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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물 만난 재무통'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업계 화두 '자본 확충' 적임자…4년 만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

2018.10.16(Tue) 13:26:31

[비즈한국]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한화그룹의 이번 결정은 최근 생명보험 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자본 확충’ 압박을 타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나아가 4년간 단독대표 체제였던 한화생명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업무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재무전문가로 통하는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여승주 내정자는 1960년생으로 경복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나와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로 입사했다. 한화에서 사회에 첫발을 디딘 여 내정자는 2004년 대한생명보험 재정팀장을 맡아 재무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2010년 대한생명보험의 상장 작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생명보험 전략기획실을 거쳐 한화그룹 경영기획실로 자리를 옮긴 그는 전략팀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굵직한 M&A(인수·합병)를 ​수차례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 ‘빅딜’을 주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무관리와 위기관리 능력을 두루 인정받은 여 내정자는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총괄해왔다. 

 

한화생명에서 여 내정자의 역할은 아직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적임자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지급하라며 생보업계를 압박하는 동시에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 IFRS17이 도입되면 생보업계는 재무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의 능력이 십분 발휘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IFRS17은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주요 골자로, 기존의 IFRS4를 대체하는 국제회계기준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생보사는 고객과 보험 계약 당시 금리가 아닌 현재 시장금리를 반영해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이때 애초 계산해둔 수익률에 변동이 생기게 되면 생보사의 지급여력(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도 타격을 입는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이때 IFRS17이 적용된다면 생보사의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급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보사는 새로운 자본 확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급여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은 100%를 넘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다.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국내 3대 생보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6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2.2%에서 219.7%로 2.5% 낮아졌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한화생명 내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각자·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반복하며 운영돼왔다. 두세 명의 각자대표 중 한 명이 퇴임하면 후임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식이었다. 현재 한화생명 단독대표인 차남규 부회장은 김연배 전 부회장이 각자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2015년 이후 4년째 홀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오너 경영이 이뤄지는 한화에서 부회장 자리에 오른 건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고 봐야 한다”며 “여승주 내정자가 한화생명에 실무적으로 큰 역할을 하겠지만 한편으론 차 부회장을 견제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여승주 내정자의 정확한 역할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며 “이번 인사가 현재 차남규 부회장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여 내정자와 차 부회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확한 건 내년에 있을 주주 총회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생보사의 수익성은 하락 추세다.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보장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생보업계의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16조 98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조 2689억 원과 비교해 4조 2853억 원(20.1%) 대폭 감소했다. 반면 보장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20조 2668억 원에서 20조 6492억 원으로 3824억 원(1.9%) 상승에 그쳤다.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매출은 12조 2063억 원으로 지난해 12조 9671억 원과 비교해 7608억 원 감소했다. 순이익만 놓고 보면, 올해 3030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5547억 원보다 54.6% 떨어졌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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