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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버이츠 대란' 송도에서 비오는 날 주문해봤다

초기 프로모션에 '반짝' 인기 후 조용…"인구 증가로 수요 점차 늘 것" 전망

2018.11.09(Fri) 11:54:28

[비즈한국] “1분 내로 도서관 앞에 도착하거든요?” ‘우버이츠’ 라이더(배달원)의 전화였다. “네, 이미 나와 있어요.” 애플리케이션(앱)을 보고 이미 마중을 나가 있었다. 우버이츠는 라이더의 위치를 추적해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의 도서관 앞이었다. 

 

음식 배달 전문 앱 우버이츠는 지난 10월 23일 송도국제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이츠는 글로벌 공유경제 기업 ‘우버’가 내놓은 서비스로 국내에선 ‘배달의민족 라이더스’에 밀리지만 세계 음식 배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버이츠는 지난 7월 국내에 출시해 강남구 등 3개 구에서 13개 구로 서울 내 서비스 범위를 넓혀왔다. 서울 외 첫 지역으로 송도가 지목됐다. 

 

우버이츠는 배달한 음식이 손에 들어오기 까지 위치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알려준다. 비가 오는 날 같이 기상 여건이 나빠지면 주문 할 수 있는 구역도 자동으로 줄어든다. 사진=우버이츠 앱 캡처

 

우버이츠가 송도에 출시된 직후 며칠간 하루 주문량이 레스토랑 파트너당 50~100건 정도에 달했다. “주문 한 번에 1~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도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에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송도는 ‘배달 취약 지역’으로 인천 내에서 주문해도 추가 배달 비용이 붙기도 한다. 우버이츠가 송도의 숨어 있던 수요를 제대로 공략한 걸까? 직접 송도에 가서 우버이츠를 사용해봤다.

 

앱으로 주문하고 배달까지 걸린 시간은 31분. 배달이 밀려 있을 거라 긴장했는데 의외로 빨랐다. 게다가 비도 오고, 한창 점심시간인 오후 12시 30분이었다. 라이더는 포장 용기에 담긴 음식을 건넸다. 앱으로 이미 결제를 끝내서 우산을 목에 건 채로 카드를 내미는 수고를 할 필요는 없었다.

 

받아든 메뉴는 ‘하와이안 찹스테이크 라이스’였다. 학교 식당에서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메뉴. 배달 전문 앱의 최대 장점이었다. 기존에 배달을 시킬 수 없던 레스토랑의 음식을 어디서든 받아볼 수 있다는 것. 비가 오는 날 밖으로 나가긴 싫고, 학교 식당 메뉴가 지겨울 때 딱 좋다. 송도에서 가장 주문량이 많다는 테크노파크역 근처에서 수제버거를 시켰을 때도 주문 뒤 25분 만에 도착했다.

 

# 우버이츠가 송도에서 ‘핫’하다고?

 

결론부터 말하면 우버이츠가 송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초기에 반짝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내 잠잠해진 분위기. 론칭 이벤트인 우버이츠의 ‘5000원 프로모션’의 영향이 컸다. 초기엔 1만 5000원가량 되는 메뉴도 한정 수량으로 5000원에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렸다. 프로모션 물량이 소진되자 주문도 줄어들었다. 현재는 기존 배달 수요보다 우버이츠 사용 빈도가 약간 적어 보였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내 도서관 건물에서 배달받은 하와이안 찹스테이크 라이스. 배달까지 31분이 소요됐다. 송도 서비스 초기 프로모션 수량이 소진되자 밀려오던 주문이 줄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우버이츠의 레스토랑 파트너인 식당 주인 A 씨는 “초기에 프로모션할 땐 하루에 주문 100건이 들어오기도 했다. 지금은 하루에 5건 정도 나간다. 현재는 잘 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중을 내다보고 시작한 것”이라며 “송도에 아파트가 많은데 중산층 이상 정도인 사람들이라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버이츠 라이더 B 씨는 “초기엔 엄청 바빴다. 시간당 4~5건 정도 받았는데, 지금은 2건 받기도 힘들다. 하루 10시간 일한다 치면 15건 정도”라며 “이 지역에서 배달을 10년 정도 했는데, 지금은 우버이츠가 일반 배달 콜 받는 것보단 살짝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우버이츠 라이더 C 씨는 “아파트보다 아무래도 20~30대가 많은 대학교에서 많이 시킨다. 40대도 없진 않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앱 조작에 애를 먹는 것 같다”며 “그래도 배달이 안 되던 게 되니까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수요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우버이츠는 왜 송도를 택했을까?

 

배달 업계 관계자들은 송도는 배달 수요가 적은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아파트 지역에선 배달 수요가 적다. 배달 업체는 학교 기숙사나 오피스텔 같은 1인 가구가 많은 곳을 타깃으로 한다. 근데 송도는 대부분 아파트 지역이다. 기존 배달 콜 업체도 손들고 나가는 판”이라고 답했다.

 

송도 지역은 기존 배달원들이 우버이츠 라이더로 등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리, 날씨, 배달 위치에 따라 한 건당 많게는 1만 원까지 받는다고 한다. 우버이츠가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박현광 기자

 

우버이츠는 송도를 잠재적 수요 증가 지역으로 보고 있다. 2018년 3월 기준 송도국제도시의 인구는 12만 8565명이다. 4년 전인 2014년 3월 송도의 인구는 7만 624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까지 총 26만 명(내국인 18만 명, 외국인 7만 명)을 목표하고 있다.

 

53.4㎢(약 여의도의 6배) 면적의 송도국제도시에만 연세대 국제캠퍼스, 한국뉴욕주립대 등 7개 대학이 몰려 있다는 것도 우버이츠에 호재다. 외국인 비중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 9월 기준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3247명이다. 송도에 자리한 외국계 기업은 지난 7월 기준 70개를 넘어섰고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버이츠 관계자는 “택시가 안 잡히기로 유명한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택시 잡을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송도 또한 그동안 배달 취약 지역으로 불리며 공급이 없으니까 관성적으로 사람들이 배달을 안 시키게 됐다고 판단했다”며 “송도는 점점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배달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기면 점점 수요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송도는 우버이츠를 전국적 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한 발판이다. 글로벌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송도를 택한 것도 있다”며 “현재 국내 시장은 타 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우버이츠는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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