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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꼬마 전기차' 마스타 EV 간단 시승기

어설프지만 불편하지는 않아…우정사업본부 도입 1.5만 대 놓고 '불꽃 경쟁' 중

2018.11.14(Wed) 16:46:26

[비즈한국] 지난 11일까지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코리아 트럭쇼 2018’을 다녀왔다. 그나저나 송도 컨벤시아는 참 아쉬운 전시회장이다. 지하철이나 대중교통과 거의 연결되지 않아 관람객의 접근이 쉽지 않다. 관람객이 적어서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물론 휑한 전시회장에 있는 참가 기업 관계자들의 얼굴은 밝지가 않다.

 

트럭쇼라는 주제답게 거대한 트럭들이 잔뜩 전시돼 있는데, 그 사이에 아주 작은 미니 트럭이 있었다. ‘마스타자동차’가 내놓은 2인승 카고 전기차다. 마스타자동차는 원래 자동차 정비나 긴급출동을 서비스하는 회사지만 최근 2인승 전기차를 개발해 내년 초에 정식 출시 예정이다.

 

마스타 EV는 2018 이탈리아 국제디자인 설계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사진=김정철 제공

 

각종 전기차 관련 전시회에 가도 마스타자동차 부스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넓은 영역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인기도 상당하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걸음을 멈추고 마스타자동차 부스에 머물렀다. 아이들은 차가 귀여운지 차에 올라타 자꾸만 자동차 경적을 울려댔다. 마스타자동차 관계자들은 그때마다 아이들을 저지하느라 떠들썩했다. 심심한 트럭쇼지만 이 전시장만큼은 활기가 있다.  

 

마스타자동차는 카고(Cargo, 소형 화물)형 전기차를 표방했다. 그래서 종류가 많다. 마스타 마이크로, 마스타 미니, 마스타 PU, 마스타 밴, 4종이다. 사양은 대동소이하다. 저속 전기차로 최대 시속 80km 정도의 속도로 운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고속도로나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는 진입할 수 없다.

 

마스타 EV는 국내 최초의 카고형 전기차다. 사진=김정철 제공

 

4~6시간 완속 충전을 제공하며 에어컨,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수동식 선루프까지 갖췄다. 배터리 용량은 적지만 주행거리는 긴 편이다.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는 28kw 용량의 배터리로 약 200km의 주행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마스타 미니는 10kw의 배터리로 약 160km의 주행이 가능하다고 마스타자동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가벼운 공차 무게(마스타 미니 기준 538kg) 덕분이다. 대신 카고형 마스타 밴은 공차 중량이 639kg으로 최대 주행거리도 100km 정도로 줄어든다.

 

카고가 아닌 일반 2인용 전기차도 있다. 마스타자동차는 이 전기차들을 1500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보조금을 받으면 600만~700만 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과연 소비자들이 ‘서브 자동차’의 개념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전시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꼬마 전기차를 보며 ‘귀엽다’를 연발하는 걸 보니 앞날이 그리 어둡지는 않아 보인다.

 

2인승 일반차는 최소한의 필요 공간만 있는 작은 크기에 12인치 휠을 장착했다. 사진=김정철 제공

 

전시회장 한편에는 시승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직접 탑승해보니 다소 좁은 듯해도 운전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운전석 시트나 대시보드 조작부 느낌도 다소 어설프지만 큰 불편은 없다. 럭셔리와는 거리가 멀지만 실용성 위주의 자동차니 큰 문제는 없다. 전기차답게 시동을 걸어도 소음이 없고 가속력도 빠르다. 코너링에서는 좀 불안하지만 쉽게 넘어질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정식 양산품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양산 이후 디자인이나 인테리어가 변동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미니 전기차를 타보니 저비용항공사의 좌석이 생각났다. 서비스는 부족하지만 본질은 같다. 목적지에 가는 거다. 안락한 의자와 넓은 공간, 편의 시설이 부럽다면 고급 자동차를 비싸게 주고 사면 된다. 하지만 그냥 목적지에 물건을 싣고 가는 거라면 미니 전기차도 괜찮다.

 

마스타 EV의 실내 공간. 사진=마스타자동차 제공

 

얼마 전에도 소개했다시피 최근 2인용 전기차가 많이 선보인다. 이유가 있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우정사업본부가 현재 1만 5000대 규모의 우편배달용 차량 중에 1만 대가량을 소형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편배달용 택배차로 선정되면 약 2년간 1만 대 정도의 매출이 보장된다. 단숨에 전기차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강력한 매출이 생기는 셈이다.

 

다만 이런 강력한 모티브가 있다 보니 서둘러 중국산 전기차에 껍데기만 바꿔 들여오거나 그냥 직수입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전기차는 우정사업본부의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면 서비스가 흐지부지되거나 사업을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2인승 전기차를 고를 때는 회사의 서비스나 비전을 보고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싸다고 덜컥 샀다가 훗날 사후서비스 때문에 고생할 수 있다. 마스타자동차는 원래 차량 정비 네트워크로 유명하다. 그래서 사후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앞으로도 완성도 높은 다양한 전기차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 김정철은? ‘더기어’ 편집장.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욱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낸다.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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