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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공시지가 1위' 중구 아파트가 비싸지 않은 이유

교통 편리하지만 교육 여건 불리, 주거시설 매력도 높지 않아 '투자전략' 달라야

2018.10.01(Mon) 11:08:56

[비즈한국] 대한민국 최고 땅값을 자랑하는 서울 중구의 아파트가 강남구에 비해 가격이 낮은 이유가 무엇일까?

 

중구에는 13년째 대한민국 공시지가 1위인 명동이 있다. 상업시설 시세가 대한민국 최고가이기 때문에 주거시설 시세도 높을 것으로 추정하기 쉽다. 하지만 중구의 아파트 시세는 높지 않다. 오히려 생각보다 싸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중구에는 13년째 대한민국 공시지가 1위인 명동이 있다. 하지만 중구의 아파트 시세는 높지 않다. 사진=고성준 기자


중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아파트와 리더스뷰 남산이다. 이 두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3.3㎡(약 1평)당 3000만 원 전후다. 두 아파트를 제외하면 중구 내 대부분의 아파트 시세는 3.3㎡당 2000만 원 전후다. 대부분 준공 10년 차 미만의 새 아파트다. 중구 지역 아파트 전체 평균은 2300만 원 전후다. 서울 전체 평균인 2500만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울 25개구 중에서 10위권이다.

 

중구 시세를 서울에서 아파트 시세가 가장 높은 강남구와 비교해보자.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3.3㎡당 4700만 원 전후다. 최고가 아파트는 최고 3.3㎡당 9000만 원이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들은 대부분 3.3㎡당 5000만 원이 넘는다. 입주 10년 차 미만의 새 아파트는 3.3㎡당 5000만 원 전후다. 중구보다 2~3배 시세가 높다.

 

중구와 강남구의 시세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강남구는 주거시세만 높은 것이 아니라 업무시설, 상업시설의 시세가 모두 높다. 시세가 높다는 것은 해당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수요층이 많다는 뜻이다. 반면 중구는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수요는 많은데 주거시설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이다.  

 

따라서 중구 아파트 가격이 강남구 대비 저평가되어 있으니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묻지마’ 투기가 된다. 싸다고 무작정 매수하면 안 된다. 수요층이 다양하고 많은 강남구와는 다른 기준으로 매수 전략을 짜야 한다.

 

중구는 주거생활을 위한 입지가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한 입지,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 많은 입지다. 사진=고성준 기자


중구는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위주의 지역이다. 주거생활을 위한 입지가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한 입지,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 많은 입지다. 

 

업무시설, 상업시설 비중이 높은 지역은 교통이 가장 중요하다. 중구는 지하철, 버스, 도로망이 잘 갖춰져 교통이 편리하다. 서울지하철 1·2·3·4·5·6호선이 지난다. 강북을 통과하는 모든 지하철이 빠짐없이 지나는 유일한 지역이다. 버스노선도 좋다. 파주·일산·의정부 등의 경기 북부 지역은 물론 분당·수원·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지역까지 직행하는 광역버스 노선이 많다. 서울역도 인근에 있다. 교통만 보면 서울 최고 지역이다. 업무 지역으로는 최고의 입지다.

 

교통이 편리한 지역은 상업시설도 활성화되어 있다. 명동을 중심으로 을지로·회현동·소공동·충무로·퇴계로·신당동·광장동·남대문 등 대한민국 최대 재래상권이 있고,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 본점 등 대한민국 최고 백화점들이 밀집해 있다. 또 명동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리트 상권이 있는 곳이다. 최근 명동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으로 오인할 정도로 외국 관광객들이 많다. 

 

하지만 주거지역 프리미엄을 평가하면 반대다. 주거지역 역시 교통이 편리해야 좋지만, 그보다 교육환경이 더 중요하다. 중구를 교육환경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는 없다. 초·중·고 학교 개수가 서울에서 가장 적다. 그마저 줄고 있다. 학원가라는 것은 아예 없다. 교육 때문에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명동성당 옆에 있던 계성여고는 길음뉴타운으로 이전했다. 학교 수가 줄수록 교육환경 프리미엄은 낮아진다. 상권이 발전한 곳은 교육환경이 대체적으로 좋지 않다. 업무·상업·교육 입지가 혼재된 것이 중구의 현재 모습이다.

 

반면 강남구는 업무·상업시설도 발달해 있지만 주거지역과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입지별 역할이 다르다. 학교 수도 계속 증가하고, 학급당 학생 수도 타 지역 대비 많다. 학원가도 잘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교육환경의 차이가 두 지역의 입지 가치를 다르게 한다. 

 

중구 지역은 업무·상업시설 위주로 지역을 이해해야 한다. 이 지역을 일거리로, 또는 상업시설 이용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 부동산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어떤 상업시설이 필요한지, 주거지역이 상권으로 변화하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상권이 발달한 강남구, 종로구, 영등포구보다 주거시설 가격이 낮다고 매수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주거시설을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중구 내에도 주거시설 수요는 있다. 역세권이 많기 때문에 소형 주거시설의 수요가 많다. 소형 오피스텔 시세가 상승하는 몇 안 되는 지역이라는 것이 그 증거다. 

 

또 본사 역할을 하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많은 지역이라 공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부동산의 수요가 많다. 이 경우 대형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도 존재한다. 중구 내 교육시설이 가까이 있는 곳이라면 중형 아파트 수요도 있을 것이다. 

 

중구와 같이 주거, 업무, 상업 지역이 혼재된 곳은 주거 위주의 지역과 상업시설 위주의 지역을 철저하게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 입지에 따른 부동산 종류별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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