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중앙지방법원이 BMW코리아의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명령을 내주 중 집행할 계획이다. 한국소비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BMW 화재 사고의 집단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해온의 구본승 변호사가 집단소송 참여자 1228명을 원고로 한 183억 9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BMW코리아 본사의 임차보증금과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드라이빙센터의 건물 및 부지사용권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16억 원 상당의 담보(공탁금)를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공탁금은 압류되는 쪽이 무고하다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받는 피해를 배상하기 위해 법원에 맡겨두는 것이다. 구본승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현금 대신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해도 괜찮다고 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담보 제공 제출 기한이 27일까지인데, 14일 보증보험증권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이 검토를 마친 후 내주에는 가압류 명령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구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청구한 손해배상청구 금액은 렌터카 비용과 정신적 피해보상 등을 합산해 1인당 1500만여 원, 전체 소송참여자가 1228명이므로 183억 90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가압류 명령이 집행될 예정인 BMW코리아 본사의 임차보증금과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드라이빙센터의 건물 및 부지사용권이 손해배상청구 금액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구 변호사는 “BMW코리아 소유의 부동산 자산을 찾지 못했다. 가압류 신청한 본사와 드라이빙센터는 임대”라며 “전세인지, 월세인지는 가압류 명령이 집행되면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본사인 스테이트타워남산에 전세권 설정을 하지 않았다. 다만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본사로 썼던 논현동 보전빌딩은 14층 전체(666.9㎡, 201.74평)에 전세권을 설정했다. 금액은 1995년 7월 7억 1250만 원, 2004년 7월 12억 8600만 원으로 10년 만에 전세보증금이 5억 7350만 원 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2년에는 회현동 스테이트타워남산 14층으로 본사를 이전했는데, 사무실 규모가 1982.15㎡(599.6평)로 논현동 사무실보다 3배가량 넓어졌다. 구 변호사는 BMW코리아의 임차보증금을 15억~20억 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BMW드라이빙센터 부지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건물은 스카이72 골프클럽 운영사인 ‘스카이72’가 소유하고 있다. BMW드라이빙센터 부지는 스카이72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2020년 12월까지 임대 계약을 맺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가 열릴 때마다 주차장으로 활용하다가, 건물을 지어 BMW코리아에 대여해준 것이다.
BMW드라이빙센터 건물이 스카이72 명의인 건 독일 BMW그룹이 BMW코리아에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대신 공사비는 BMW코리아가 지불했다. BMW드라이빙센터의 건물 및 부지 사용료는 연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가압류 명령이 집행되면 BMW코리아가 스카이72에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BMW드라이빙센터가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스카이72도 피해를 보게 된다”며 “BMW코리아의 소유 부동산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BMW 차량을 가압류하는 게 피해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본승 변호사는 “최근 2차 소송 참여단을 추가로 모집한 결과 848명이 지원했다. 총 소송 참여자가 2076명에 달한다. 추가 소장은 28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가압류를 신청한 부동산 자산만으로는 180억 원의 피해액을 보상받기 힘들 것으로 판단, 조만간 BMW코리아의 부품공장에도 가압류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MW코리아 측은 법원이 자산 가압류를 받아들인 데 대해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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