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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 '큐브의 현아'에서 '현아의 큐브'로

아이돌과 기획사 주도권 '반전' 사례…달라진 위상에 맞게 매니지먼트 진화해야

2018.09.21(Fri) 11:05:53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이전에 다른 두 명의 만남이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현아와 이던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공주’로 불리던 현아와 후배 그룹 펜타곤의 이던이 무려 2년이나 비밀로 교제한 사실이 밝혀진 것.

 

펜타곤은 비투비의 공백을 채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미래였고 멤버 이던은 특히 현아와 함께 트리플 H를 구성하며 인지도를 쌓아왔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 스캔들을 잠재우기 위해 팬미팅에 이던을 불참시켰고, 급기야 몇 주 뒤 현아와 이던을 소속사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아, 이던의 열애설이 불거진 뒤 큐브엔터테인먼트가 퇴출 소식을 전했다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현아와 이던의 퇴출 사유는 명백했다. 현아가 큐브의 매니지먼트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큐브는 현아와 이던은 열애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곧이어 현아가 인스타그램으로 열애 사실을 고백했다. 회사와 입을 맞추지 않고 개인 돌출로 행동하니 회사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아티스트에 대한 신의가 주요 자산이며 스캔들은 아티스트에게 부정적 이슈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아의 돌발 행동은 일종의 계약 위반이자 신뢰를 어기는 일이었다. 회사에서 아니라고 보도자료를 냈는데, 아티스트는 SNS를 통해 맞다고 하며 회사 보도자료를 반박하는 일은 코미디일 뿐이다.

 

하지만 현아와 이던을 퇴출한다고 밝히자마자 큐브의 주가는 흔들렸다. 전일보다 무려 6.57%나 하락했다. 스캔들에 관대해진 여론도 한몫했다. ​주주들은 분노했고 결국 큐브는 퇴출 결정을 번복했다. 

 

현아가 소속사를 이겼다. 이는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그동안 데뷔한 수많은 아이돌은 발언권이 전무했다. 어릴 때 데뷔해 소속사의 철저한 관리와 기획 속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여러 무대를 뛰는 아이돌은 더욱 그랬다. 어른이 아닌 상태에서 데뷔를 하니 어른의 말을 잘 듣는 연습생이 좋은 연습생으로 불렸다. 현아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아이돌을 아티스트로 대접하고 그들은 존중하는 문화가 생기고 현아는 그 문화의 정점에 섰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현아 퇴출 번복은 아이돌에게 기억해야 할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아이돌도 시스템보다 강한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일종의 선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니지먼트사에겐 악재다. 끊임없이 관리해야 하는 아이돌이 회사보다 강해지는 순간 매니지먼트사에겐 기하급수적으로 리스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순종적인 아이돌을 기획하고 아티스트로 포장하던 매니지먼트사는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너무나 커진 아이돌을 어떻게 관리하고 그들을 어떻게 대할지 말이다. 아이돌 산업이 발전했듯 매니지먼트사도 새롭게 진화해야 한다. 현아, 이던 스캔들은 그 시작이다.

 

※ 이 칼럼을 끝으로 ‘아이돌일기’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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