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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호프 소통 통할까'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LG증권·우리투자증권 거쳐 LIG투자증권 대표 역임…노조 반대 넘어야

2018.10.11(Thu) 18:07:33

[비즈한국] 지난 10일 DGB금융지주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김경규 전 LIG투자증권 대표를 새로운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에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11일 하이투자증권 이사회를 거쳐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사진=비즈한국DB


하이투자증권의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지방금융기관 육성 정책을 펼치면서 부산상공회의소 주도로 부산에 제일투자신탁을 설립했다. 1997년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은 제일투자신탁을 인수, 1999년 제일투자신탁증권으로 사명을 바꿨고 2004년에는 CJ투자증권으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2008년 CJ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도기를 겪었는데, 지주회사 계열사로 증권사를 둘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으로 인해 CJ투자증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CJ투자증권 인수전에는 현대미포조선, 포스코, GS그룹, 네덜란드 ING그룹이 참여했다. 현대미포조선이 인수에 성공해 CJ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꿔 현대중공업 계열사에 편입됐다.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점. 사진=우태윤 기자


2016년 조선업 불황으로 최악의 상황을 보내던 현대중공업은 자구안의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2017년 말에야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반면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입건되면서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2017년 11월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4500억 원. 그러나 박인규 전 회장이 수사를 받으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지난 5월 박 전 회장이 물러나고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취임한 후에야 인수를 완료했다.

 

#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내정자

 

1960년생인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내정자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태어나 우신고등학교,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LG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했고, 이후 LG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LG증권은 1999년 LG종합금융을 흡수합병해 LG투자증권으로 상호를 바꿨다.

 

2005년 3월 우리금융지주는 LG투자증권을 인수, 우리증권과 합병시켜 우리투자증권을 탄생시켰다. 당시 LG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을 맡았던 김 내정자는 우리투자증권 법인영업 상무로 발령 받았다. 

 

2008년 6월 김 내정자는 다시 변화를 맞았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이 자회사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을 새롭게 출범하면서 김 내정자를 영입한 것. LIG투자증권은 김 내정자뿐 아니라 이동한 전 우리투자증권 테헤란지점장, 지상태 전 우리투자증권 분당지점장, 안수웅 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등 우리투자증권 출신들을 대거 영입했다. LIG투자증권은 김 내정자에게 영업총괄 및 법인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특급 대우를 했다.

 

2012년 1월 김 내정자는 유흥수 전 LIG투자증권 사장이 사임하면서 차기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5년 말에는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했고,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LIG투자증권을 매각했다. 김 내정자는 2016년 5월 케이프투자증권을 떠났고 이후 브레인자산운용에서 상근감사로 일했다.

 

김 내정자 대표 시절 LIG투자증권의 실적은 좋지 못한 편이었다. 2011년 LIG투자증권의 영업수익(매출)은 2817억 원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4년 1083억 원까지 떨어졌다. 2015년에는 영업수익 138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 상승에 성공했지만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저조한 실적이었다.

 

그러나 LIG투자증권의 실적이 저조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 등은 아예 폐업했고, 두산그룹 계열사인 BNG증권 역시 2014년 문을 닫았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내정자가 LIG투자증권 대표 시절 직원들과 호프 미팅을 즐기는 모습. 사진=케이프투자증권


김 내정자는 약 2년 만에 새로운 회사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보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김 내정자는 LIG투자증권 재직 당시 케이프로 대주주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권고사직, 대기발령, 계약직 전환 압박에 이어 지방지점 폐쇄와 희망퇴직까지 추진했다”며 김 내정자의 선임을 반대했다.

 

김 내정자는 LIG투자증권 대표 시절 직원들과 틈틈이 ‘호프 미팅’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그가 하이투자증권에서 직원 및 노조의 마음을 사고, 하이투자증권을 날아오르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 ​  ​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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