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방위사업청은 지난 9월 28일 해군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였다. 당일 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는 1차 사업을 통해 AW-159 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 8대를 납품한 레오나르도 헬리콥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인 미 록히드 마틴사(MH-60R)와 유럽의 에어버스사(NH-90)는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방위사업청은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의 제안서 접수 결과 유찰됐다고 밝혔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사업 초기부터 예상된 결과였다.
12대의 해상작전헬기를 구매하는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에는 1조 원 안팎의 예산이 책정되었다. 국정감사 당시 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후보기종들의 대당 도입 가격은 AW-159 534억원, MH-60R 787억원, NH-90 668억원으로 추정된다. 12대를 도입할 경우 기체 비용으로 6408억 원, 9444억 원, 8016억 원이 필요하다. 헬기 외에 운영지원 비용을 더하면 AW-159 와일드캣 외에는 모두 예산을 초과한다.
이 때문에 방산업계에서는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초기부터 사실상 AW-159 와일드캣 추가도입을 염두에 둔 사업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특히 AW-159 와일드캣은 지난 1차 사업 때 크고 작은 오점을 남겼다. 시험평가, 부정한 로비 등 다양한 방산비리에 연루되었고 권력형 방산비리의 전형적인 사례로 많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이 AW-159 와일드캣 도입 비리로 14억여 원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징역 4년과 추징금 13억 8268만 원을 선고받았다. 전·현직 해군참모총장과 전력을 담당하는 장성 및 영관장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이 밖에 AW-159 와일드캣 관련 한국업체 대표와 관련 비리 대상자들이 줄줄이 구속 기소되었다가 무죄로 석방되었다.
이러한 논란 끝에 AW-159 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가 도입되었지만 해군 내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현재 운용 중인 슈퍼링스 해상작전헬기와 달리 출력이 향상되고 전자식 통합 엔진제어 방식의 CTS800 엔진을 장착해, 비행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AW-159 와일드캣 헬기는 중간 체급의 헬기로 경쟁 기종들에 비해 작전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해군에 따르면 AW-159 와일드캣의 비행성능은 디핑 소나만 장착할 경우 3시간 이상, 디핑 소나와 청상어 어뢰 1발을 장착했을 때는 2시간 이상, 디핑 소나와 어뢰 2발을 동시에 장착했을 때는 1시간 이상 작전이 가능하다. 반면 경쟁 기종인 MH-60R이나 NH-90은 중형 헬기로 디핑 소나, 소너 부이, 어뢰 2발을 탑재하고도 2시간 30분 이상 작전이 가능하다.
애초 해상작전헬기를 소요 제기한 해군은 1차 사업 때부터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중형급 해상작전헬기를 강력히 희망했다. 소요 제기 당시부터 중형급 해상작전헬기를 구매해 대형함인 구축함에 사용하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슈퍼링스는 호위함에 탑재 운용하는 것으로 개념을 설정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 경제 논리에 밀려 해군의 계획은 좌절되고 말았다.
현재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예산은 약 10년 전에 책정되었다. 하지만 10년 전과 지금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제는 주변국 잠수함에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한반도 인근 해역에 중국 잠수함의 출몰 횟수가 증가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변국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예산을 확보해, 중형급 해상작전헬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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