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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뉴스 링크 논란, 네이버·다음 '만만디'

네이버 "뉴스 개편 후 언론사 구독하면 일부 해결"…다음 "실무진과 얘기 필요"

2018.10.11(Thu) 15:05:04

[비즈한국] 국내에서 종이신문 구독자는 줄어드는 반면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의 숫자는 늘고 있다. 한국언론학회가 발표한 ‘2017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내 신문 열독률은 2002년 82.1%에서 2017년 16.7%로 급락했다. 대신 모바일 뉴스 이용률은 2011년 19.5%에서 2017년 73.2%로 늘었다.

 

모바일이나 PC로 뉴스를 보는 독자들은 대부분 포털 사이트를 통한다.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해서 뉴스를 읽는 독자는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을 통해 “디지털 뉴스 소비에 있어 한국은 언론사 홈페이지 의존도가 가장 낮고 플랫폼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였다”며 “디지털 뉴스를 소비할 때 주로 언론사 홈페이지를 방문한다는 응답은 4%로 월등히 낮았으며, 하위권인 일본(16%), 프랑스(21%)보다도 상당히 낮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코넥트 2019’ 행사에서 한성숙 대표가 바뀐 네이버 첫 화면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로는 네이버와 다음이 있다. 두 회사는 원했든 원치 않았든 뉴스 유통을 담당하고 있어 정치권의 비판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작년 3월 자칭 보수단체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은 성남시 네이버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네이버가 뉴스 플랫폼을 통해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며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 편집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당연히 여론조작 시도는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내 언론사들의 정치적 성향이 각각 다르고, 포털은 언론사들의 기사 중 일부를 추려 메인화면에 올리기 때문에 특정 세력이 불만을 가질 여지는 충분하다. 


포털들은 뉴스 메인 페이지 편집을 인공지능(AI)이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다음은 AI가 뉴스 배열을 전담하고 있다”며 “전 국민이 알아야 하는 속보만 예외적으로 인간이 개입해 우선순위에 배치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루빅스(RUBICS)라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한다. 카카오 측은 “루빅스는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반응을 시스템이 기계 학습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라며 “다음 뉴스에 루빅스가 적용된 이후 시스템이 자동으로 이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을 학습해 개인별 관심사에 최적화된 뉴스 콘텐츠를 노출해주고 있으며, 이용자 스스로도 본인에게 보이는 뉴스 콘텐츠의 선별과 배치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 10일 새로운 모바일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모바일 첫 화면에는 검색창만 있고, 뉴스는 오른쪽으로 화면을 넘겨야 나온다. 뉴스는 사용자가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와 AI가 추천한 맞춤 뉴스를 제공한다.

 

네이버도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에어스(AiRS)라는 AI 콘텐츠 추천시스템을 통해 뉴스를 추천한다. 네이버 측은 “에어스는 CF(협력 필터·Collaborative Filtering) 기술을 중심으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 그룹을 시시각각 생성해 이들이 많이 읽은 뉴스를 랭킹화해 추천했다”며 “여기에 딥러닝 기반의 인공신경망 기술 RNN(Recurrent Neural Network)을 추가해 사용자 개인의 뉴스 소비 패턴을 학습·예측해 맥락에 따라 뉴스를 추천함으로써 이용자는 본인이 읽었던 뉴스와 관련 있는 더욱 깊이 있는 뉴스를 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4월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비상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처럼 포털 메인에 나오는 뉴스는 이용자 성향에 맞게 제공되지만, 포털 뉴스 페이지에서 사회·정치·경제 등 섹션에 접속하면 각 포털이 자율적으로 배열한 뉴스가 나온다. 이 배열은 사용자들 취향에 따른 맞춤형 배치가 아니라 모든 사용자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배열이다. 상위에 배치된 기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가능성이 높기에 포털들이 국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하다. 한 포털 관계자는 “사실 메인이 아닌 섹션에 배치된 기사를 문제 삼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AI가 뉴스 가치의 정확도를 정확히 측정한다는 보장도 없고, ‘꼭 알아야 할 예외적인 사례’도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포털들은 나름의 시스템을 통해 기사를 배치한다고는 하지만 사용자를 100% 만족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포털을 이용해 뉴스를 구독하는 사용자는 늘고 있지만 ​편집권을 포털이 쥐고 있는 한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볼 수 있는​ ‘인링크’를 없애고, 사용자가 해당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아웃링크 도입을 요구한다. 지난 4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아웃링크는 국민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언론계에서도 아웃링크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국신문협회는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의견서를 보내면서 “(포털은) 근시안적 셈법에 빠져 건강한 온라인 뉴스 유통 생태계 문제는 철저히 외면했고, 그 결과 뉴스의 편파성, 획일성, 댓글조작 등 폐해에 이르게 됐다”며 “포털 뉴스 서비스의 아웃링크를 법령 등으로 규정해 모든 포털이 동일한 규제를 받도록 해야 포털 뉴스서비스 시장 전체를 일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언론계를 중심으로 아웃링크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포털들은 아웃링크 도입을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 행사에서 “(개편된 모바일 화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언론사 채널을 구독한다면 아웃링크 전환 요구 중 해결될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파트너 언론사들과 별도의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역시 “아웃링크는 장단점이 있어 실무진과 더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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