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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평범한 주부의 유튜브 성공기 '미주리 스타 퀼트'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 유튜브 유통과 만나 새로운 사업 기회 만들어

2018.10.29(Mon) 13:50:02

[비즈한국] ‘유튜브가 대세다’, ‘크리에이터가 선망의 직업이다’, 이런 말이 이제는 익숙합니다. 하지만 유튜브가 사업 수단이 될까요. 쉽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크리에이터 개인은 큰돈을 벌지만 개인 단위의 이야기일 뿐, 규모 있는 사업은 상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유튜브가 만든 사업 성공 사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퀼트(누비) 유튜버에서 퀼트의 디즈니랜드, 퀼트 전문 커머스 회사로 성장한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입니다.

 

제니 도운은 처음에 취미로 퀼트를 시작했다가 유튜브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사진=유튜브 블로그


제니 도운(Jenny Doan)은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아니, 위기의 주부였다고 보는 게 정확하겠네요. 아들이 암 가능성이 있는 양성 종양이라고 진단받았지만 제니의 가족은 미국의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캘리포니아를 떠나 아무것도 없는 미주리주의 시골인 해밀턴시로 이주했습니다.

 

처음 제니는 취미로 퀼트를 시작했습니다. 아들과 딸이 어머니 선물로 큰마음을 먹고 퀼트 기계를 선물한 것입니다.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아들이 제니에게 제안했습니다. 홍보할 겸 유튜브로 영상을 찍어보면 어떻겠냐는 거지요. 당시 제니는 유튜브는 물론 ‘튜토리얼 비디오’가 무엇인지 개념도 없던 상태였습니다.

 

퀼트가 잘 팔리지 않았기에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긴 했습니다. 제니는 과감하게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영상 뒤편에는 손자, 손녀들이 뛰놀고 있었습니다. 제니 또한 퀼팅을 초보자에게 설명하는 단순한 콘텐츠를 올렸습니다. 2009년의 일입니다.

 

제니의 영상은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40~50대 여성들을 상대로 조금씩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2년 만에 2만 5000명의 구독자가 생겼습니다. 4년이 지난 2013년에는 유튜브 슈퍼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의 유튜브 영상.

 

제니의 유튜브는 점점 유튜브 이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제니의 퀼트를 접한 시청자들이 제니에게 원단을 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제니의 자녀들이 ‘퀼트 커머스’ 홈페이지를 차렸습니다. 어디서든 제니의 퀼트를 따라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였습니다.

 

사람들은 점차 제니의 유튜브에 빠져들었습니다. 급기야 가게를 찾아가는 ‘성지 순례’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주리주 해밀턴시는 흔한 미국 시골 도시답게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2011년에는 마을에 골동품 상점 둘, 주유소 둘, 슈퍼마켓 하나, 샌드위치 가게 하나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제니의 가족들은 빈 가게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제니의 회사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가게마다 서로 다른 테마의 퀼트를 다룹니다. 도시 전체가 퀼트를 좋아하는 여성을 위한 테마파크가 된 겁니다. 남자를 위해 스포츠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퀼트를 좋아하는 중년 여성이 남편과 함께 방문해서 가족들이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지요.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에는 매주 8000여 명의 손님이 찾아옵니다. 30명의 가족들이 이 회사 소속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의 연매출은 무려 4000만 달러(약 460억 원)에 달합니다.​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를 취재한 포브스의 뉴스.

 

회사가 성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스타트업의 방법론을 지켰다는 게 중요합니다. 시골에 있고 중년층 여성을 위한 콘텐츠라고 해도 말이죠. 이 회사는 차근차근 커머스, 오프라인 매장 등의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외부 인재도 과감하게 영입했습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주 6일을 일해도 일이 줄지 않자 새로운 경영진을 영입합니다. 아들의 친구인 데이비드 미프서드는 초창기인 2008년 말부터 재무 일을 돕기 시작해 현재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일하고 있고, 데이비드의 동생이자 골드만삭스 출신인 마이클 미프서드는 2017년 1월 CEO로 합류했습니다.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인재를 배치해 성장 과정에서의 고통을 최소화한 것입니다.

 

퀼트라는 전혀 힙하지 않은 소재. 파산한 집안의 미국 시골 주부. 자극적이지 않을 것만 같은 소재가 유튜브를 만나 엄청난 사업이 되었습니다. 유튜브의 유통의 힘, 그리고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 적절한 전략과 인재를 찾은 운영의 힘입니다. 유튜브가 보여주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보여주는 회사, 미주리 스타 퀼트 컴퍼니였습니다.​ 

김은우 NHN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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