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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AI 채용, 자소서 '자기복제'도 표절로 걸릴까

롯데정보통신 개발 시스템 전 계열사 확대…오류 우려에 "자소서만 적용, 참고 수준"

2018.11.01(Thu) 11:48:19

[비즈한국] 롯데그룹은 공채에서 인공지능(AI) 채용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AI를 통해 필요인재 부합도, 직무적합도,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 등을 검토한다. 취준생 사이에서는 표절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나의 자소서를 작성한 뒤 여러 기업에 동시 지원하는 방식이 통용되는 만큼 표절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 내가 쓴 자소서를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할 경우 표절 심사에 걸릴 수 있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스’다.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공채부터 전 계열사에 AI 채용을 도입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건물 로비. 사진=최준필 기자

 

# 데이터 50억 건 확보, 표절 여부 가린다  

 

최근 많은 대기업이 채용 과정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평가 객관성을 확보하고 채용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그룹은 대기업 중 AI 채용에 가장 적극적이다. IT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AI 시스템을 활용해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상반기 공채에서는 롯데백화점·마트·제과·칠성음료 등 6개 계열사 채용에 AI를 적용했고, 하반기부터는 전 계열사에 확대 시행했다.

 

AI 채용 시스템을 개발한 롯데정보통신에 따르면, 표절 여부는 기본 데이터와 비교해 검증한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논문, 자소서, 떠도는 문서 등 온라인에서 취합한 것들과 최근 3년간 입사한 신입사원 자소서 등 약 50억 건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절 판단으로 불합격하는 인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입사 지원자의 자소서는 미리 확보된 50억 건의 데이터와 비교한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학교 선배의 자소서를 베끼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지원자의 출신 학교 선배들 자소서와도 비교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에 확보한 데이터 외 롯데그룹 동일차수의 지원자 자소서도 확인한다. 같은 시기 2명이 동일한 내용의 자소서로 지원했다면 모두 표절 처리된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일정 음절 이상이 동일할 경우 표절로 의심된다”라며 “자소서마다 표절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지 개별 표시가 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작성한 자소서를 ‘복붙’할 경우에는 어떨까.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작성한 자소서를 온라인에 공유해 놓은 경우, 같은 내용을 기입했을 때 표절 판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취합한 데이터 내에 자신이 공유했던 자소서가 있다면 그것 역시 표절 검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 아마존 AI도 오류, 롯데 AI는 믿을 수 있나  

 

최근 아마존은 개발 중인 AI 채용 시스템이 여성 지원자를 차별하는 것을 확인하고 도입을 취소했다. 해당 시스템은 이력서에 ‘여성 체스 동아리’처럼 ‘여성’이란 단어가 포함된 문구가 있으면 감점을 했다. 여자대학을 졸업한 지원자 2명의 점수가 깎인 사례도 있었다. 

 

지난 10년간 회사에 제출된 이력서의 패턴을 익혀 이를 바탕으로 지원자를 심사하는 AI의 특성으로 생긴 오류였다. AI는 남성 우위인 기술 산업 업계의 특성을 학습하며 여성 키워드를 감점 요소로 분리했다. 

 

롯데그룹의 AI 채용 시스템도 최근 3년간 입사한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업무 평가 결과를 기초 데이터로 학습했다. IT업계 특성상 남성을 우대하는 비슷한 오류가 나올 가능성은 없을까.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최근 1년간 여성 입사자가 더 많았다”며 “여성을 차별하는 이슈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I 채용 시스템 도입 초기인 만큼 신뢰도 확보는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 역시 “아직 AI 채용 시스템이 100% 신뢰도를 갖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수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하에 내부에서는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소서가 지원자를 판단하는 전체 기준이 아닌 만큼 실제 채용은 면접 과정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직무적합도의 경우 AI를 통해 주의 깊게 봐야 하는 부분에 하이라이트 표시가 되는 등 참고만 하는 수준”이라며 “아직은 신뢰도가 높지 않고 또한 면접에 특화되도록 개발한 것이 아닌 만큼 추후 면접 전형에도 AI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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