로, 인류 진화의 행진

 

동두천역에서 출발하는 경원선 기차를 타고 한탄강역에 내려 10분쯤 걸으면, 야트막한 언덕에 구불구불 긴 통 모양의 독특한 건물이 나타난다. 프랑스 유명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건물은 UFO 같기도 하고, 타임머신 같기도 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구석기 시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전시실 입구에는 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되어 세계 고고학사를 새로 쓰게 만들었다는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관람객들을 맞는다. 전시실 중앙에는 최초의 인류부터 약 1만 년 전의 구석기인까지 모두 14종의 화석인류를 진화 순서대로 복원해 놓았다. 제일 앞에 서 있는 것은 원숭이에 더 가까운데 뒤로 갈수록 점점 사람 모습이 되어가는 모양이 신기하다. 

 

전시실 중앙에는 최초의 인류부터 약 1만 년 전의 구석기인까지 모두 14종의 화석인류를 진화 순서대로 복원해 놓았다. 사진=구완회 제공


화석인류 옆으로 있는 동굴 안쪽 벽에는 소나 말, 사슴  등 세계 각지의 구석기인들이 그린 동굴벽화를 복제해 놓았다. 사진=구완회 제공

 

화석인류 중 두 번째가 그 유명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다. 지금부터 약 400만 년 전에 등장한 최초의 인류라지만, 아직 사람보다는 원숭이에 가까워 보인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란 이름도 ‘남쪽 원숭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들은 두 발로 걸어 다녔다는 점에서 원숭이와 다르다. 첫 번째는 ‘투마이’라는 이름의 화석인류인데, 아직 인류인지 아닌지 학자들 사이에서 논쟁 중이란다. 

 

화석인류 옆으로는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동굴이 보인다. 동굴 안쪽 벽에는 소나 말, 사슴  등 세계 각지의 구석기인들이 그린 동굴벽화를 복제해 놓았다. 마치 피카소의 그림처럼 멋진 동물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런 그림이 동물을 잘 잡기 바라는 주술적 의미를 가졌다는 사실, 다른 하나는 이것으로 사냥 연습을 하기도 했다는 것. 실제 화살 자국이 난 그림도 있단다. 

 

# 아이와 함께, 구석기인 여권 만들기

 

전시실 바깥에 아이들이 직접 자기 사진을 찍어 원시 인류와 합성해 ‘​구석기인 여권’​을 만들 수 있는 ‘​몰핑 스테이션’​도 재미있다. 전망이 확 트여 있는 2층 카페테리아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전곡선사박물관 뒤에 있는 ‘연천 전곡리 유적’에는 구석기 시대를 재현한 모형들이 보인다. 돌도끼나 돌창으로 사냥한 동물의 고기를 돌칼로 자르고, 긁개로 가죽을 벗겨내는 모습이다. 연천 전곡리 유적 한쪽에는 발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전곡리 토층 박물관’도 있다. 어떤 도구를 가지고 어떻게 땅을 파서, 어떤 유물들을 발굴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곡선사박물관 뒤에 있는 ‘연천 전곡리 유적’에는 모형으로 구석기 시대가 재현되어 있다. 돌도끼나 돌창으로 사냥한 동물의 고기를 돌칼로 자르고, 긁개로 가죽을 벗겨내는 모습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전곡선사박물관의 자랑이다. 평일에는 20명 이상 단체 관람객만 체험이 가능하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개인 관람객도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사정에 따라 프로그램이 취소될 수도 있으니 미리 인터넷이나 전화로 확인한 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아이들용 셀프가이드와 부모용 참고자료를 미리 다운받아 볼 수도 있다. 

 

전곡선사박물관 주변에는 ‘연천 자연7경’이 있다. 임진강과 동막골유원지, 고대산, 한탄강관광지, 재인폭포, 열두개울, 백학저수지가 그것들이다. 이중 한탄강관광지는 전곡선사박물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나머지도 승용차를 이용하면 30분 안쪽으로 도착 가능하다. 비가 온 뒤라면 재인폭포가 좋다. 조금 무리를 해서 832m의 고대산 정상에 오르면 철원평야와 북녘 땅까지 볼 수 있다. 혹 가족끼리 온천을 하고 싶다면 전곡선사박물관에서 10km 떨어져 있는 신북온천을 이용하면 된다.

 

여행정보

▲위치: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평화로 443번길 2

▲문의: 031-830-5600

▲관람 시간: 10:00~18:00(7~8월은 10:00~19:00), 월요일, 1월1일, 설과 추석 당일 휴관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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