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홍남기의 미래?' 역대 정부 1~2번째 경제수장 성적 비교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 교체…이전 네 정부 모두 두 번째 경제수장 때 지표 좋아

2018.11.09(Fri) 14:01:42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했다. 역대 정부에서 첫 경제수장은 정권교체 초기에 따른 혼선, 청와대와의 정책 공감 부족 등으로 경제성적표가 좋지 않았지만 두 번째 경제수장부터는 경제 지표가 좋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럼에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취업난,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전망 등을 안고 경제수장에 오를 홍남기 경제부총리 지명자가 과연 전례대로 경제 회복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가상화폐 대응방안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의제로 열린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현안보고를 하는 홍남기 지명자. 사진=박은숙 기자


김대중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까지, 4개 정부의 첫 번째 경제수장과 두 번째 경제수장의 성적표를 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김대중 정부에서 첫 경제수장을 맡은 이는 이규성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1998년 3월~1999년 5월)이다. 이 장관은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라는 최악의 경제 상황에 빠져 있을 때 경제 사령탑에 올랐다. 그에게 주어진 업무도 구조조정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발판 마련이었다. 이 장관이 맡았던 1998년 경제성장률은 -5.5%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12.2%에 달했다. 

 

이 전 장관이 발판을 제대로 마련해준 덕인지 후임인 강봉균 장관(1999년 5월~2000년 1월) 때는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1999년 경제성장률은 11.3%로 급등했고, 청년실업률은 10.9%로 떨어졌다. 

 

노무현 정부 첫 경제수장은 김진표 경제부총리(2003년 2월~2004년 2월)가 맡았다. 김 부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할 때 맺은 인연으로 발탁됐지만 개혁 성향 학자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정책 집행에서 고전했다. 여기에 부동산 대책과 신용카드 부채 문제 대응에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김 부총리가 맡기 전인 2002년 7.4%였던 경제성장률은 2003년에 2.9%로 떨어졌고, 청년실업률은 같은 기간 6.6%에서 7.7%로 올랐다. 

 

노무현 정부 두 번째 경제수장을 맡은 이헌재 부총리(2004년 2월~2005년 3월) 때는 다시 경제가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경제성장률은 2004년 4.9%로 올랐다. 다만 청년실업률은 7.8%로 회복이 더뎠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제수장 성적 차이가 더욱 극명했다. 

 

이명박 정부 첫 경제수장은 이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리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2008년 2월~2009년 2월)이었다. 강 전 장관은 이른바 747(7% 성장·소득 4만 달러·경제 세계 7위) 공약에 지나치게 매몰되면서 외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수출에 도움을 주기 위한 고환율 정책을 폈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의 금융위기와 고유가 등으로 인해 한국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줬다. 2007년 5.5%였던 성장률은 2008년 2.8%까지 떨어졌다. 2009년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윤증현 장관(2009년 2월~2011년 6월)을 긴급 투입했다. 윤증현 카드는 적중해 2009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0.7%를 기록했고, 2010년에는 6.5%까지 올랐다. 2011년에도 3.7%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명박 정부 첫 경제수장인 강만수 장관의 고환율 정책이 한국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자 이 대통령은 윤증현 장관(2009년 2월~2011년 6월)을 긴급 투입했다. 2010년 7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윤증현 장관. 사진=비즈한국DB


박근혜 정부 첫 경제 사령탑은 현오석 부총리(2013년 3월~2014년 7월)가 맡았지만 경제부처와 접점이 없었던 탓인지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또 카드사 개인 정보 유출 사태 당시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여러 설화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3년 성장률은 2.9%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지만 박근혜 정부 공약(잠재성장률 4%·고용률 70%·국민소득 4만 달러)에는 크게 못 미쳤다. 

 

그 뒤를 이은 최경환 부총리(2014년 7월~2016년 1월)는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세운 ‘초이노믹스’를 밀어붙이며 경제를 끌어올렸다. 다만 최 부총리는 지나치게 부동산 건설 등 단기 부양책에 집중한 탓에 다른 정부의 두 번째 수장만큼 안정적 경제 회복 기반을 마련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3.3%로 올랐던 경제성장률은 2015년에 2.8%로 떨어졌다.

 

한편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경제수장을 맡게 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을 시작한 ‘예산통’이다. 강원도 춘천 출신이어서 지역색이 옅고, 일처리가 깔끔하면서 성격이 원만해 업무조정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성향 덕에 정부 교체에도 별다른 굴곡을 없이 신임을 받아왔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기획예산처 장관 비서관, 청와대 정책실장 보좌관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대변인과 정책조정실장,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등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는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됐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정용진 부회장 소유 주택에 엑손모빌이 4억대 근저당, 왜?
· [단독] 김세용 SH공사 사장 재산 축소 신고, 윤리위 "곧 시정 명령"
· [단독 인터뷰] 박신철 전 자베즈 대표 "난 파워맨 아니다"
· '공신 아니라서?' 김동연‧이주열 잇단 외풍 우려 까닭
· 경제성장률 선방에도 '재정 중독' 우려 까닭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