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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뉴타운 지정 해제 지역에 투자하면 안 될까?

창신·숭인 뉴타운 해제로 소규모 개발 가능해져…좀 더 세밀한 전략은 필수

2018.10.08(Mon) 10:52:17

[비즈한국] 2013년 3차 뉴타운 지역이었던 종로구 창신·숭인 뉴타운이 해제됐다. 종로구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심으로 조선시대부터 많은 사람이 살던 지역이다. 인구 증가로 자연스럽게 도심으로 확장된 지역이어서 체계적인 개발이 아니라 난개발이 되었다. 차가 거의 없던 시절 도심이 된 터라 도로, 주차장 등이 고려되지 않은 곳이 많다. 일반 통행로에도 계단이 많고, 학교·공원·도서관 등의 공공시설도 거의 없다.

 

하지만 서울 도심이므로 거주·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었기에 지자체에서 뉴타운으로 지정해 체계적인 정비를 시도했다. 대부분의 뉴타운 지정은 같은 목적이다. 낙후 지역에 부족한 기반시설과 새 부동산을 동시에 제공하기 위해 뉴타운이 추진된다. 길음·왕십리 뉴타운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현재 돈의문·전농·아현·북아현 등 2차, 3차 뉴타운 지역이 입주를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지정됐던 창신·숭인 뉴타운은 지정이 해제됐다. 왜일까? 대부분의 뉴타운 추진 지역은 주거 위주다. 낡은 단독·다가구 위주 주택보다 대규모 단지의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하는 지역 수요가 많다. 그래서 뉴타운은 대부분 대단지 아파트로 개발이 추진된다.

 

2012년 뉴타운 사업 재검토 당시의 서울 창신·숭인 뉴타운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강북 지역 대부분의 재개발 아파트 단지가 뉴타운 지역들이다. 아파트가 필요한 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지자체의 계획을 지역 내에서 수용한 것이다. 이런 경우는 뉴타운이 추진된다. 하지만 창신·숭인 뉴타운은 지역 내 수요층이 달랐다.

 

서울 도심 출근을 위한 주거지역이기도 하지만, 동대문 상권의 배후 지역으로 동대문 상권에서 공급되는 패션 관련 상품들을 생산하는 기능이 있고, 동대문 상권의 확장 지역으로 상권이 발달한 지역이기도 하다. 주거 수요만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지 않아도 지역 경제 활성화나 지역민들의 생활에는 결정적 영향이 없기에 뉴타운이 강력하게 요구되지 않는 것이다.

 

뉴타운이 추진되려면 지역 내 수요가 가장 중요하다. 해당 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 필요도가 얼마나 높은지로 판단할 수 있다. 낙후 지역의 기반시설 공급이라는 차원에서 뉴타운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기반시설 공급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로구 내 두 개의 뉴타운 지역을 비교해보자. 종로구의 동쪽 끝인 창신·숭인 뉴타운은 해제됐고, 종로구의 서쪽 끝인 돈의문 뉴타운은 경희궁 자이로 성공적인 입주를 했다. 같은 종로구인데도 다른 결과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창신·숭인 뉴타운은 대규모 새 아파트의 공급보다 현재 창신동과 숭인동 거주민들의 경제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대로 돈의문 뉴타운은 다른 요소보다 지역 내 대규모 주거시설 공급이 필요했다.

 

뉴타운 추진 여부는 지역 내에서 신규 주거시설의 대규모 공급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뉴타운 내 신규 주거시설에 투자할 경우엔 수요가 많은 지역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고 판단될 때 매수하면 된다.

 

뉴타운 해제 지역의 경우 어떤 부동산에도 투자를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아니다. 뉴타운 해제 지역도 투자 전략이 있다. 오히려 다양한 접근 전략이 가능하다.

 

뉴타운으로 지정되면 개별 부동산 개발행위가 금지된다. 하지만 뉴타운 해제와 동시에 소규모 개발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주거수요가 있는 지역은 다가구·다세대·빌라 신축이 가능하다. 더 빠른 속도로 지역 내 신규 주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뉴타운과 일반 재개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반시설 제공의 양이다. 기반시설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곳에서는 재개발도 가능하다. 뉴타운 지역이라도 어느 정도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해제를 통해 여러 개발행위가 가능하므로 기회도 많다.

 

지정이 해제된 지역은 다양한 수요를 파악해 그에 맞는 다각적인 전술을 짜야 한다.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면, 특히 역세권이라면 소형 주거시설의 수요가 높을 것이고, 상가가 활성화된 지역이라면 상권 분석이 필요하다.

 

소규모 가내수공업이 많은 지역은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작은 관광지나 지역 명소가 있는 지역은 그 지역을 찾은 유동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맞춰 부동산 활용 전략을 구성하면 된다.

 

소규모 개발만 가능한 지역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뉴타운으로 개발되면 그 지역의 위상이 크게 오르는 효과가 있다. 과거 판자촌 수준으로 평가받던 길음동은 성북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 됐다. 3.3㎡(약 1평)당 1000만 원 미만 수준이던 아파트 시세는 이제 2000만 원이 넘는다. 지역적인 인기는 부동산 시세에 그대로 반영된다. 따라서 뉴타운 추진은 지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역할을 한다.

 

뉴타운으로 지정되면 향후 들어설 아파트와 그 주변 시설에 대한 전략을, 해제되면 소형 주거시설 및 상업시설에 대한 전략을 짜야 한다. 결국 어떤 사람들이 그곳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지역의 대규모 개발 여부가 투자 적격을 판단하는 요소가 아니다.

 

그 지역에 사람이 많이 사는지, 살고 싶어하는지, 또 많이 오는지, 오고 싶어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사람들이 그 입지에서 어떤 부동산을 필요로 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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