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현장] 애플 '아이폰 XS·XR' 애플파크 직관기

성능 향상에 초점 맞춘 S다운 변화…완성도 높이고 선택권 넓혀

2018.09.13(Thu) 18:33:07

[비즈한국] 지난 8월 12일 애플이 가을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애플워치와 아이폰을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신사옥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극장에서 발표가 이뤄졌다. 루머가 워낙 많았고, 막판에는 심할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이 쏟아지면서 다소 긴장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제품의 스펙이 전부가 아니라는 듯 제품이 주는 가치를 차분히 설명했고, 여전히 키노트는 즐거운 분위기였다.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아이폰 XS, XR 발표 현장에서 무대에 선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 사진=최호섭 제공

 

# 애플워치 시리즈4

 

‘애플워치 시리즈4’는 일단 디자인이 달라졌다. 기존 38mm, 42mm였던 것이 각각 40mm, 44mm로 커졌다. 화면은 테두리를 거의 없애서 많이 커졌지만 제품 크기는 조금 늘어난 정도다. 40mm는 기존보다 35%, 44mm는 32% 커졌다. 작지 않은 변화다. 곡면이 조금 달라지면서 분위기도 사뭇 변했다. 하지만 기존에 쓰던 밴드는 그대로 쓸 수 있다.

 

디지털 크라운은 햅틱 기능이 들어갔다. 기본적으로는 기존처럼 매끄럽게 넘어가지만 리스트를 넘길 때 진동 모터가 미세하게 톡톡톡 걸리는 느낌을 만들어준다. 스피커는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더 커졌다. 애플의 발표로는 50% 정도 소리가 커졌고, 더 깨끗하게 들린다고 한다. 마이크는 정반대쪽, 그러니까 디지털 크라운 밑으로 옮겼다. 전화 통화할 때 울리거나 간섭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 것이다. 애플워치는 발표 이후 디자인이 처음 달라지는 것인데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애플워치 시리즈4. 사진=최호섭 제공

 

하지만 이 애플워치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건강과 관련된 부분 때문이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내놓으면서 늘 세 가지를 강조했다. 커뮤니케이션, 운동, 건강.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커뮤니케이션과 운동은 이미 지난 6월 WWDC에서 워치OS5에서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이 소개된 바 있다. 무전기처럼 쓰는 워키토키와 새로운 형태의 운동 데이터 수집 등이다. 애플워치 시리즈4는 하드웨어의 개선을 더했다.

 

일단 4세대 프로세서인 ‘S4’가 들어간다. 64비트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이전 제품보다 2배 이상의 성능을 낸다. 그리고 동작을 읽는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가 더 세밀해지면서 동작을 더 예민하게 읽어들인다. 중력가속도는 32배까지 높아졌고 움직임을 읽어들이는 속도도 8배 더 빨라졌다. 

 

이를 이용해 운동량을 더 세밀하게 측정하겠다는 것인데, 애플이 꺼내놓은 센서의 활용방법은 넘어짐 감지에 있었다. 사람이 여러가지로 넘어지는 움직임과 손목에 가해지는 충격 등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사고로 넘어졌다고 판단하면 넘어진 이후에 사람이 일어나지 않거나 1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긴급 전화를 걸어 신고한다.

 

건강 정보는 심장과 밀접한데, 기존 광학 센서로 심장 박동수 체크하는 기능을 기반으로 운동량을 함께 읽어 심장 박동이 너무 빠르게, 혹은 너무 느리게 뛰면 경고해준다. 기존 애플워치도 곧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가능해진다. 대신 애플워치 시리즈4는 심전도 체크를 함께 한다. 몸에 약한 전류를 흘려 심장의 이상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애플워치 시리즈4에서 가장 중점을 둔 기능은 건강 관리다. 특히 심장의 이상상태를 확인하는 심전도 기능이 눈길을 끈다. 사진=최호섭 제공

 

손목 부분에 전류를 체크하는 센서가 있고, 반대쪽 손의 손가락을 디지털 크라운에 가져다 대면 한쪽 팔에서 다른 쪽 팔로 전류가 흘러간다. 병원에서 하는 것처럼 고성능 장비는 아니지만 기본 원리는 비슷하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확도를 개선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애플워치 시리즈4는 의료장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미 FDA와 관련 승인에 대해서 테스트를 했고, 승인이 떨어지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풀리게 된다.

 

배터리는 기존처럼 18시간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제원 표기일 뿐이고, 시리즈3가 똑같이 18시간 표기에 이틀 정도 쓸 수 있던 것을 따져보면 화면 크기만큼 배터리가 커진 애플워치 시리즈4의 배터리 이용 시간은 더 길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시계 자리에 올라섰고, 이제는 분명 다른 역할을 제시해야 할 시기다. 팀 쿡 CEO(최고경영자)는 “시계가 할 수 있는 일을 재정의한다”고 말했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실제 완성도도 높고, 무엇보다 제품을 한번 차본 뒤에 지금까지 잘 쓰고 있던 ‘애플워치 시리즈3’가 낡아 보이는 것을 보면 새로운 디자인과 워치페이스가 개선된 것은 분명하다.

 

# 아이폰 XS, 아이폰 XS 맥스, 아이폰 XR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아이폰이다. 애플은 세 개의 아이폰을 꺼내 놓았다. 아이폰 X의 뒤를 잇는 ‘아이폰 XS’와 화면을 크게 만든 ‘아이폰 XS 맥스’, 그리고 LCD 디스플레이를 쓴 ‘아이폰 XR’이다.

 

세 제품 모두 홈 버튼과 테두리가 없고, 노치 디스플레이와 얼굴 인식을 돕는 트루뎁스 카메라가 더해졌다. 언뜻 보면 닮았지만 두 가지 아이폰 XS는 OLED 디스플레이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가, 아이폰 XR은 LCD 디스플레이와 알루미늄 케이스가 쓰인다. 크기와 소재로 가격을 나눈 셈이다.

 

아이폰 XR 맥스는 6.5인치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아이폰 8과 아이폰 8 플러스의 차이와 비슷하다. 화면 크기만 다를 뿐이다. 6.5인치지만 그렇게 부담스러운 크기는 아니다. 쥐는 느낌은 아이폰 8 플러스와 비슷하다. 화면 크기는 대각선을 재기 때문에 위 아래로 길어진 화면이 대각선 수치를 길게 했다. 아이폰 8 플러스를 편하게 쓰고 있었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다.

 

아이폰 XS 맥스는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 중 가장 큰 화면을 자랑한다. 사진=최호섭 제공

 

세 제품 모두 성능에는 차이가 없다. 모두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가 쓰인다. 이 칩은 고성능 코어 2개, 저전력 코어 4개로 기존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와 CPU는 비슷하다. 다만 여기에 GPU 코어 2개와 머신러닝에 쓰이는 뉴럴엔진 8코어가 더해졌다.

 

딱 봐도 인공지능을 노린 프로세서다. 기본적인 구조나 방향성은 A11과 비슷하기 때문에 펫네임은 ‘바이오닉’을 그대로 쓰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뉴럴엔진을 강조했는데, 기존 A11이 초당 6000억 개의 명령을 처리하던 것이 A12에서는 5조 개로 늘어났다.

 

카메라도 개선됐는데, 애플은 이미지 센서를 언급하는 대신 프로세서를 강조했다. 새 프로세서의 이미지 처리 프로세싱 성능이 개선됐고, 기본 CPU와 머신러닝 코어가 이미지의 맥락을 읽어서 적절한 결과물을 만들어준다. 센서만큼이나 후처리 부분이 더 강조되는 모양새다. 애플은 새로운 사진의 시대를 이야기했고, 이런 움직임을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라는 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프로세서가 빨라지면서 화면을 두 배 많이 캡처할 수 있게 됐고, 4K 영상에도 색과 밝기 표현력을 넓인 HDR 촬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아이폰 XS 시리즈는 카메라가 두 개고 아이폰 XR은 한 개다. 카메라 하나로도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사진 속에서 사람과 주변 피사체를 골라낼 수 있고, 소프트웨어로 심도 표현을 해주는 인물사진 모드도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라인업인 아이폰 XR은 저가 제품으로 꼽히지만 사실 기존 아이폰이 649달러부터 시작했던 것을 따져보면 749달러의 값은 보급형이나 저가 모델로 분류하기 어렵다. 성능 차이도 없다. 실제 제품의 만듦새도 좋다.

 

다양한 색상을 지원하는 아이폰 XR은 과거 C시리즈의 중저가 라인업을 연상시키면서도 완성도는 XS 못지 않다. 사진=최호섭 제공

 

손에 쥐는 느낌은 아이폰 8 플러스와 닮았다. LCD 디스플레이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같이 두고 봐도 OLED와 LCD를 구분하기 어렵다. 테두리가 조금 더 두껍긴 하지만 LCD 화면으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테두리를 줄였다. 밝기나 색 표현력도 XS와 XR은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HDR 콘텐츠를 재생할 때 차이가 조금 생기는 정도다.

 

듀얼 USIM(유심)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이는 오랫동안 요구되던 것이다. 듀얼 USIM은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를 빼고는 그리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먼저 통신사가 꺼린다. 두 개의 통신사를 이용하기 위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새 아이폰에는 e심 형태의 두 번째 USIM이 들어간다. 소프트웨어로 처리되는 애플 SIM이다.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갔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두 개의 번호를 쓰고, 두 개 지역을 오가며 쓸 수도 있다. 요금제를 두 가지 섞어서 쓰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땅이 넓고 통신망 성능이 지역별로 불규칙한 중국에서는 아주 활발하게 쓰인다. 그래서 중국 시장에는 물리 USIM을 두 개 쓸 수 있는 별도의 제품이 들어간다. 이 듀얼 USIM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통신사 작업이 끝나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풀릴 계획이다.

 

아이폰 XS와 아이폰 XS 맥스는 1차 판매국가에서 14일부터 예약이 시작되고, 21일부터 배송된다. 아이폰 XR은 한 달 정도 늦어서 10월 19일부터 예약을 받고 26일에 출시된다. 값은 아이폰 XR이 749달러, 아이폰 XS가 999달러, 아이폰 XS 맥스가 1099달러다.​ 

미국 쿠퍼티노=최호섭 IT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신어보지 않아도 안심" 신발 스타트업 디파인드 vs 퍼핏
· [멋진신세계] 삼성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충분히 미래지향적인가
· [현지 리포트] 새로울 것 없는 애플 WWDC 긍정적으로 보기
· '갤럭시S10' 혹은 '갤럭시X' 미리 그려본 '2019 삼성폰'
· '갤럭시S9' 스마트폰이 진화를 멈췄다, 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