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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설과 SK하이닉스의 '운명'

SK텔 분할 SK하이닉스 등 지배 전망…SK텔 "언제 어떻게 될지 장담 못해"

2018.09.11(Tue) 15:34:11

[비즈한국] 지난 8월 말, SK텔레콤이 투자자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재계 이목이 쏠린다. 이날 SK텔레콤은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텔레콤 사업회사 등을 지배하는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방안을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지난 10일에는 SK텔레콤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서비스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서비스위원회는 이동통신 혁신 가속화와 정보통신(ICT) 관계사 서비스 혁신 촉진을 위해 고객 인사이트 발굴, 서비스 품질 기준 설립, 관계사 경쟁력 제고, 내·외부 협업 등을 추진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5G, 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ICT 관계사와의 상호 기술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기술위원회’도 신설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조직 개편은 급변하는 ICT 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 혁신과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조직 개편이 향후 이뤄질 SK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SK플래닛, 11번가, ADT캡스 등 비통신 ICT 계열사의 역량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 서비스위원회에는 이인찬 SK플래닛 대표, 이상호 11번가 대표,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 등이 참여해 계열사 간 현안도 수시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현행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인수·합병(M&A)에 나서려면 피인수 기업의 지분 100%를 인수해야만 한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에서 벗어나기에 소액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SK하이닉스다. 현행법상 신규 지주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의 지분은 20.07%. SK하이닉스의 10일 종가 7만 6500원 기준으로 9.93%를 추가로 매입하려면 약 5조 5310억 원이 필요하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SK텔레콤이 가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 7961억 9000만 원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19조 원, 영업이익 9조 9413억 원을 거둔 핵심 계열사이기에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포기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 자회사의 IPO에 주목한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이 때문인지 증권가에서는 SK그룹의 기업공개(IPO·상장)에 주목한다. 올해 초 SK루브리컨츠는 IPO를 추진했으나 지난 4월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로 인해 철회했다. SK건설도 IPO를 추진 중이지만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붕괴 사고로 인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다만 SK루브리컨츠나 SK건설에는 SK텔레콤의 지분이 없어 중간지주사 전환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SK텔레콤 자회사 중 IPO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11번가와 ADT캡스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7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1번가, ADT캡스 등의 자회사는 3~5년 안에 상장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부터 11번가의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DT캡스 역시도 빠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단순한 통신서비스 사업자가 아닌 지주회사로서의 SK텔레콤에 주목할 때”라고 전했다.

 

SK텔레콤 자회사가 3~5년 안에 상장한다는 것은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중간지주사 전환도 3년 후에나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들이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해 상장에 실패하면 지주사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이 급하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보다 당분간은 계열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랫동안 회자되던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대한 구제적인 방향성은 여전히 미지수”라며 “형태에 주목하기보다 각 사업부문의 성장을 위한 효율성 확보를 위한 개편인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이 헛소문은 아닌 듯하다”며 “SK텔레콤 내부에서야 나름의 계획이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언제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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