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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극에서 다이빙' 어드벤처트래블 선구 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

실크로드·킬리만자로·아마존 등 오지여행 개척 "어딜 가느냐보다 무얼 경험하느냐가 중요"

2018.11.15(Thu) 18:20:13

[비즈한국] “소득 수준이 늘고 라이프스타일도 바뀌었는데 매일 소주만 마실 수 있나요? 사케도 마시고 와인도 마셔야죠.”​ ​

 

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에게 패키지여행 아니면 개별자유여행으로 나뉘는 국내 여행시장은 다소 재미없고 지루한 시장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남극과 북극 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남북극 외에도 실크로드, 킬리만자로, 몽블랑, 갈라파고스제도, 산티아고, 아마존 등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여행 코스를 개발해 판매한다. 기존 여행사와 다른 ‘지구 깊숙이 들어가는 여행’을 표방하는 그를 지난 15일 만났다.

 

장영복 대표는 국내 최초로 남극과 북극 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아직까지 국내 유일이다. 2007년부터 매년 15~25명을 남극에 보냈는데 이번엔 쇄빙선을 통째로 빌려 2019년 1월 11일 67명이 남극으로 떠난다. 사진=이종현 기자

 

장영복 신발끈여행사 대표는 국내 최초로 남극과 북극 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국내에선 아직 신발끈여행사가 유일하다. 남극은 매년 3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지만, 그가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전까지 남극을 찾은 한국인은 1년에 고작 한두 명뿐이었다. 2007년에 남극 상품을 개발해 매년 15~25명을 꾸준히 남극에 보내왔는데 이번엔 쇄빙선을 통째로 빌렸다. 2019년 1월 11일 67명이 남극으로 떠난다. 북극은 내년 7월 말로 예정되어 있다. 흔한 패키지여행이나 혼자 계획하는 개별여행으로는 경험하지 못하는 여행이다. 장영복 대표는 주로 이런 여행을 발굴해 상품으로 만든다.  

 

특정지역 출입에 대한 퍼밋이나 롯지 예약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한 여행, 전세버스로는 갈 수 없고 도보여행을 해야 하거나 로컬의 버스와 기차, 사륜구동 차량 등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곳, 3~6개월 전 사전 예약 없이는 가기 어려운 곳 등이다. 

 

일반적인 여행사들이 한국 랜드사를 통해 다시 현지 랜드사와 연결하는 시스템이라면 신발끈여행사는 바로 현지 랜드사와 접촉한다. 한국인만이 아닌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하는 현지 랜드사를 직접 섭외해 여행 스케줄을 진행한다. 쇼핑이나 옵션은 당연히 없다. 쇼핑이나 옵션이 나올 수 없는 상품이고 구조다. 하지만 유통과정을 줄여 단가를 낮춰도 가격은 국내 일반적인 패키지 상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패키지가 취급하지 못하는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여행의 질을 낮추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의 질이 높다는 것이 꼭 고급 호텔에서 자고 최고급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아니다. 평소 좋은 집에 사는 사람에게 좋은 호텔은 별 의미가 없듯 그 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것을 경험하는 것이 질 높은 여행이다.”

 

일반적으로 투어는 단체여행을 의미하고, 트래블은 개별여행을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인데, 장 대표는 ‘​트래블적인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고 말한다. 개인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것은 여행사가 대신 준비해 경험하게 해주고, 단체여행에는 흔히 배제되는 사적이고 독특한 경험도 가능한 여행을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좀 다르고, 좀 더 깊숙한 여행이다. 신발끈여행사의 슬로건은 ‘지구 깊숙이 들어가는 여행’이다.  

 

여행의 질이 높다는 것은 고급 호텔에서 자고 최고급 음식을 먹는 게 아니다. 그 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남극바다로 다이빙하는 모습. 사진=신발끈여행사 제공


이것이 신발끈여행사에서 만드는 어드벤처 트래블이다. 신발끈의 어드벤처 여행은 짧은 일정의 소규모 그룹으로 독특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클래식, 아프리카 종단·남미 종단 등 혼자서는 하기 힘든 종단여행을 트럭과 페리 등을 이용해 함께하는 오버랜드, 퍼밋과 롯지 예약이 어렵고 현지 산악 가이드의 동반이 필요한 어드벤처 트레킹, 인도네시아·스리랑카·티베트 등을 로컬 열차로 좀 더 꼼꼼히 여행하는 레일 프로그램, 남극점·북극점으로의 모험 극지여행 등이다. 

 

하지만 어드벤처 트래블이라고 해서 장소가 다는 아니다. 목적지는 같아도 가는 과정과 도착 후의 경험이 전혀 다를 수 있다. 남극에 가더라도 3000명이 타는 대형 크루즈를 탄다면 선내의 큰 식당과 수영장, 영화관을 즐길 수 있지만 남극땅에 내릴 수는 없다. 대신 100명이 정원인 익스페디션 크루즈를 탄다면 작은 선체로 인해 흔들림이 많고 불편하지만 작은 보트로 남극땅에 내려 더 자세하고 깊숙이 구석구석 여행할 수 있다. ‘장소보다 과정, 어디로보다 어떻게’가 장영복 대표가 늘 고민하는 지점이다. 

 

마추픽추도 마찬가지다. 근처 마을에서 기차와 버스를 타고 3시간 만에 가는 것이 일반적인 패키지 상품의 구성이라면 어드벤처 트래블은 잉카트레일을 3박 4일 동안 걸으며 곳곳에 산재한 고대 잉카인의 집과 시장, 제사장 등의 유적지를 둘러보며 마추픽추에 도착한다. 불편하고 고단한 만큼 깊이 보고 느끼게 된다. 히말라야 트레킹이나 세렝게티, 갈라파고스제도 여행도 다르지 않다. 여행장소가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과 경험하는 방식에 따라 어드벤처 트래블의 질이 결정된다. 

 

장 대표는 “국내에서는 여행을 패키지여행이나 개별자유여행으로 구분한다. 여기에 비즈니스 출장이 더해지는 정도다. 반면 서구에서는 교통수단이나 산업구조에 따라 코치(버스)투어, 크루즈, 어드벤처, 에어텔 등으로 나눈다. 여행을 대하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말한다.

 

어드벤처 트래블이라고 해서 장소가 다는 아니다. 목적지는 같아도 가는 과정과 도착 후의 경험이 전혀 다를 수 있다. 펭귄이 부화하는 1월의 남극. 사진=신발끈여행사 제공


장영복 대표는 국내 배낭여행 1세대로 1991년에 신발끈여행사를 설립해 30년 가까이 어드벤처 트래블을 고수해왔다. 직원 16명의 작은 여행사지만 대학의 관광학 교재에 나올 만큼 ‘유일한 여행사’로 입지를 굳혔다. 배낭여행자들의 바이블격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을 1993년에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최근까지 번역·출간하기도 했다.  

 

1997년부터는 영국 어드벤처 전문여행사 엑소더스 트래블(Exodus Travel), 캐나다 어드벤처 전문여행사 지어드밴처(G adventures), 호주 어드벤처 전문여행사 인트레피드 트래블(Intrepid Travel), 유럽코치배낭여행 탑데크(Topdeck) 등과 계약해 한국 대표 사무소 역할을 하며 상품을 연계해 판매하고 있다.​

 

“이 세상에 더 이상 오지는 없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안 갈 뿐이죠.”​​​

 

장 대표는 ​국내 여행도 이제 어드벤처 시대로 가리라 예상한다. ​2019년부터는 여행사의 역량을 ‘어드벤처 트래블(Adventure Travel)’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라는 과거의 영광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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